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생명 에너지
취미는 삶의 진통제로써 중요한 역할을 한다. 하지만 응급처치용으로 사용해야 한다. 진통제를 과다 복용하면 안 된다. 무언가 취미를 한 자리에서 오래 했을 때 남는 게 현타뿐일 때가 많다. 내겐 게임이 특히 그랬다. 게임을 좋아했고 많이 했다. 하지만 5시간 이상 지나 PC방에서 나올 때 드는 상실감은 이루 말할 수가 없다. 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취미가 그렇다. 유튜브, 넷플릭스, 숏츠, 릴스 등 5시간을 넘게 보고 나면 반드시 상실감이 몰려온다.
뇌는 알고 있다. 어떤 취미가 환각제로 쓰이는지 그리고 그것이 지금 이 순간만 잠시 통증을 완화시켜줄 뿐인 진통제라는 것을 알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장시간 그것이 지속되었을 때 다시는 그러지 말라고 신호를 준다. 진통제는 적절히 사용되어야 하며 응급처치 용도일 뿐이다.
나에게 독서는 진통제가 아니다. 5시간을 지나 8시간이 지나도 절대 현타가 오지 않는다. 신기하게도 시간이 지나갈수록 환희를 얻는다. 한 자리에서 5시간 이상이 지나도 허무함이 밀려오지 않는 취미는 많지 않다.
뇌는 알고 있다. 이러한 취미는 진통제가 아니라 생명 에너지 그 자체라는 것을 그렇기 때문에 장시간 행위를 반복해도 상실감을 느끼게 하는 물질을 분비하지 않는다.
아마 본인의 삶에서 진통제가 무엇인지는 이미 알고 있을 것이다. 그렇기에 아직 못 찾은 생명 에너지를 찾는 것이 더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