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식이라는 이름의 선 긋기

by 채온

본인의 주장을 꺼낼 때

“상식적으로”, “정상이라면”, “일반적으로”, “기본적으로”

이런 말들이 먼저 등장하는 순간이 있다.


그때부터 그 말은

논리가 아니라 프레임이 된다.


그 프레임 안에서는

다른 의견을 가진 사람은

설명할 기회조차 얻지 못한 채

비상식적이 되고, 비정상이 되며,

‘일반적이지 않은 사람’으로 밀려난다.


이 말들을 사용하는 사람은

이미 자신을 ‘정상’의 자리에 올려놓은 상태다.

나는 기준 안에 있고,

너는 그 바깥에 있다는 전제로

대화가 아닌 공격을 시작한다.


그래서 이런 언어는

겉보기엔 차분하고 합리적으로 보이지만,

실은 매우 수동적인 공격이 된다.


이건 상대를 설득하기보다

상대의 위치를 낮추려는 시도임을

눈치채야만 한다.


이런 말로 시작되는 대화에

굳이 섞일 필요는 없다.

설명하려 들수록,

이해시키려 애쓸수록

그 사람이 쥔 도덕적 우월성과

윤리적 정당성만 더 단단해진다.


응답하는 순간,

그 프레임은 완성된다.

때로 가장 현명한 선택은

반박이 아니라 이탈이다.


논리가 아닌 프레임과는

대화하지 않는 것.

그것 역시

자신을 지키는 하나의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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