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부

시절인연

by 안나

여유로운 휴일 아침, 10년이 넘게 연락이 끊겼던 친구 아버지의 부고를 들었다. 그간의 세월이 무색하게 마음이 저릿했다. 아마 장례식이 아니라 결혼식 이었다면 무심히 넘겼을지도 모르겠다. 사는 게 다들 바쁘니까.


장례식장 입구에서 비쩍 마른 체구로 상복을 입고 서 있는 친구를 봤다. 눈이 마주치고 눈물이 차 오르고 말없이 그저 한참을 그냥 서로 안고 있었다. 그녀는 내게 계속 고맙다는 말만 되풀이했고 나는 그동안 내가 너무 무심했다고 미안하다는 말만 계속했다.


앞으로는 연락하며 지내자고 몇 번이고 다짐하며 인사했다. 나는 안다. 예전처럼 자주 안부를 물으며 살 수는 없을 거라고. 시간이 많이 흘렀고 또 각자 사느라 바쁠 테니까. 하지만 서로가 위로가 필요할 순간에는 망설임 없이 달려와줄 거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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