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선거 이슈가 모든 기사들을 덮다시피 하는 총선 시기라, 국제 이슈가 예전만큼 뉴스에서 떠들썩하게 보도되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만, 그 와중에도 러시아에서 푸틴이 영구집권에 성공했다는 기사가 눈에 띕니다.
국제 정치, 세계 역사, 분쟁, 난민 등등에 꽤 관심을 두고 있기는 하지만 깊이 알고 있지는 못하다보니, 관련 책들을 꽤 많이 찾아서 읽고 있는데요. 저 뿐만 아니라 큰 아이도 관심이 비슷하다보니 잘 모르는 주제지만 밥상머리에서 자주 대화를 하곤 합니다.
주로 큰 아이는 국가 분쟁, 난민, 국가 간의 관계의 뿌리, 분쟁의 역사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저는 현재 시점에서 분쟁이 어떻게 흘러가고 있는지 이야기를 하곤 합니다. 남편은 과거와 현재 모두에 대해 잘 알고 있다보니, 큰 아이가 질문할 때마다 자세한 해설을 해주곤 하지요.
이 책은, 청소년 시점에서 지금 현재의 국제 정세를 짚고, 그 분쟁에 얽힌 깊은 갈등의 뿌리에 대해 자세히 알려줍니다.
작가님이 현재 역사 교사로 재직하고 있는 분이다보니, 청소년의 눈높이에서 정확하면서도 쉽게 이야기를 풀어나가고 있습니다.
최근 한 뉴스에 보니 푸* 대통령이 3차 세계대전에 대해 언급했다고 하던데...
그 뉴스 기사를 읽고, 이 책을 읽으니 정말 소름이 쫙 돋더군요. 왜냐하면, 이 책의 저자는 '만약 3차 세계대전이 일어난다면, 그 전쟁터는 아프가니스탄, 혹은 한국이 될 거'라고 예상하고 있거든요.
이 책을 거의 다 읽을 즈음, 큰 아이가 학교에서 돌아왔습니다. 돌아온 큰 아이와 두런두런 이야기를 하다가 이 책 이야기를 들려주니 큰 아이도 예상했다는 듯, 무표정한 얼굴로 대꾸하네요.
"엄마, 대만이나 우리나라는 강대국 사이에 끼어있으니, 다음에 전쟁이 나면 대만이나 우리나라 아니야?"
" 헐..... 전쟁이 일어나믄 느그들이 살고 있는 땅에서 일어난단 말이다. 아무렇지도 않더냐!"
"전쟁은 싫지만, 전쟁 이야기는 재미가 있지...(엥?)"
주말에 아이는 결국 이 책을 꺼내들더니 신나게 읽기 시작합니다. 우-러 전쟁, 아르메니아, 아프가니스탄, 아프리카, 우리나라 등 국가 간의 분쟁의 역사적 기원과 현재 상황이 꼼꼼하면서도 알기 쉽게 서술되어 있다보니 저도 모르게 빨려들어가나 봅니다.
아이는 참 태평한데, 에미는 태평해지지가 못합니다.
아이들의 미래에 일어날 사건들에 대해 어른으로서 막아줄 수 있는 게 없다는 무력감도 들고, 불안감도 생기고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