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사람들이 사업을 시작하기 전에
경제학부터 공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금리, 환율, 거시경제 흐름을 알아야
‘제대로 된 판단’을 할 수 있을 것 같기 때문이다.
하지만 질문을 바꿔보자.
지금 세계적인 사업가들 중
경제학자 출신은 얼마나 될까?
의외로 많지 않다.
대부분은 경제학 비전공자다.
그 이유는 단순하다.
사업과 경제는 다루는 대상이 다르기 때문이다.
경제학은 ‘돈의 흐름’을 다룬다.
국가, 시장, 시스템 단위에서
이미 벌어진 현상을 설명하고 정리하는 학문이다.
반면 사업은
아직 존재하지 않는 선택을 만드는 일이다.
사업가에게 가장 중요한 능력은
새로운 것을 실현시키는 추진력과 판단력이다.
그래서 세계적인 사업가들은
경제학자보다는 엔지니어에 가까운 사람들이다
이 말은
‘기술을 알아야만 창업해야 한다’는 뜻이 아니다.
경제는 사후적 분석과 경향성으로 이루어진 학문이다.
하지만 사업은
불확실성을 전제로 결정을 내려야 하는 영역이다.
사업가는
“지금 이 판단이 시장에 어떤 파동을 만들 것인가”를 고민하지
“GDP가 어떻게 움직일 것인가”를 먼저 고민하지 않는다.
실제로 사업의 대부분의 결정은
경제 지식보다 훨씬 원초적인 질문에서 시작된다.
이 문제는 정말 존재하는가
사람들이 행동을 바꿀 이유가 있는가
지금이 아니라면 언제인가
이 선택을 내가 감당할 수 있는가
이 질문들에 답하지 못한다면
경제를 아무리 알아도 사업은 움직이지 않는다.
물론 경제 지식이 쓸모없다는 말은 아니다.
다만 그것은 방향을 정하는 도구라기보다
결과를 해석하는 도구에 가깝다.
문제는 많은 사람들이
사업의 출발점에 경제를 놓는다는 점이다.
그래서 아직 검증되지 않은 아이디어를 붙잡고
시장보다 먼저 ‘합리화’를 시작한다.
숫자로 불안을 덮고,
공부로 결정을 미룬다.
그 사이 아이디어에 대한 발전적인
질문들은 사라진다.
사업에서 가장 중요한 능력은
경제 이해도가 아니라
결정의 책임을 지는 능력이다.
틀릴 수 있다는 걸 알면서도
지금 선택해야 하는 순간에
한 발 내딛을 수 있는가.
경제는 그 다음에 필요하다.
선택이 만들어낸 결과를
해석하고 조정할 때 말이다.
사업가는 경제를 모를 수 있다.
하지만 결정을 미루는 법만 배우는 순간,
사업가는 될 수 없다.
아이디어를 정했다면,
이제는 결정을 내려야 할 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