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유, 별을 찾아 떠난 순례자
자, 여기 한 명의 여자가 있다. 체구는 작고 가녀리다. 툭 치면 쓰러질 것 같은 이 작은 몸뚱어리 어디에서 그 엄청난 성량이, 그 단단한 멘탈이 나오는 걸까. 우리는 흔히 아이유를 '요정'이라 부르지만, 인문학적으로, 아니 동양학의 눈으로 보면 그녀는 요정이 아니라 '기가 꽉 찬 작은 거인'이다.
현대인들은 몸을 그저 정신을 담는 껍데기나, 헬스장에서 근육을 키워 전시해야 할 상품으로만 생각한다. 하지만 천만에. 몸은 우주다. 아이유라는 텍스트를 읽는다는 건, 그녀의 작은 몸 안에서 벌어지는 오행의 다이내믹한 춤사위를 읽는 것이다. 그녀는 단순히 노래를 잘하는 가수가 아니라, 자신의 몸과 운명을 긍정의 에너지로 순환시킬 줄 아는, 아주 드문 '생명력의 최고수'다.
그녀의 사주 팔자를 쓱 훑어보자. 정사(丁巳)월의 정유(丁酉)일. 온통 불바다다. 그런데 이 불은 태양처럼 온 세상을 다 태워먹을 듯 덤비는 양(陽)의 불이 아니다. 정화(丁火), 즉 '촛불'이자 '별빛'이고, 대장간의 '용광로' 같은 음(陰)의 불이다. 이게 무슨 뜻이냐? 에너지가 밖으로 산만하게 흩어지지 않고, 안으로 지독하게 응축되어 있다는 소리다.
정화는 어둠 속에서 더 빛난다. 아이유가 새벽 감성을 건드리는 곡을 쓰고, 밤 편지를 띄우는 게 우연이 아니다. 그녀의 기질은 시끄러운 대낮의 광장이 아니라, 고요한 내면의 밀실을 향해 있다. 이것을 고전에서는 '총명(聰明)'이라 한다. 귀가 밝고 눈이 밝다는 뜻인데, 세상의 소음은 차단하고 자기 내면의 소리에 집중할 수 있는 능력이다.
그녀가 데뷔 초의 숱한 비난과 루머 속에서도 멘탈을 놓지 않고 버틴 힘이 바로 여기에 있다. 밖에서 뭐라 떠들든, 내 안의 촛불을 끄지 않고 가만히 응시하는 힘. 현대인들이 스마트폰 알림 소리에 정신이 팔려 정작 자기 마음은 돌보지 못하는 것과 얼마나 대조적인가.
이제 핵심이다. 그녀의 사주는 전형적인 '신왕재왕(身旺財旺)'형이다. 나(身)도 왕성하고, 재물(財)도 왕성하다는 뜻이다. 속물적인 자본주의자들은 이걸 보고 "아이고, 떼부자가 될 팔자네!" 하며 침을 흘리겠지만, 그렇게 납작하게 보면 공부가 안 된다.
명리학에서 '재성(財星, 재물)'은 내가 극(剋)하고 관리해야 할 현실의 영역, 즉 '결과물'이자 '욕망의 대상'이다. 그리고 '신왕(身旺)'은 그것을 감당할 수 있는 '내 몸과 마음의 뚝심'이다. 현시대 표현으로 멘탈이 강한 것이다. 현대 사회의 비극이 뭔가? 돈은 많은데 몸이 약해서(신약재왕) 돈에 깔려 죽거나, 욕망은 큰데 그걸 실현할 힘이 없어서 비굴해지는 것 아닌가.
그런데 아이유를 보라. 그녀의 사주에는 유금(酉金)이라는 제련된 날카로운 쇠(재물)가 번쩍거린다. 보통 사람 같으면 이 쇠의 기운에 베이거나 찔린다. 돈 많이 벌었다고 마약 하고 도박 하고 나락으로 가는 연예인들이 다 그런 케이스다. 하지만 그녀는 사화(巳火)로 금을 유연하게 다루고 정화(丁火)라는 강력한 불의 기운으로 이 쇠를 제어한다.
그녀는 돈에 휘둘리지 않는다. 오히려 돈을 다룰 줄 안다. 노래를 만들고, 연기를 하고, 콘서트를 기획하는 그 치밀함을 보라. 그게 다 뜨거운 불로 차가운 쇠를 제련해서 명품을 만들어내는 과정이다. 그녀에게 성공은 로또 당첨 같은 행운이 아니라, 자신의 뜨거운 생명력으로 현실을 장악해낸 필연적인 결과다. 이것이야말로 자본주의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가 배워야 할 진정한 '재테크'다. 돈을 불리는 기술이 아니라, 돈을 감당할 수 있는 '몸의 기술' 말이다.
동의보감에서는 '통즉불통(通則不痛)', 통하면 아프지 않다고 했다. 기운이든 돈이든 고이면 썩고, 막히면 병이 된다. 아이유가 보여주는 행보 중 가장 '인문학적'인 것은 바로 그녀의 기부다. 그녀가 수억 원씩 쾌척하는 걸 보고 "돈 많으니까 하지"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그녀는 본능적으로 아는 거다. 내 안의 불(火)로 녹여낸 그 막대한 쇠(金, 재물)를 내 곳간에만 쌓아두면, 그 쇠의 독기가 나를 찌른다는 것을. 그래서 그녀는 흘려보낸다. 세상의 가장 낮은 곳으로, 도움이 필요한 곳으로.
이것은 도덕 교과서에 나오는 착한 일이 아니라, 생존을 위한 고도의 '양생술(養生術)'에 가깝다. 재물을 흘려보냄으로써 그녀의 운명은 막힘없이 선순환한다. 비움으로써 다시 채울 공간이 생기고, 나눔으로써 타인과 연결된다. 그녀는 돈의 주인이 되는 법을 넘어, 돈을 생명의 에너지로 치환하는 법을 터득한 거다. 밥 먹으면 똥을 싸야 건강하듯이, 돈을 벌었으면 써야(나누어야) 운명이 건강해진다. 아이유는 그 이치를 온몸으로 실천하고 있는 셈이다.
아이유는 우리에게 묻는다. "당신은 당신의 불꽃을 어디에 쓰고 있습니까? 당신의 쇠를 녹일 힘이 있습니까?"
현대인들은 불안하다. 남들보다 뒤처질까 봐, 돈이 없을까 봐 전전긍긍한다. 하지만 아이유라는 텍스트가 보여주는 건 명확하다. 중요한 건 남들의 속도가 아니라, 나의 리듬이다 .그녀는 서두르지 않는다. 자기 몸의 호흡에 맞춰, 자기 안의 불꽃 크기에 맞춰 뚜벅뚜벅 걸어간다.
혐오와 경쟁의 시대에 그녀가 던지는 "Love wins all"이라는 메시지는, 낭만적인 헛소리가 아니다. 그것은 차가운 쇠(현실)를 녹일 수 있는 건 오직 따뜻한 불(사랑, 열정, 연대)밖에 없다는, 우주의 이치를 깨달은 자만이 할 수 있는 단단한 조언이다.
그러니 쫄지 마라. 우리 모두에겐 저마다의 촛불이 있고, 녹여야 할 쇠가 있다. 아이유처럼, 내 안의 에너지를 믿고, 욕망을 긍정하며, 세상과 명랑하게 소통하라. 그게 바로 이 팍팍한 시대를 건너는 최고의 지혜이자, 내 운명의 주인이 되는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