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무엇을 만들까? 하고 생각하다가 비싼 과자가게 홈페이지에 눈이 갔다. 예쁘고 화려하고 고급스러운 과자들이 있는 가운데 가격을 보니 기겁했다.
학생인 나에겐 과자 하나에 큰돈을 쓰기엔 부담감이든다.
2월이 되면 편의점에 밸런타인데이용 초콜릿들이 나열되어 있는 걸 볼 수 있다. 가격대는 학생들이 쉽게 살 수 있는 가격이다.
하지만 이런 걸 보면 나의 베이킹 욕구가 살아난다.
'나만의 아이디어로 예쁘게 꾸미면 세상에 하나뿐인 밸런타인 초코가 되겠지?'
상상만 해도 설렌다.
올해 밸런타인데이 준비는 아주 일찍부터 시작했다. 약 한 달 전부터 신나는 마음으로 준비했다. 초코와 쿠키의 조합이 좋겠구나 싶어 미리 사전준비를 하고 쿠키와 초콜릿 만드는 영상까지 봤다. 쿠키 디자인도 무엇으로 할지 정하고, 초콜릿 종류도 단지 밀크 초콜릿이 아닌 화이트 초코와 딸기 초코로 하기로 했다. 포장지도 고민 끝에 골랐다.
그렇게 정성껏 준비했는데 만드는 과정에서 실패를 했다. 평소에 쓰던 레시피를 무시하고 다른 레시피를 쓰다가 바삭바삭 한 쿠키가 아닌 쫀득한 쿠키가 되었다.
또 곰돌이 모양 예정이었는데 판다 모양으로 되어버린 게 아닌가!원래는 쿠키와 쿠키 사이에 잼을 바르고 중간에 잼이 보이도록 하는 거였는데 그것마저 실패했다. 오븐에서 꺼낸 쿠키를 보고, 냉장고에서 잼을 꺼내려던 손이 멈췄다. 통통하고 두툼해서 쿠키를 두 겹으로 할 수가 없었다.
결국, 반죽도 2번이나 실패한 끝에 완성된 작품이 이거다.
원했던 모양과는 다르게 되었지만 맛은 있었다.
지금까지 수십 번 쿠키 만들기를 해 왔는데 중요한 순간에 실패하고 말았다. 성공작품으로 보이는 속엔 나만의 기준치가 존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