몇 년 전 '육각형의 배우자'라는 신조어가 생겼는데 이 단어가 '괜찮은'의 요건을 잘 설명해 준다.
육각형의 배우자란 외모, 학력, 자산, 직업, 성격, 집안 등의 6가지 요건이 평균 이상이며 수치화하면 육각형의 그래프가 그려지는 사람을 말한다.
정육각형에 가까우며 크기가 클수록 결혼 시장에서 가장 인기가 많다. 육각형의 배우자는 기본적으로 이성에게 인기가많고소개팅과 맞선이 끊이지 않는다. 그래서 비혼주의자가 아닌 경우 대부분 30대 중반 정도까지는 결혼을 한다.
30대 후반이되면 큰 육각형의 배우자는 극히일부만 남으며작은 육각형의 배우자에게 그 인기가 넘어간다.그리고 남아있던 작은 육각형의 배우자도 마흔 정도에는 대부분 결혼을 한다.
그래서 마흔이 넘으면 그들만의 리그가 시작된다.
극히 일부의 이상형이 확고한 육각형의 사람들과 대다수의 찌그러진 육각형을 가진 사람들이 남는다.
이러한 이유로 40대의 괜찮은 미혼 남자를 만나기 어려운 것이다.
그럼 40대의 괜찮은 미혼 여자는 찾기 쉬울까? 그렇다. 남자보다는 찾기 쉽다.
내가 40대 미혼 여자라서 편을 드는 걸로 보일 수 있지만 전혀 아니다. 분명한 이유가 있다.
육각형의 요건에 포함되지 않지만 중요한 요건이 하나 더 있다. 바로 '나이'이다. 남녀 모두 육각형이어도 나이가 많으면 마이너스 요인이 된다.
여기서 주의할 점은 똑같은 나이여도 남자와 여자의 나이를 다르게 인식한다는 것이다.
남녀 나이를 다르게 인식하는 가장 큰 이유는 출산이다. 딩크가 늘고 있는 추세라지만 여전히 출산을 희망하는 부부가 훨씬 많다.
특히, 남자는 출산을 결혼의 필수 요소로 생각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 부분은 내가 맞선, 소개팅 그리고 최근 결혼정보회사에서 만난 남자들에게 실제로 들은 내용이기도 하다. 마흔이 훨씬 넘은 남자들도 아이를 원하는 경우가 대다수였다.
그래서 많은 남자들이 임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은 젊은 여자를 선호하며 이 부분은 통계청의 자료에서도 잘 드러난다.
2023년 통계청의 자료에 따르면 초혼 남자의 평균 나이는 34.0세, 여자는 31.5세였다.
평균적으로 남자가 2.5세 연상이다.
이 통계를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남자 연상 64.2%, 여자 연상 19.4%, 동갑 16.4%의 비율로 구성되어 있다. 남자가 1~5세 많은 비율이 절반을 넘게 차지하고 있다. 그리고 남자가 6살 이상 많은 비율이 동갑과 비슷한 14%나 된다. 이는 임신 가능성이 높은 여자의 나이는 한정적이고 남자는 덜 영향을 받아서 생긴 현상으로 보인다.
위의 통계와 내가 실제로 보고 느낀 연령대에 따른 이성의 선호도를 이미지로 만들어 보았다.
가장 무난하게 매칭되는 결혼 나이는 남자가 2~3살 연상인 남자 30대 중반, 여자 30대 초반으로 통계청의 자료와 일치한다.
그런데 남자 30대 후반, 여자 30대 중반부터 지각 변동이 시작된다. 여자가 30대 중반부터 노산의 기준인 만 35세에 접어들기 때문이다. 그래서 육각형의 30대 후반 남자는 30대 중반의 여자보다는 임신가능성이 더 높은 30대 초반 여자를 더 선호한다.
이러한 이유로 여자 나이 30대 중반이 넘으면 다른 조건은 듣지도 않고, 나이만으로 거절당하는 경우가 생긴다. 반면, 여자는 남자의 나이보다는 육각형 또는 경제력을 중요시 여기는 경향이 있어서 나이차가 많은 커플이 성사되는 것이다.
이렇게 서로의 니즈로 인해 30대에 시작된 지각 변동은 괜찮은 40대 미혼 남녀의 불균형을 만들어낸다.
그래서 나의 결론은?
이미 먹어버린 나이, 타임머신을 타고 돌아갈 수도 없고 내가 감당할 수 있는덜 찌그러진 육각형을 가진 잘 맞는 남자를 열심히 찾아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