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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뻥쟁이글쟁이 Mar 20. 2024

우리 집 공주님!

코코 없음 몬 산데이

첫눈에 반해버린 ' 너  ' 란 공주님.


우연히 sns 에서 입양 홍보 글을 보았다.

실버푸들,여아, 중성화 완료. 1년6개월...

이름: 조슈아, 하나님은 나의  구원자 라는  뜻.

가르쳐 줄 엄마가 없어  식사예절도, 배변교육도,

사회성도 다 빵점이라고 했다.

귀한 품종이니 만큼  데려다 보릿자루 처럼  한 귀퉁이에

휙 던져놓고 사료나 부어주는 그런 곳 말고  진짜 가족의 구성원으로 대접 받는 곳에  보낼꺼라는 

다짐의 글도 덧붙였다.

입양처  선정 시 젤 까다롭기로 소문난  단체의 대표님이  직접  고르고 고르고 또 골라 정말 좋은 엄마 찾아 준다는 걸 거듭 강조하는 장문의 홍보였다.

사연인 즉슨, 동물병원이 폐업하면서  입양 못 간 꼬물이들이 넷 남았는데 태어나는 순간부터  철창 케이지가 집이려니  살아 온 아이들이었다.

한 미모 하다 보니 번식장으로 팔아 넘긴다는 걸  구조하는 분이 공갈에 협박까지 추가해 얼르고 달래 빼 온

만큼 더 잘 골라 보낼 거라고 거듭 강조했다. 

암켯에 이쁘기까지 한 요 아이를  번식장으로 보내면   그 지옥에서 평생 새끼만 낳다  죽을 그런 운명이었다.

입양 글을 보기가 무섭게 계속 연락을  했으나

 답이 없어 속이 타들어 갔다.

올린 사진을  딱 보는 순간,  슬픈 눈 빛으로 말을 하던 우리 코코가 며칠이 지나도 지워지질  않았다.

연락이 안 되니  화도 나던  차에  짜증 섞인  협박식으로 톡을 보냈던 것 같다.

이리 연락이 안 되서야  입양 보낼 맘은 있는 거냐고..

나름 고르고 고르던 중 이었는지  여러 가지 조건의 질문이  바로 날아왔다.

려 경험이나  어린아이가 있는 지의 여부,

미혼이거나 주거 환경 , 능력 등등..

당시엔 16살 노견인 우리 퍼키가 건재하고 있던 터라  입양하는데 있어 아무 문제가 없었다.

진정한 가족의 일원으로 돈과 정성과 사랑을  쏟아 부어

16 년 함께 한  환경이면 게임 아웃이지 모..

먼 지방에서  다음 날 바로 데려온다고  중성화비 책임비 명목으로 얼마를 입금하라는 연락이 왔다.

입금 확인이 되어야 움직인다고..

 눈에 뿅 가게 만든  요 아이를 가족 구성원으로 들일

생각을 하니 잠이 안 올 지경이었다.

이유는 단 하나, 너무 좋아서.. 설레는 마음에...

그날  저녁 , 입양글에 올라온 사진을 돌려보며

 입양을 못 가  번식장에 팔릴 뻔 했다는  아찔함에

 따땃한 마음씨  내 두 아들이 육두문자까지 곁들인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오랜 세월  우리 퍼키와 함께 하다 보니  말 못 하는 가여운 녀석들의 음지를 너무 많이 알게되었다.

사방에 버려진 채,  상처받고 학대받는 사연들을 볼 때마다 가슴이 미어짐을 느꼈다.

또 직접 구조해 임보도 하고  입양도 보내며 느낀. 것은  좋은 가족 만난 후,  날아오는 소식에 정말 입이 찢어지게 좋았다. 이 아이들한테는 보호자가  세상의  

전부라는 것..

반려견의 관점에서 볼 땐  보호자에게서 해가 뜨고 진다고 하더라는 글을 보며 뭉쿨했다.

이 다음에 먼저 간 녀석들이 맨발로 마중 나온다는 말.

난 이 말이  참  좋더라.

풀 한 포기, 나뭇가지 하나에도...

세상에  하찮은 생명은 하나도 없다고 한다.

사지 말고 입양하세요!


우리 공주님 맞을 준비에 앞 서 근사한 이름을 새로

 짓기로 했다.

입양글에 올려진 조슈아 라는 이름이 있었지만 더 의미 있고 깊은 뜻을 담아 진정한  우리 가족으로 맞아들이기 위한 바램이 컸다.

조슈아면 엄마 성 이랑 똑 같으네..

풍양 조 씨일까, 한양 조 씨일까?

어떻게 조 씨를  데려오게 되었나며 그것도 인연이라는 둥 농담을 곁들인 이름짓기에 깔 기세였다.

