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3대 명주(名酒)는?

마오타이, 수정방, 우량예?

by KAKU

최근 술과 관련해 두 가지의 뉴스가 내 관심을 끌었다. 하나는 흔히 MZ세대로 불리는 요즘의 20대들은 술을 많이 안 마신다는 것.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라떼’는 술을 너무 많이 마셨다. 또 하나의 뉴스는 소주의 도수가 16도 이하로까지 내려갔다는 것. ‘라떼’는 25도 였는데, 이건 바람직한 건지 어쩐 건지 잘 모르겠다. 사실 요즘은 내가 소주를 잘 안 마시려고 하기 때문에, 도수가 내려가건 말건, 이젠 관심이 없다. 술을 끊어볼까도 생각해봤지만, 아직은 그럴 수 없겠고, 그래서 대안으로 생각한 것이 소주를 가능한 한 안 마시려고 하는 것이다. 그럼 뭘 마시는가? 중국술이다. 바이주. 그러나 국내의 식당에서 좋은 중국술을 마시는 것은 쉽지 않기 때문에 핑계삼아 술 자리도 줄이고 어쩔 수 없이 마시게 되는 술의 양도 줄이겠다는 심산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좋은 중국 술이 있으면, 당연히 마신다. 그렇다면 좋은 중국술은 무엇을 말하는 것이냐?


중국술에는 종류가 많다. 사람도 많고 땅도 크니까 당연하겠지만, 그 중에서도 중국 3대 명주가 무엇이냐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동의 1등은 있다. 마오타이(茅台)다. 마오타이에도 종류가 많은 데, 여기서 말하는 최고의 마오타이는 비천(飛天)을 말한다. 면세점에서 40만원 정도하는데, 내가 사본 적은 없다. 너무 비싸니까. 마오타이와 관련해서는 이런 말이 있다. ‘마오타이는 사는 사람은 마시지 않고, 마시는 사람은 사지 않는다’. 마오타이가 선물을 넘어서 뇌물로 사용되는 경우가 많아서 이런 말이 나왔다고 한다. 가치가 높은 만큼 가짜가 많다는 악명도 높았는데, 요즘은 어떤지 모르겠다. 마오타이는 한 때 시가총액이 코카콜라, 삼성전자를 넘어서기까지 했을 정도로 중국 술 중에서는 최고로 여겨진다. 중국술은 보통 냄새, 향으로 구분을 하는데, 마오타이는 장향(醬香)이다. 장향은 간장 같은 발효의 향이다. 이 장향은 홍어처럼 선호가 크게 갈린다. 나는 홍어를 좋아하는 것처럼 장향형 바이주를 좋아한다. 장향형 술 중에서 1등은 당연히 마오타이인데, 나는 개인적으로는 장향형 술 중에서 마오타이에 이어 2등으로 꼽히는 청화랑이라는 술을 더 좋아한다.


중국술의 2등도 사실상 정해져 있다. 우량예(五粮液)다. 마오타이가 장향형 바이주의 최고라면, 농향(濃香)형 바이주의 최고가 우량예다. 바이주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농향이다. 대략 6~70프로 이상이 되는 것 같다.


문제는 3번째부터. 중국 3대 명주라는 것이 공식적으로 있는 것이 아니기도 하지만, 기준에 따라서 어떤 술을 중국 3대 명주라고 할 것인가라는 물음에 사실 정답이 있을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등 마오타이, 2등 우량예에 이어서 3대 명주에 이름이 오르내리는 술에는 어떤 술이 있을까?


우선, 유명세, 특히 한국에서의 인지도로 꼽자면, 수정방(水井坊)이 있다. 수정방은 사천성 청두를 대표하는 술인데, 한국사람들에게 특히 인기가 높다. 수정방이 좋은 술인 것은 분명하지만, 중국 현지에서는 인지도나 선호도가 그리 높지는 않다. 중국에는 가격이나 인지도 면에서 수정방을 능가하는 술이 많다는 것도 이유 중에 하나겠고, 수정방의 생산자가 조니워커를 만드는 디아지오로 넘어갔다는 것도 이유가 될 것이다. 디아지오라는 글로벌 주류메이커를 통한 마케팅의 성공으로 가성비 면에서는 거품이 있다는 평가가 있는 것도 사실이고, 나도 거기에 동의하는 쪽이다. 같은 값이라면, 수정방 말고 다른 더 좋은 술을 마시겠다는 것. 엄밀하게 말해서, 수정방은 국내에서의 인기도로 꼽을 때만, 중국 3대 명주라고 할 수 있겠다.


중국 3대 명주라는 말에 비견할 만한 오래된 표현은 있다. 모오검(矛五劍, 마오우젠)이라는 말이다. ‘모’는 마오타이, ‘우’는 우량예이고, ‘검’은 검남춘(劍南春, 젠난춘)을 일컫는 말이다. 마오타이, 우량예와 어깨를 나란히 해서 불리는 검남춘은 우량예와 같은 사천성의 면죽이라는 곳에서 만들어지는 술인데, 역사도 깊고, 향이 특히 훌륭하다. 나는 개인적으로 우량예보다 검남춘을 더 좋아한다.


그러나 모오검이라는 말은 이미 옛말이 되어버렸다는 느낌이다. 최근을 기준으로 볼 때, 마오타이, 우량예와 견줄 수 있는 술은 두 가지 정도가 있다고 생각한다. 펀주와 국교(노주노교)다.


장향을 대표하는 게 마오타이, 농향을 대표하는게 우량예라면, 청향(淸香)을 대표하는 술이 펀주다. 청향은 향이 느껴지지 않으면서 깔끔하고 깨끗한 느낌을 준다. 중국술에 입문하는 한국 사람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는 경우를 많이 보았다. 중국 바이주의 기원과도 같은 술로 평가받는다.


국교(國窖 1573)는 사천성을 대표하는 술 중 하나인 노주노교(泸州老窖)의 최고급 브랜드인데, 최근에 해외에서 적극적인 마케팅을 펼치며 인지도를 높여가고 있다. 유럽 유명 도시에서도 종종 간판을 볼 수 있고, 특히 테니스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에게는 호주오픈의 메인스폰서로 <國窖 1573>의 광고판을 기억하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그런 면에서 국교 1573은 해외에서 마오타이, 우량예와 함께 중국술을 대표하는 3대 명주로 꼽을 수 있겠다.


그래서 내 결론은? 개인적인 선호도를 떠나서 내가 생각하기에는 마오타이, 우량예, 펀주가 중국 3대 명주다.


그렇다면, 여기에 사족을 덧붙여서, 나의 개인적인 선호도를 기준으로 중국 3대 바이주를 꼽는다면? 검남춘, 홍화랑, 노주노교다. 검남춘은 검남춘 수정검, 청화랑의 하위버전인 홍화랑 10년, 노주노교의 기준 바이주 마지노선을 지키는 노주노교 두곡. 이 3가지 바이주가 내 기준에서는 최고의 중국술이다. 그 이유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다음 기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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