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역사적 사랑에 새겨진 팔자라는 이름의 지도

by 덕원

반갑습니다, 여러분. 덕원의 인문명리학의 덕원입니다. 우리는 흔히 역사를 ‘승자들의 기록’이라고 말합니다. 연도를 외우고, 전쟁의 승패를 기억하고, 왕조의 흥망성쇠를 줄줄이 꿰는 것을 역사 공부라고 생각하죠. 하지만 제가 생각하는 역사는 살짝 다릅니다.


역사는 결국 ‘사람’을 만나는 인문학입니다. 박제된 유물이나 새겨진 기록이 아니라, 그 시대를 치열하게 살아냈던 사람들의 뜨거운 숨결을 마주하는 일, 그것이 진짜 역사 아닐까요? 그리고 그 사람의 역사, 그 한가운데를 관통하는 가장 강력한 에너지가 무엇인지 아십니까? 권력일까요? 명예일까요? 영웅담일까요? 아닙니다. 바로 ‘사랑’입니다.


사랑 때문에 제국을 포기한 왕이 있었고, 사랑 때문에 나라를 불태운 영웅이 있었습니다. 또 어떤 사랑은 시대를 넘어 위대한 예술을 낳기도 했고, 어떤 사랑은 처절한 파국을 맞으며 역사의 물줄기를 바꾸어 놓기도 했습니다.


저는 오늘 여러분과 함께 조금 특별한 역사 여행을 떠나보려 합니다. 교과서에는 나오지 않는, 그러나 역사의 이면에서 세상을 움직였던 결정적 순간들, 바로 <사랑의 역사>를 들여다볼 것입니다. 그런데 이번 여행에는 아주 특별한 나침반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동양의 오랜 지혜인 ‘인문명리학(人文命理學)’입니다.


여러분, ‘팔자(八字)’라는 말 많이 들어보셨죠? 흔히 미신이나 점술로 오해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인문학적 관점에서 명리학은 인간을 이해하는 탁월한 데이터베이스이자 통계학입니다. 한 사람이 태어날 때 부여받은 고유한 기질과 에너지, 즉 목(木)·화(火)·토(土)·금(金)·수(水)라는 오행의 기운으로부터 출발해, 시대라는 거대한 시공간의 흐름과 만났을 때 어떤 무늬를 그려내는지를 해석하는 학문이죠.


본 브런치북, <사랑은 역사를 건너 팔자를 새긴다>는 클레오파트라부터 현대의 예술가들에 이르기까지, 시공간을 초월한 40쌍의 연인들을 역사라는 인문학과 명리학을 융합한 ‘역사인문명리학’이라는 렌즈로 들여다본 기록입니다.


생각해 봅시다. 나폴레옹은 왜 그토록 조제핀에게 집착했을까요? 단지 그녀가 아름다워서였을까요? 명리학으로 보면 나폴레옹은 불(火)처럼 타오르는 제왕의 사주를 가졌지만, 내면에는 끊임없이 영토를 확장하고 소유하려는 ‘편재(偏財)’의 욕망이 들끓고 있었습니다. 그에게 조제핀은 단순한 연인이 아니라, 자신이 정복해야 할 가장 어려운 영토이자 자신의 불길을 받아줄 유일한 안식처였던 겁니다.


또, 세종대왕과 소헌왕후는 어떻게 그토록 완벽한 부부일 수 있었을까요? 그것은 서로가 서로에게 ‘정관(正官)’과 ‘정재(正財)’라는 가장 반듯하고 안정적인 기운이 되어주었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역사의 팩트(Fact) 위에 명리의 이치(理致)를 더하면, 우리는 비로소 그들이 ‘왜’ 그렇게 사랑하고, ‘왜’ 그렇게 아파했는지 그 내면의 진실에 조금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게 됩니다.


이 여행은 단순히 옛날이야기를 읽는 시간이 아닙니다. ‘사랑의 계보학’을 추적하는 과정이기도 합니다.고대에는 사랑이 생존을 위한 본능적인 거래였습니다. 중세에는 제도와 억압 속에서 피어난 금지된 낭만이었죠. 근대에 와서야 우리는 “사랑하니까 결혼한다”는 낭만의 신화를 믿게 되었지만, 현대에 이르러 이 신화는 다시 흔들리고 있습니다.


오늘날 우리는 ‘유동하는 사랑’의 시대, 너무나 쉽게 만나고 또 쉽게 헤어지는 ‘쿨한’ 관계 속에서 오히려 더 깊은 고독을 느끼고 있지 않습니까?


이 책을 통해 우리는 묻게 될 것입니다.“나의 사랑은 어떤 모습인가?”

“나는 나의 결핍을 채우기 위해 상대를 이용하고 있는가, 아니면 온전한 나로서 그와 함께하고 있는가?

역사 속 인물들이 온몸으로 써 내려간 운명의 드라마는 지금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묵직한 교훈을 던져줍니다.


서로를 파괴했던 수화상전(水火相戰)의 사랑을 보며 우리는 절제를 배우고, 죽음 앞에서도 의연했던 천합지합(天合地合)의 사랑을 보며 헌신의 가치를 깨닫게 될 것입니다.


‘팔자를 새긴다’는 말은, 정해진 운명에 굴복한다는 뜻이 아닙니다. 자신에게 주어진 기운을 이해하고, 수많은 선택의 갈림길에서 최선의 길을, 아니 나다운 길을 걸어간다는 뜻입니다. 사랑이야말로 내 팔자에 새겨진 가장 아름답고도 치열한 투쟁의 기록이니까요.


자, 이제 저와 함께 역사의 문을 열고 들어가 보시죠.혁명의 불꽃 속에서 피어난 사카모토 료마의 사랑부터, 차가운 대리석에 눈물로 새긴 샤자한의 사랑까지. 그 별처럼 빛나는 이야기들이 여러분의 가슴에 닿아, 오늘 당신의 사랑을, 그리고 당신의 운명을 더욱 단단하게 만들어줄 거라 믿습니다.


역사라는 거울 앞에 선 여러분의 사랑은, 지금 어떤 역사를 쓰고 있습니까?

지금부터 그 가슴 뛰는 여정을 시작합니다.

브런치북 <사랑은 역사를 건너 팔자를 새긴다>의 문을 열며


인문명리학술가 덕원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