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권덕우 Oct 14. 2024

4. 미생에서 완생이 되기까지

버틴다라는 것에 대한 의미


미생이란 '바둑'에서 집이나 대마가 아직 완전하게 살아 있지 않은 상태완생의 최소 조건인 독립된  눈이 없는 상태를 이르는 상태를 뜻한다. 즉, 아직 까지 집이 완전치 않은 상태이다. 이와 달리 완생은 미생의 반대말로 집이나 돌이 완전히 살아 있는 상태를 뜻한다. 


미생 중 20화에서 장그레는 결국 정규직 전환이 되지 못하며, 과거 오 차장과의 대화를 회상하는 씬이 나온다.



처음엔 전무님 낙하산으로 들어온 장그레에게 탐탁지 않았지만 서서히 마음을 풀고 오 차장은 장그레에게 이런 말로써 조언을 한다.



버텨봐라, 기왕 들어왔으니까 어떻게든 버텨봐라.
여긴 버티는 게 이기는 곳이야.
버틴다는 건, 어떻게든 완생으로 나아간다는 거니까
우린 아직까지 다 미생이니까




물론, 결국엔 장그레는 버티지 못하고(타의적으로 잘렸지만) 그만두는 상황이 일어나 주의에 안타까움을 샀다. 최근 이 문구가 필자에겐 큰 영감을 주고 있다.


건설업 계약직을 시작으로 자동차 정규직으로 입사를 했지만, 여전히 미생이기 때문! 배워야 할 것도, 적응해야 할 것도 상당히 많다. 또한 기존의 업무와 다른 업무로 배치를 받아 업무의 압박감과 책임감도 다르다. 이에 상응하는 보수가 있다지만, 기업이 이런 보수를 공짜로 줄리는 만무하지. 자동차산업의 부흥 속, 자동차업계가 굉장히 바쁘고 이에 따라 우리 팀(개발팀)의 업무도 상상을 초월하고 있다. 후속작을 위하여 야근이 일상이 되어버리고, 주말출근도 불사하고 있다.


이제 막 입사한 지 3주 차로 접어드는 신입사원인 나에게 그런 우리 팀의 상황이 나의 미래로 보인다. 그렇기 때문에 더더욱 마음이 심란할 때도 있다. 회사의 성장을 위해 야근과 주말출근 역시도 인정하는 부분이라고 생각하지만 개발팀 특유의 힘든 강도로 인해 이게 맞나 하는 느낌도 들기에.


하지만, 회사라는 조직에서 우리가 완생으로 나아가는 길은 오 차장이 말한 것처럼 '버티는 것'이 정답이다.

 





해당 상황은 단지 회사에서만 통용되는 걸까? 아니다. 우리의 삶에서도 그렇다. 세상사 우리의 뜻대로 되는 일 보단 안 되는 일이 더 많다는 것은 모두가 알고 있다. 그리고 그런 어둡고 긴 밤은 모두에게 찾아오지만, 결국엔 아침을 맞이하는 것도 알고 있다. 때론 묵묵히 걸어가는 것이 인생에 있어 정답이라는 거지.






사실, 묵묵히 걸어감에 있어 쉽지만은 않다. 내가 가는 이 길이 맞는 건지에 대한 의구심, 그리고 포기라는 적과 싸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굿굿하게 나아간다면 우리에겐 화창한 아침을 맞이한다. 긴 터널과 아침을 맞이하다 보면 죽음이라는 터널을 지나 생을 마감하지 그렇기에 어쩌면 인생이라는 건 버티는 거일지도 모르겠다. 


이러한 마음가짐을 셋업 하고, 무슨 일을 할 때도 버팀이라는 마음가짐으로 나아가는 것이 우리의 인생이라고 볼 수 있다. 누구에게나 슬럼프는 오고, 누구에게나 시련은 있다. 하지만 이런 말이 있지 않은가? 시련은 있어도 실패는 없다.


실패라는 것은 우리의 버팀이 끊길 때 일어나는 것이다. 시련이 있음에도 꿋꿋이 나아가다 보면(=버티다 보면) 달콤한 아침을 맞이하는 것. 그것이 우리의 인생 순리일지도 모르겠다. 

 







작가의 이전글 3. 지나간 것은 지나간 대로, 그런 의미가 있죠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