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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동규 Apr 28. 2021

41주년 5·18 행사위의 인쇄업체 계약을 비판합니다


 2021년 4월 13일 41주년 5·18 민중항쟁 기념행사 위원회(아래 41주년 행사위)가 홍보물 제작 및 현수막 제작 업체 선정결과를 발표했다. 41주년 행사위 측은 4월 27일까지 해당 업체들과 계약을 체결하겠다고 밝혔다.


 그런데, 현수막 제작 업체가 공개된 직후부터 지역사회에서 거센 비판이 제기되었다.


 현수막 제작 업체로 선정된 '처음처럼' 때문이었다. 2021년 4월 현재 '처음처럼' 대표를 맡고 있는 나모씨는 제38주년 및 제39주년 5·18 민중항쟁 기념행사위원회에서 사무처장을 지냈다.


 앞선 4일, 41주년 행사위가 진행한 <홍보물 디자인 및 제작업체> 선정에 현수막 제작업체 4곳이 지원했다. 행사위는 사업수행능력(20%), 디자인 능력(40%), 가격경쟁력(40%)을 선정기준으로 제시했다. 13일 4:1의 경쟁률을 뚫고 행사위에 의해 현수막 제작 업체로 지정된 '처음처럼'은 광주 북구 유동에 위치한 인쇄업체다.


 행사위 공고에 따르면 '처음처럼'은 거리현수막 300개, 대형현수막 25개 등 현수막 327개를 제작하여 게시할 예정이다. 41주년 행사위는 올해 현수막, 리플렛을 비롯한 인쇄물 제작에 예산 2500만 원을 책정했다. '처음처럼' 측은 이 예산을 홍보물 제작 업체로 선정된 '차OO다' 측과 나누어 사용할 예정이다. 41주년 행사위 측이 인쇄물 제작에 사용하는 예산은 모두 민간위탁금으로 국민이 납부한 세금에 해당한다.


 나씨는 지난 2018년과 2019년 5·18 행사위 사무처장을 역임한 2020년 1월 9일 인쇄업체 '처음처럼' 대표로 취임했다.


 이번 일은 5·18 행사위에서 2년간 사무처장을 역임하며 행사위 관계자들과 깊은 관계를 맺었던 A씨가 인쇄업체 대표가 된 후 행사위 사업을 따낸 사건이다. 광주 경제부시장이 퇴임 후 인쇄업체 대표를 맡아 광주시 현수막 인쇄 사업을 따낸 것과 다를 바 없다.


 언제부터인가 광주지역 사회에는 '오월'이라는 이름이 붙으면 잘못된 일에 대해서도 비판할 수 없는 분위기가 존재한다. 그러나, 5·18은 부당함에 맞선 위대한 사건인 만큼 잘못된 일에 대한 비판을 멈출 수 없다.


 이번 일은 명백한 '제 식구 챙기기'다. 불과 얼마전까지 행사위 사무처장을 맡았던 이가 대표를 맡고 있는 업체가 행사위 사업을 수주한 것이다. 이 계약은 철회되어야 한다.


 결과 : 2021년 5월 5일 41주년 행사위가 '홍보인쇄물 제작' 업체선정과 관련하여 내부 감사 결과 및 후속 처리 계획을 발표했다. 41주년 행사위 측은 문제가 제기되었던 현수막 계약에 대해 계약중단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41주년 행사위 측은 "감사 결과 제안서와 견적서 검토 후 내부 심사과정을 통해 업체 선정이 이루어졌다. 특정 업체 특혜의 의도는 아님을 확인했다"면서 "다만 입찰 공고(안내) 과정에서 정성/정량적 평가 등 세밀한 기준을 세우지 못함을 확인하였기에 이번 홍보인쇄물제작 계약 건은 무효화 하는 것이 사회적 눈높이에 맞음을 41주년 행사위에 권고한다"라고 밝혔다.


 사후처리에 대해서는 "감사 결과 권고대로 이번 '홍보인쇄물 제작' 계약 및 추진사항은 5월 4일자로 중단하고, 기존 선정된 업체와 계약중단 협상을 진행하겠다"라며 "투명하고 공정성 있는 외부기관에 업체를 추천받아 올해 홍보업무를 차질 없이 진행하겠다"라고 강조했다.


 41주년 행사위 측은 향후 제도개선 방안으로 "입찰 공고 시 보도자료 배포, 관련 조합 홈페이지 게시, 광주시 등 유관기관 홈페이지 안내를 통해 정보가 제한되지 않고 공유될 수 있도록 하겠다"면서 "입찰심사 시 외부 포함한 심사위원 구성, 정성적/정량적 평가가 가능한 세부 심사 기준 마련을 마련하겠다"라고 덧붙였다.


 이번 사안은 오마이뉴스에도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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