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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백종욱 Sep 27. 2023

역경을 즐기는 마음 근육, 인내심

흔들리지 않는 나를 만드는 힘

 인내심을 이야기할 때 자주하는 이야기로 인디언 기우제가 있다. 미 애리조나 사막지대에 농사를 짓고 사는 인디언 부족은 생존을 위해 기우제를 드린다. 놀라운 것은 인디언들이 모여서 기우제를 드릴 때마다 100% 비가 내린다는 것이다. 그 이유는 비가 올 때까지 기우제를 지내기 때문이라고 한다. 척박한 사막에서 한해 농사가 부족의 생명을 좌우하는 것이기에 기우제는 간절함 그 자체다. 인디언들은 간절함으로 인내하고 인내하며 언젠가는 내릴 비를 기다리는 것이다. 비결은 신통한 능력이 아니라 원하는 것을 얻기까지 참고 견디는 끈기와 인내심이다. 


 알렉상드르 뒤마의 장편소설 [몬테크리스토 백작]은 주인공이 누명을 뒤집어쓴 채 오랜 세월 인내하며 귀인을 만나 복수에 성공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소설에는 인내와 희망을 전하는 주인공의 유명한 대사가 있다. “기다려라, 그리고 희망을 가져라!” 이 말은 소설 전체의 주제를 담은 말이다. 어려운 시기가 닥쳤을 때 현재의 어려움이 지나가기를 인내하고 견뎌내는 것을 이야기한다. 그리고 다가올 미래가 좋아질 것이라는 희망을 가지고 기다리는 것을 전하고자 한 것이다.     

 데일카네기연구소에 따르면 ‘인내심이란 분노, 걱정, 좌절을 느끼지 않고 기다릴 줄 아는 능력’이라고 정의했다. 인간은 인생에서 수많은 시련과 어려움에 부딪친다. 이것을 버티고 이겨내는 힘이 인내심이다. 인내심으로 시련을 극복하고 어려움을 이겨내며 나를 단련시켜 한 단계 더 성장하는 것이다. 심리학자 알프레드 아들러는 “인간에게 가장 놀랄 만한 특징 중의 하나는 마이너스를 플러스로 바꾸는 힘을 갖고 있다는 사실이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그 힘의 중심에 인내력이 있다고 강조했다.


 유대인은 아이들에게 인내하는 힘을 기르기 위해 먼저 기다리는 것을 가르친다. 유대인 부모는 자녀의 요구를 즉각적으로 들어주지 않는다. 자녀가 요구하는 것을 즉시 충족시키면 기다릴 줄 모르고 인내하지 못하는 아이로 자란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유대인들은 끊임없이 요구하는 자녀에게 “싸브라누트!”라고 말한다. 이는 우리말로 ‘잠깐만 기다려!’라는 뜻이다. 유대인 부모는 자녀에게 기다리라고 명령하지 않는다. “싸브라누트!”라고 말하면서 기다려야 하는 상황을 아이에게 설명해주고 인내심을 기르도록 한다.

오늘날 유대인들이 성공한 요인 중 하나는 인내라 말할 수 있다. 그들은 힘겨운 역사를 인내심으로 버티며 살아남았다. 그리고 다른 민족들 사이에서 박해를 견디며 오늘날 세계를 주도하는 민족으로 성장했다. ‘인내’는 유대민족을 대표하는 단어인 것이다. 그들은 자녀에게도 인내를 가르치기 위해 노력한다. 그들의 자녀들이 살아가야 할 미래는 결코 쉽지 않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참고 견딜 수 있는 인내심이야 말로 미래에 꼭 갖추어야 할 능력이라 여긴다. 유대인 부모가 자녀에게 “싸브라누트!”를 말하며 인내심을 기로도록 하는 이유이다.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 뇌인지과학 연구진은 부모의 행동이 아이들의 인내심에 가정 큰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세계적인 과학저널 ‘사이언스’지에 발표했다. 생후 31~15개월의 유아 262명을 대상으로 두 그룹으로 나누어 실험을 진행했다. 한 그룹은 유아에게 2분 동안 여러 번 시도를 통해 경첩과 걸쇠로 닫힌 투명한 플라스틱 상자를 열고 고무 개구리를 빼내는 것을 보여주었다, 또 다른 그룹에게는 10초 내에 간단하게 빼내거나 몇 번 시도하다 포기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 후 아이들에게 직접 해보도록 시험했다. 그 결과 시간이 걸리더라도 성공하는 모습을 본 그룹의 아이들은 포기하지 않고 꺼낼 때까지 시도를 했다. 다른 그룹의 아이들은 쉽게 포기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 연구를 통해 ‘아이들은 돌을 막 지난 시기부터 부모를 보고 인내심을 배운다.’는 결과를 얻었다.     

 자녀가 만족을 지연하는 능력을 기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부모의 역할이 중요하다. 아이를 세심하게 관찰하며 발달수준에 맞는 만족지연 방법을 찾아야 한다. 우리 아이에게 맞는 적절한 방법을 통해 기다릴 줄 아는 아이로 자라도록 돕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 무엇보다 부모와 자녀 사이에 신뢰가 우선 형성되어야 한다. 부모는 항상 일관성 있는 태도로 자녀를 대해야 한다. 동일한 아이의 행동에 상황에 따라 화를 내기도 하고 어떤 때는 그렇지 않다면 아이는 헷갈리기 시작한다. 부모의 일관되지 않은 행동으로 자녀는 혼란에 빠지고 부모를 신뢰하지 못하게 된다. 부모는 자녀가 스스로 해낼 수 있다는 믿음을 가져야 한다. 자녀에게 부모가 자신을 믿고 기다려 준다는 신뢰가 형성될 때 인내심이 자랄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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