보리 콩이  봄이 가을이  몽이 예삐 행복이  솔이...등등

작명소가 이보다 더 바쁠꼬..

수없이 썼다, 지웠다, 다시 결정했다 또 캔슬했다.

난리도 그런 난리가 없었다.

육이오 때 난린 정말 난리도 아니었다;

셋이 머리 맞대고  쥐어  짜내도 결정을 못 하는게

깝깝했던지  드디어 남편이 개입을 했다.

켈리라고 하자고..

모나코 왕비. 바로 그 그레이스 켈리 .

그레이 털 색에 도도함이 넘치고 고급진 느낌이라나...

실물 영접 전  인데도  사진만으로 얼마나  고고하고 이뻤으면 그런 생각을 했을지 공감이 갔다.

실버푸들 그레이스켈리 우리 집 공주님!

어지간하면 남편의  성의가 갸륵해 딱 결정 짓고 싶었는데  부르기가 애매했다.

강아지 이름은  한 글자나 두 글자 라야 부르기도 좋고

멍멍이  자신도 아,  이게 내 이름이구나,

날 부르는 것이구나.. 쉽게 인지하고   빨리 알아 듣는다더라,..

얘길  도 의견을 굽히지 않았다.

럼 두 글자로 켈리 어때? 하길래  본의 아니게 또 반대에 부딪쳤다.

 어릴 때  마당을 들뛰던  아버지의  대형견 (남)이 켈리여서 남자 이름이라고 태클을 걸었다.

그럼 그레이라고  하자고.

아니, 그레이스라고 하자...

그레이스, 그레이스.. 몇 번을 되뇌어도 입에 착 붙는 것이 아니라 겉도는 느낌이었다.

너무 어려워 , 부르기도 안 좋고 애도 못 알아 들을 것 같어..결국 남편도 그레이스를 포기했고 난 즉시

 검색에 들어갔다.

부르기 쉽고 귀에 딱 들어오는 강아지 이름,

다다닥 두드리자  코코라는  이름이 전국구로 가장

 많은 1위였다.

코코?   어감도 좋고  그레이 털 빨  시크한 미미지에도

딱 어울리는 느낌이   들었다.

어서 어서 오세요. 우리 공주님!


코코가 오기로 한 날은 우리 부부가 엄~~청  오래 산

결혼기념일이었다.

새 가족  들이는  선물의 의미로 겸사 겸사  큰 아이가 책임비등을 이체한다길래 그러라고 했다.

데리고 오는 분이 원했던 금액보다 더 뻥튀기 해

입금하라는 힌트를 었다.

요래 이쁜 녀석과 인연이  닿아  가족으로  맞이하는 시점에서  단순히 책임비나 중성화 명분으로만

 퉁 치고 싶지 않았다..

 거래 하는 듯한 몇십만 원에  아이를 사 들이는 것 같은

 그런  느낌이 싫어서.. 내 품에 온 이상 세상 그 어떤

곳에 있는 것 보다  편안하고 안전하게  잘 케어 할 자신이  넘쳤다.

어둑해 질 무렵에서야  구조자로  유명한 대표란 분이 코코를 데리고 왔다.

혹여라도  입양을 잘 못  보내는 날엔  한 아이의 운명이 되돌릴 수 없을 만큼 꼬이기  때문에  감시를 위장한  직접 가정방문은  필수 코스였다.

이 담에 얘들이 맨발로   마중하는 것 보다 내가 먼저

맨발로 마중을 나갔다.

사진으로 보던  것 과는 영 딴 판인 더벅머리  총각

모습의 코코가 보였다. 입양 길 오는 아이를 좀 이쁘게

챙겨 데리고 오지 하는 아쉬움이 들었다.

누더기 수준의 털  이며 세파에 시달려  악만 남은 것

 같은 경계심에 손만 뻗어도 움찔움찔.

하지만 사진 한 방에 내 마음을 사로잡았던 고혹적인 눈빛은 여전히 말을 하고 있었다.


차에서 내린 코코를 받아 안으려니 발버둥 치며 뒤로 빼는 게 느껴졌다. 낯설고 물 설다 이거지.

잠깐 사이에  다다다다. 쉴 새 없이 입양자 브리핑을 마친 대표님은  다른 아이 입양처로  출발했고,

퍼키와 나, 신입코코  셋이 마주 앉았다.

방년 16세 노견. 할아버지  퍼키는 파릇파릇 새싹 코코를  먼~아래  손녀  뻘 보듯이 주위를 맴돌며  탐색전에 들어갔다;

어디서 요래 귀여운 아가가 왔을꼬.;하는 포정이었다.

