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오웰의 <동물농장>과 21세기의 우리를 생각하며
오웰 그 양반이 1945년에 쓴 그 우화 말이다. 이제 와서 보니 다 틀려먹었다.
그때는 돼지들이 두 발로 걷는 걸 보고 동물들이 기겁을 했다지만, 2026년 지금을 봐라. 돼지가 문제가 아니다. 멀쩡한 인간들이 네 발로 기면서 "꿀꿀"대고 있으니, 이게 기적이 아니고 뭐란 말인가.
세상은 좋아졌다고들 한다. 손가락 하나만 까딱하면 밥이 오고, 옷이 오고, 쾌락이 배달된다. 농장의 울타리는 사라진 지 오래다. 대신 '와이파이'라는 보이지 않는 밧줄이 우리 발목을 칭칭 감고 있다. 우리는 그 줄에 묶인 채 스마트폰이라는 사료통에 코를 박고, 알고리즘이 뱉어내는 가공된 도파민을 씹어 삼킨다.
배부른 돼지? 천만에. 우리는 배고픈 소크라테스가 되느니, 배부른 좀비가 되기를 자청했다.
소설 속 늙은 말, '복서'를 기억하는가.
"내가 더 열심히 일하면 돼!"라며 뼈가 부서져라 돌을 나르다 폐마(廢馬)가 되어 도살장으로 끌려간 그 미련 곰탱이 같은 짐승. 그게 남의 얘기 같은가? 새벽부터 밤까지 오토바이를 몰며 목숨 걸고 치킨을 배달하는 청춘들, 대기업 사원증 하나 목에 걸어보겠다고 도서관에 틀어박혀 청춘을 갈아 넣는 저 눈 퀭한 아이들. 그들이 바로 복서다.
명리(命理) 판을 깔고 보면, 이보다 더 기막힌 '식신제살(食神制殺)'의 꼴통 짓거리가 없다.
식신은 내 밥그릇이고, 내 땀방울이다. 그런데 이 땀방울이 나를 살리는 게 아니라, 거대한 권력인 칠살(七殺)을 살찌우는 데 쓰인다. 뼈 빠지게 일해서 남의 배만 불려주고, 결국 "너는 이제 쓸모없다"며 명예퇴직이라는 이름의 도살장 트럭에 실려 가는 꼴.
이게 비극이 아니면 뭔가. 피땀 흘려 일하는 놈은 골병들고, 혀 놀려 사기 치는 놈은 빌딩을 올리는 이놈의 세상은 예나 지금이나 토씨 하나 안 바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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