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사랑의 속도로 갈 수밖에.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김초엽 책 리뷰

by 나란페이지


지구에는 우리와 완전히 다른, 충격적으로 다른 존재들이 수없이 많겠지. 이제 나는 상상할 수 있어. 지구로 내려간 우리는 그 다른 존재들을 만나고, 많은 이들은 누군가와 사랑에 빠질 거야. 그리고 우리는 곧 알게 되겠지.

바로 그 사랑하는 존재가 맞서는 세계를. 그 세계가 얼마나 많은 고통과 비탄으로 차 있는지를. 사랑하는 이들이 억압받는 진실을. 올리브는 사랑이 그 사람과 함께 세계에 맞서는 일이기도 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던 거야.

이 모든 이야기들을 믿을 수 있어? 진실을 알아내고 나서부터 나는 매일 밤을 새워 지구를, 순례자들의 생애를 상상했어.


순례자들은 왜 돌아오지 않는가, 김초엽





이 소설을 읽으면서 진정한 유토피아란 무엇인가에 대해 많은 고민을 했다. 맨 처음 목차 순서’ 순례자들은 왜 돌아오지 않는가’라는 부분에서 먼 미래의 지구의 현 상황과 인간의 발전을 알려준다. 인간 발전의 주역인 ‘릴리 다우드나’는 인간배아를 결함 없이 완벽하게 조작하는 기술을 상용화시키면서 수명도 없고 질병도 없는 ‘신인류’를 만들었다. 수명도 없고 질병도 없다니..


말로만 들어도 완벽한 사회이고 최상의 유토피아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 같지만 실은 오히려 그 속은 썩어 문질려졌다. 인간배아를 조작해서 태어난 ‘개조인’과 안 한 ‘비개조인’과의 갈등이 심화되었고 영역 간의 차별과 마찰이 계속 존재했다. 그녀는 자신의 신체적 결함을 싫어했기에 인간배아 개조라는 영역에 관심을 가졌지만 정작 자신의 아이가 자신과 똑같은 결함을 갖고 있었는데 죽이지 못하고 지구로 도망쳐서 새로운 유토피아를 건설한다. 이른바, 지구 밖 마을..


지구와 반대의 모습으로 사람들이 보편적으로 신체적 결함을 갖고 있지만 이에 대한 차별도 없고 이를 흉측하게 생각 안 한다. 차별로 인한 갈등도 없고 우리 모두가 존중을 받는 삶이라니.. 이 또한 훌륭한 세계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 또한 완벽하지 못했다. 이 마을의 아이들은 성년이 되면 지구로 순례를 떠나는데 모든 순례자들이 다 돌아오는 것은 아니다. 죽어서 못 돌아오는 것도 아니다. 돌아오지 못하는 이유는 지구 밖 마을에 없는 감정과 사랑이 지구에 존재했기 때문이다. 순례 시기 지구에서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며 상대방을 혼자 두고 떠날 수 없는 이별의 아픔에 부딪쳐 결국 지구 밖 마을을 돌아가는 것을 포기하고 지구에 남아있길 선택한다.



결국은 지구 밖 마을, 지구 두 세상 모두 완벽한 유토피아는 아니었다. 과연 진정한 유토피아란 무엇일까?... 신체적 결함이 있든 없든 그것은 중요한 게 아니다. 결함이 있어도 그것을 포용하는 사랑이 존재해야 한다고 본다. 그리고 그 사랑을 바탕으로 더불어 사는 세상을 만들어 가도록 다 같이 해결책을 강구해 나가는 것이 우리 세상의 궁극적인 목표가 되어야 한다.

내가 기댈 수 있고 기대어도 되는 내 편이라는 소중한 존재의 가치… 그 가치를 깨닫고 그 존재와 함께 역경을 견디는 것이 앞으로의 지향점이라는 것을 이 책에서 알려주는 것 같다. 그리고 이러한 사회 모습이 단순히 유토피아, 현실적으로 존재하지 않는 이상향의 사회가 아니라 그 자체 현실이 되었으면 하는 순간이 오기를 바란다.






그래도 당신들은 같은 우주 안에 있는 것이라고 그 사실을 위안 삼으라고. 하지만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길은 우주라는 개념이 대체 무슨 의미가 있나? 우리가 아무리 우주를 개척하고 인류의 외연을 확장하더라도 그곳에 매번, 그렇게 남겨지는 사람들이 생겨난다면…
우리는 점점 더 우주에 존재하는 외로움의 총합을 늘려 갈 뿐인데 아닌가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김초엽





지구촌이 세계화되면서 시공간의 제약이 없어지며 우린 더 넓은 인맥을 유지, 발달시킬 수 있다. 예를 들어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등등이 있다. 하지만 시공간의 제약이 없어져서 허물이 없어진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 두꺼운 유리벽이 우리를 가로막고 있다. 가까운 듯 멀어지는 그 사이… 심리적 거리감이 생기며 우린 그렇게 해서 외로움을 느낀다. 왜 사회가 발달하고 진보하면서 외로움은 늘어나는 걸까? 어쩔 수 없는 등가교환의 법칙인 건가



작가는 계속 말하고 있는 것 같다. 기술로 따라잡을 수 없는 것은 결국 사랑이라는 것을… 과학과 기술이 발달되는 사회의 간극을 좁히기 위해 우린 끊임없이 사랑해야 하고 그 사랑을 막을 수 없다. 마치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의 주인공 ‘안나’처럼 그녀가 느끼는 가족에 대한 사랑을 진보된 과학문명이 막을 수 없는 것이다.


우리가 빠른 과학 기술처럼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마음이 닿는 대로 사랑의 속도로 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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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저자 김 초엽 출판 허블 발매 2019.0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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