앱 서비스 분석
여행을 하면 때로는 짐을 보관할 곳이 꼭 필요하다. 예를 들어 오전에 숙소에서 체크아웃을 한 후 저녁에 집에 돌아가는 상황. 보통 호텔은 짐 보관을 해주기도 하고, 지하철 역이나 기차역 등에는 락커가 있지만 이것 모두 이용하지 못하는 상황이라면? 혹은 역에 있는 락커가 비싸거나 애매한 크기라면?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바운스는 “가방 개수” 단위로 가격을 측정해 나와 가까운 곳 어딘가에 짐을 보관할 수 있는 서비스다.
지금까지는 짐 보관을 이용하는 고객의 측면에서 다루었으나 바운스의 또 다른 고객이 있다. 바로 짐 보관 장소를 제공하는 사람들이다. 보통은 기념품 가게나 호텔, 호스텔 측이다. 남는 공간에 가방을 맡아 주고 부수입을 얻는다. 서로의 수요를 충족한 양면 시장 플랫폼의 예시이자, B2B 이면서 B2C 구조로도 볼 수 있겠다.
어쩐지 참신한 서비스라고 생각했는데, 찾아보니 예상 이상으로 규모가 크다. 현재는 2000개 이상의 도시에서 9000곳 이상에서 짐 보관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서울도 포함이다. 유럽에서는 여행하면서 곳곳에 바운스 표시를 보았다.
바운스는 실리콘밸리에서 시작해 현재는 포르투갈 리스본으로 본사를 옮겼다. 덕분에 리스본이 유럽의 새로운 테크 허브가 되고 있다는 사실을 처음 알았다. 리스본에서 유독 코워킹 플레이스가 자주 보였던 이유일까.
https://www.theportugalnews.com/news/2023-05-17/bounce-joins-the-lisbon-tech-rise/77680
https://www.digitalbizon.com/news/articleViewAmp.html?idxno=2330663
락커 선택에서 중요한 점은 1) 위치 2) 가격이라고 생각한다. 다른 비슷한 업체도 많고, 특히 큰 도시들은 경쟁자가 많다. 가격의 면에서 바운스는 “가방 개수”, “하루” 단위라는 점이 특징이다. 작은 미니 가방이랑 큰 28인치 캐리어가 같은 가격이라는 뜻이다. 보통 락커는 사이즈 단위로 가격을 매기고, 이용하는 시간에 따라 가격이 다르다. 가방이 작은 백팩인 경우에는 락커의 미니 사이즈를 이용하면 더욱 저렴하게 이용할 수도 있다.
나는 지금까지 두 번을 이용했다. 처음은 런던 여행 마지막 날, 당일 관광지 코스와 가까우면서 집으로 돌아가는 버스 승차장과도 가까운 곳을 지정했다. 작은 기념품 매장이었는데, 매장 안쪽 면은 모두 가방 보관으로 사용하고 있었다. 우리가 방문했을 때 벌써 가방들로 가득 차 있던 정도였으니, 사용이 활발한 편으로 보였다. 두 번째는 포르투갈 리스본에서였다. 다른 친구들은 지하철 역 락커를 이용했는데, 나는 따로 근처에서 바운스를 사용했다. 큰 캐리어 하나를 가지고 있으니 더 경제적이라고 생각했고 지하철 역까지 계단으로 짐을 들고 가는 것 또한 장벽으로 느껴졌다. 이번에는 호스텔이었다. 친절히 짐을 맡아 주었고, 약 4시간 이후 다시 찾아왔다.
다만 저렴한 가격을 강조하고 국가마다 물가에 맞게 가격을 산정하는데, 수수료를 포함하면 아주 저렴한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리스본에서는 가방 당 4유로라는 문구에 끌려 구매하려고 보니, 수수료를 포함하면 6유로에 가까워졌다. 위치의 장점이 큰 경우에야 다시 사용할 것 같다.
가격 산정 방식을 기존과 다르게 적용한 게 참신한 시도라고 느껴졌다. 기준이 다르니 가격 비교만 집중하기보단 바운스가 제공하는 편리함에 더욱 시선이 간다. 바운스에서 직접 매장을 운영할 필요가 없고, 플랫폼 안에 시장을 만들어 두고 이를 관리한다. 따라서 본사는 24시간 채팅 서비스를 통한 CS, UX/UI 경험 등에 집중할 수 있겠다. 활발히 운영 및 이용되고 규모도 점차 커지는 성공적인 서비스다. 락커 시장에서 계속해서 포지션을 유지할 수 있을지 추이를 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