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 자한 & 뭄타즈 마할, 제국을 바쳐 영원을 조각한 슬픈 로맨스
인도 아그라에 위치한 타지마할. 해마다 수백만 명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이 눈부신 백색 대리석 건축물 앞에서, 사람들은 흔히 웅장한 예술성에 감탄한다.
하지만 조금만 더 가까이 다가가 그 차가운 대리석에 귀를 기울여 보라. 그곳에는 한 제국을 호령했던 절대 군주의 처절한 통곡과, 죽음조차 갈라놓지 못한 기막힌 사랑의 서사가 핏자국처럼 선명하게 배어 있다.
무굴 제국의 제5대 황제 샤 자한, 그리고 그의 영원한 연인 뭄타즈 마할. 이들의 이야기는 단순한 로맨스가 아니다. 인류 역사상 전무후무한 '창조적 승화'이자, 명리학의 거대한 수레바퀴가 어떻게 한 인간의 운명을 완벽하게 들어 올렸다가 무참히 짓부수었는지를 보여주는 잔혹하고도 아름다운 증명서다.
1612년, 두 사람의 운명적인 결합이 시작되었다. 황제와 황후라는 정치적 관계를 넘어, 이들은 무려 19년 동안 단 하루도 떨어지지 않았다. 샤 자한이 피비린내 나는 정복 전쟁을 떠날 때도, 뭄타즈 마할은 만삭의 몸을 이끌고 흙먼지 날리는 군막에 동행했다. 그녀는 황제의 아내이자, 최고의 정치적 참모였으며, 유일한 안식처였다.
심리학자 로버트 스턴버그(Robert Sternberg)가 주창한 '사랑의 삼각형 이론'을 아는가. 친밀감, 열정, 헌신. 이 세 가지가 완벽한 균형을 이룰 때 비로소 '완전한 사랑(Consummate Love)'이라 부른다. 두 사람은 전장에서 생사고락을 함께하며 굳건한 '친밀감'을 다졌고, 19년 동안 무려 14명의 아이를 잉태할 만큼 뜨거운 '열정'을 나누었으며, 죽음 이후에도 약속을 지켜낸 미련한 '헌신'을 보여주었다.
뭄타즈 마할은 샤 자한에게 있어 단순한 여인이 아니었다. 심리학적으로 그녀는 남성의 무의식 속에 존재하는 이상적 여성상인 '아니마(Anima)'의 완벽한 투사체였으며, 거친 세상을 견디게 해주는 유일한 '안전 기지(Secure Base)'였다. 그 기지가 무너지는 순간, 황제의 세상도 함께 무너질 수밖에 없는 운명이었던 것이다.
이 지독한 결속력을 명리학의 렌즈로 들여다보면, 그 이면에 숨겨진 우주의 섭리에 무릎을 탁 치게 된다.
샤 자한은 정복자다. 명리학적으로 그는 모든 것을 베어버리는 날카로운 금(金)의 기질과, 세상을 집어삼키듯 타오르는 화(火)의 기운을 가졌을 것이다. 이 넘치는 에너지는 제국을 확장하는 데는 유리하지만, 스스로를 통제하지 못하면 제 풀에 타죽고 마는 위험한 사주다.
이때 뭄타즈 마할이 등장한다. 그녀는 모든 것을 품어주는 너른 대지인 토(土)와, 타오르는 불길을 다스려주는 생명수 같은 수(水)의 기운을 품은 여인이었다. 토생금(土生金). 그녀의 흙기운은 황제의 예리한 금기운을 부드럽게 지지하고 감싸 안았다. 명리학의 억부론(抑扶論)으로 보자면, 뭄타즈 마할은 샤 자한의 넘치는 기운을 조절(설기)하여 그를 살게 만드는 절대적인 '용신(用神)'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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