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글

다시 한번 글쓰기를 시작하며

by 고그

"왜 나는 글쓰기를 좋아할까?"


초등학교 때부터 글쓰기를 은근히 잘했던 나는 학교에서 글쓰기 대회만 있으면 상을 타곤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시에는 평소에 글을 잘 쓰진 않았는데, 이랬던 내가 글쓰기를 본격적으로 취미로 두기 시작했던 때는 중학교 때부터였다.


초등학교 때부터 이어져 온 지독하기 그지없는 괴롭힘과 무시는 중학교 때 내 초등학교에 있던 애들의 대부분이 나랑 같은 중학교로 오면서 더욱 심화되었다.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서, 결과적으로 내 학창 시절은 나에게 많은 상처를 주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학창 시절의 기억은 나에게 글쓰기라는 새로운 취미를 주었다.


중학교 당시 나는 네이버 블로그 하나를 만들어 내 일기장으로 삼았다. 나는 글씨체가 그리 좋지 못했기 때문에, 차라리 컴퓨터로 글을 쓰는 게 글을 보관하기도 용이하고 보기 좋았기 때문이었다.


나는 내가 만든 그 일기장에 내가 초등학교 때부터 당한, 무수히 많은 조롱과 언어폭력, 무시와 차별을 기억나는 대로 기술하였고, 그 이후로 나는 종종 학교에서, 혹은 어디에선가 안 좋은 일이 생길 때마다 내가 만든 블로그에 비공개로 그 모든 일을 있는 그대로 적어 내려 가기 시작했는데, 이게 바로 내가 글을 본격적으로 쓰게 된 이유이자, 내 첫 번째 블로그가 만들어진 이유이다.


나는 그 뒤로도 글을 계속 썼고, 그건 내가 고등학교 1학년 때 고등학교를 자퇴하기 전까지 지속되었다.


그러나 그렇게 학창 시절을 마무리하고 나서도, 나는 일기를 쓰는 것을 멈출 수 없었다. 학교에서 당한 괴롭힘은 더 이상 없어졌지만, 학교 밖 청소년이 되면서 이젠 학교에서 당한 것보다 더한 차별과 무시를 당해야 했기 때문이다.


나는 블로그를 다른 계정에 새로 만들었다. 옛날 블로그를 계속 쓰기에는 학교를 안 다니고 오랜 시간이 흘러 내 생각과 가치관이 많이 바뀌어서도 있고, 무엇보다도 내가 예전에 쓴 글을 다시 보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렇게 오랜 시간이 흘러 오늘이 되었다.

나는 오늘 유튜브에서 '파짘'이라는 유튜버의 근황을 알아보고 있던 중이었다. 곧 그 사람의 최근 라이브 녹화본을 발견해 틀어보았는데, 밝게 웃으면서 방송하시는 걸 보고 잘 지내시는 거 같아 나도 기분이 좋았다.

그렇게 그 영상의 댓글을 보던 중, 파짘님이 최근에 브런치 작가가 되어 글을 쓰고 계신다는 걸 알게 되었다.


문득 아주 오래전, 내가 고등학교를 다닐 때 브런치 작가 신청을 했다가 떨어진 게 어렴풋이 생각이 났다.


사실 내가 네이버 블로그를 만들 때보다도, 내 일기장으로 우선적으로 고려했던 게 브런치였다는 생각도 났다.


나는 파짘님이 쓰신 글을 홀린 듯이 보기 시작했다. 사실 나는 브런치에 글을 쓰려면 되게 까다로운 조건을 거쳐야 하고, 글 쓰는 것도 되게 공식적으로 써야 한다는 느낌이 강했는데, 파짘님이 쓰신 글을 보면서 저렇게 일기같이 쓰는 방법도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면서 내 고정관념이 완전히 파괴되는 느낌을 받았다.


순간, 나는 갑자기 다시 브런치 작가에 도전하고 싶어졌다. 비록 내 글 솜씨는 그리 대단하지 못하지만, 파짘님의 그 영상을 보고 다시 도전할 용기를 얻었기 때문이다.


사실 나는 최근까지 내 블로그에 한동안 글을 쓰지 않았다. "학창 시절에 당한 괴롭힘을 잊지 말자"라는 명목으로 시작된 내 글쓰기는 나에게 행복할 때 밝은 주제로 글을 쓰는 법을 잊게 만들었고, 그래서인지 자퇴한 뒤로 요즘에는 나쁜 일이 생각보다 별로 없음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우울한 주제로만 글을 썼기 때문이다.


요즘은 그마저도 우울한 일이 생기지 않아서 글을 쓰지 않았는데, 이 기회에 '파짘'유튜버처럼 아픈 과거를 잊기 위해 글을 쓰는 걸 시작해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문득 내가 옛날에 글쓰기를 잘하고 좋아했던 이유가 생각이 났다. 나는 소심했기 때문에 말을 많이 하지 못했고, 대신 오랫동안 고심하며 글을 써서 상대방에게 더 나은 대답을 하는 걸 좋아했다. 나는 옛날부터 그러했다.


이처럼 글쓰기는 나한테 "나 스스로 생각할 기회"를 준다. 비록 내가 예전부터 글쓰기를 시작한 이유가 그다지 좋은 이유는 아니었지만, 이제라도 나는 내 글 쓰는 취미를 고작 "다른 사람들이 나에게 싸질러놓은 쓰레기"를 기록하는 데에 쓰지 않고, 온전히 나 스스로 성찰하는 데에 써보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