킁킁거리며  얼굴도 핥아주고 바짝 붙어 연신 꼬리를 흔들어대는데  신입이니 참아야지, 참아야 하느니라..

그런 표정이던 코코가 갑자기 반격을 가했다.

크르르르...눈 빛이 사나워지는 동시에 입을 씰룩거리며  가까이 오지 말라는 경고를 했다.

뻘쭘해진 순둥이 퍼키가 움찔해서는  한발 뒤로 물러나는 것 같더니  다시 또 주위를 맴돌았다.

낯선 코코를 위해 공간분리를 하자 퍼키가 방문 앞에서 난리를  처 댔다.

나랑 놀아 줘, 놀아 달란 말이야..

그러거나 말거나 코코는  밥그릇 싹쓸이 후  꿈 길로

코~~ 빠져들었다.

자는 둥 마는 둥, 신입을 신경 쓰느라   어느 순간 깜빡 잠들다 일어나 보니  헉,  이게 웬 일!

보호소에서 못 먹었을까 싶어 간식이며 사료를 먹는 대로  다 주었더니 집안을 똥밭으로 만들어 놨다.

그걸 보는 순간,  하...한숨이 절로 나왔다.

하나나 둘이나. 가 아니라  한 놈 더  늘었다고  

완전 지뢰밭이구나..

정말 배변도 식사도 다 빵점이 맞구나..

얼마나 난장판을  해 놨는지  치워야겠단 생각보다는

솔직히  도망가고 싶단 마음이 더 간절했다.

일 저지른 걸 아는지  눈치 보고 있는 놈 이 안스러워

안아주려 하자  여전히 뒤꽁무니를 뺐다.

그려, 배변교육도 안 된 거 알고  데려왔으니

감수하는 수밖엔 별 도리가 없었다.

더벅머리 미용을 하러 가  두고 나오려는데 하루 본 엄마도 엄마라고 낑낑거리며 구슬피   울었다.

우는 소리도 ,멍멍  , 컹 컹  이런 게 아니라 끼익 끼익..


정말 공주님 다운 모습으로 미용을 마친 후,  마지막 단계는 애견등록을 한  내장칩 동물등록 번호를 날려줘야  진정한 내 가족이 되는 수 순이었다.

모든 과정을 다 마치고 병원문을  나서며  잠깐 내려놨더니  다시 또 끼이익 거리며 털썩 주저 앉아 버렸다. 걷기가 싫은 건가, 안아 주면 조용하고

내려 놓으면 다시 또 끼이이익..

희한한  공주님일세.

그 당시는 몰랐는데  이 녀석이 걸을 줄을 모른다는 걸 나중에야 알았다.

태어나  철창이  집 인 줄,  계속 거기서만 지내다 보니

난생처음  밟아 보는 땅이 무섭고  두려운 모양이었다.

겨우  한 살 반 짜리가  산전수전 공중전  ,

모진 풍파 헤치고. 살아 온 견생인 양. 발바닥 패드도 꺼칠한게  수년이 지나서야  보들 거리는 상태가 되었다

 살아남기 위해  작은 발로 버티며 철창 생활을 일년 반씩 했으니   완전 곰 발바닥 수준이었다.

가여운 우리  공주님,  온갖 정성과 사랑을 듬뿍 담아

비단길로  내 해 드리오리다..


고장 난 문도 아니고   끼이익 끼이익 소리 내며

우는 놈을 안고  달래며  대화를 시도했다.

리 코코가 무서웠구나,

저 땅바닥이 잘못했네 .엄마가 때찌 해 줄게.

무서워하지 않아도 돼

우리 코코도 이제  엄마 생겼다..

다 알아 들었다는 듯 눈을 빤짝빤짝 뽐내며

올려다보는데 어찌나 이쁘던지.

첫눈에 사진으로 홀랑 매료시킨 그 눈이었다.

눈으로 말을 하는  우리 코코 .

구구절절한 사연으로 어느 날 우리 가족의 울타리 안에

살포시 들어앉은  코코는 그때부터 우리 집 공주님이 되었다.

든든한 실세인  엄마 후광 등에 업고는 오빠들한테 와르르 와르르 맘 놓고 개기는 우리 집 공주님.

서너 군데 패드를 깔아 놔도 그림같이  땅에 헤딩하는

 배변 점수 빵점짜리  코코 공주님,

멀쩡한 밥 그릇 쏟아 엎으며 한 알씩 물어다 다시 퉤~

 하고 주워 먹는 식사예절  빵점짜리  코코 공주님,

한 살 반에  와 어느덧 아홉 살 견생이 되었으니

아무렴 어떠냐, 뭔 짓을 해도 마냥 이쁜

우리 집  공주님  인 걸!

엄마는 우리 코코 없으면 몬 산 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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