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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워니풀 Dec 30. 2022

아들이랑 격정멜로 한 편을 찍었다

어려운 육아


올 겨울 가장 춥다고

한파경보가 울린 날

아들이랑 격정멜로 한편을 찍었다



그날따라 낮잠도 20분 자고

그날따라 저녁도 조금 먹고

유독 컨디션이 별로였던 너


어린이집 하원하고 마트에 들렀다가

건전지를 보더니

갑자기 건전지를 사야 한다며 시작된 생떼

(아마도 집에 건전지 없던 장난감이

생각났던 것 같다..)


마트 앞 바닥에 누워서 울며

소리 지르던 아들...

한 번쯤 강하게 훈육해야겠다고 생각해 왔기에

오늘은 꼭 강하게 이야기해야겠다 싶었다..

(하필 그날 눈 오고 + 한파.... 바보 엄마...)


'엄마 미워! 나빠! 아빠만 좋아!

집에 안 갈 거야! 싫어!'


차에 타서도 엄마를 때리며 폭력적인 모습으로

떼를 쓰던 너를 보며

나는 눈 딱 감고 단호하게 이야기했다.


'지금은 차를 빼야 하니까

엄마가 길 가다가 중간에 내려줄게.

엄마는 집에 갈 거예요.'



올림픽대로를 달려 중간에 있던

도로공원에 주차를 하고

내리지 않겠다던 워니를 억지로 내리게 했다.


'워니(아들)는 마음대로 하고 싶고,

엄마말도 안 듣고, 집에 가기 싫어하니까

여기에 있어요. 엄마는 갈게.'


저녁 7시... 아무도 없고 깜깜했던 도로공원...

눈 오고 미끄러운 바닥...

한파특보로 유독 추웠던 날에

잠바도 안 입은 아이에게...

내가 진짜 뭐 했던 걸까.........


평소와는 다른 분위기의 엄마와

깜깜하고 춥고 무서운 분위기에

아마 워니는 공포심을 많이 느꼈었던 거 같다...


'엄마 미안해요!!!! 엄마!!! 미안해 미안해 미안해!!!!'

차에서 내리자마자

나에게 달려오면서 울부짖었던 너...


잘못된 행동을 이야기하고

앞으로는 그러지 않겠다고 약속까지 하고

차에 태워줬다.....


따뜻한 차에 들어와

흐느끼며 울다가 지쳐 잠든 너를 보니

내가 너무 심했나....

내가 애한테 뭘 한 거지... 싶어


너무너무너무...

너무...

미안했다...


분명 훈육으로 시작한 건데

공포심을 심어주고 끝난 것 같아

미안함과 후회만 가득했던 날


하루가 지나고 워니에게 진심을 담아 사과했다.

'엄마가 너무 추운 날 워니에게 너무 무섭고 힘들게 이야기했던 거 같아.

엄마가 사과할게.. 미안해 잘못했어..'


내 사과를 듣고 나서 한동안 침묵하던 네가

입을 열어하던 말에 나는 왈칵 쏟아지던 눈물을 삼켰다.


'엄마 나 너무 춥고 무서웠어요.

근데 엄마가 사과해주니까 괜찮아요'


그 겨울 그날을 생각하면

내 마음속 한편에 

미안함과 후회가 계속 남아있을 것 같다


롤러코스터 같은 육아...

행복한 날도 많은 만큼

어려운 날도 더더 많은 느낌이다.




인스타그램에

엄마의 그림일기를 그려요 :-)

@woni_ful_day

https://instagram.com/woni_ful_day?igshid=YmMyMTA2M2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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