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취향이라는 건 하늘에서 뚝 떨어지지 않는다
유명한 곳에 실망한 적이 많다. 나는 홍콩, 마카오도 별로였고 심지어 휴양지 중 하나인 보라카이도 별로였다. 소문난 잔칫상에 먹을 게 없다고 너무 유명하거나 사람들에게 잘 알려진 곳은 내 마음에 안 드는 경우가 많았다.
오히려 ‘거기가 어디야?’라며 물어보는 듣보잡 장소가 인생 여행지가 된 경우가 더 많았다. 태국의 빠이가 그랬고, 발리의 멘장안이 그랬다. 남들이 유명하다는 곳은 딱히 관심이 없고, 늘 숨겨진 보석을 찾아 헤맸다. 여행을 할 때는 청개구리 본능을 숨길 수 없었다. 여행에서의 나침반은 오직 나의 감각에 달려있었으니.
그럼에도 불구하고 늘 보석만 찾는 것은 아니었다. 구관이 명관이라는 말도 있듯이 유명한 여행지는 그만큼 검증된 여행지라는 뜻이기도 하다. 발리 덴파사르 공항에서 가장 큰 여행지인 꾸따(Kuta)가 그랬다. 여행객으로 넘쳐나면서 해변, 쇼핑, 클럽, 바, 스쿠터가 가득했다.
호주, 태국, 송정, 제주에서 깔짝깔짝 배운 적이 있어서 서핑의 성지 꾸따에서도 한 번 도전해보고자 했다. 그런데 한인 서핑 샵은 물론이고 대체로 가격이 배낭여행객에게는 가볍지 않았다. 내가 누구인가. 중학교 때부터 전국을 여행하면서 히치하이킹도 하고, 밀라노의 프라다 아울렛에서 부모님 선물은 골라두고 한도 초과가 떴을 때도 처음 보는 사람에게 돈을 빌린 사람이다.
바로 에어비엔비 트립과 트립 어드바이저를 켰다. 트립어드바이저는 트립 프로그램을 찾을 때보다는 음식점이나 관광지를 찾을 때 훨씬 유용했고 에어비엔비 트립에는 내가 원하던 서핑 프로그램이 있었다.(예스!) 심지어 세계 서핑대회에서 입상한 챔피언의 수업도 있었는데 가격도 그리 비싸지 않았다.
챔피언의 수업을 비롯해 다양한 사람들의 수업을 들으면서 결국 한 친구에게 정착했다. 내가 그만하자고 할 때까지 서핑을 알려주는데 하루 종일 배워도 2만 원이 넘지 않았던 것 같다. 그렇게 무리하다 결국 갈비뼈에 금이 가는 사달이 나기는 했지만. 뭐, 원래 여행과 인생엔 별의별 일이 다 있는 게 아닌가?(라고 말하고 침대에서 일어날 때조차 아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