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 의아한 제목이다. 그들에 대해 조금만 안다면, 적어도 신천지에 많은 '여성'들이 존재한다는 사실은 상당히 상식적인 이야기다. 실제로, 신천지 내부에서 여성은 전체 구성원의 60%를 차지한다. 신천지 최대 구성원은 '여성'이다. 그러나 그들이 평등한 인간으로서 인정받는가 하면, 결코 그렇지 않다. 신천지는 여성을 동등한 인간으로 인정하지 않는다.
우선, 주요 간부들의 구성을 보자. 신천지에는 교주에 해당하는 총회장 이외에도, 일곱 교육장, 열두 지파장, 스물네 개 부서장이 있다. 이들 44인의 주요 간부들 중, 여성은 단 한 사람도 없다. 한때 널리 알려진 김남희 전 압구정 센터장을 제외하고는, (애초에 교주의 '아내' 역할로 내세워졌기도 하고) 조직 내에서 나름 이름이 알려진 여성 간부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다.
여기서 말하는 24개 부서장은 총회 소속이고, 이외에도 각 지파별, 각 구역별로 부서들이 따로 존재하는데 그곳들에서도 여성이 대표자인 경우가 흔하지 않다. 특히 내부적으로 가장 인정받는 '강사'들 중에서는 여성을 찾아볼 수 없다. 여성들은 열성적인 신도 혹은 '전도사' 역할을 맡는다. 남성의 경우, '전도사'를 맡아도 금방 강사로 올라간다.
신천지 여성 신도들은 들어보지 않았겠지만, 남성 강사들 중에는 남성들만 있을 때 이런 이야기를 공공연하게 하는 사람도 있다. 그는 여성이 1명이라도 있을 때에는 결코 이런 이야기를 꺼내지 않고, 여성들이 일도 잘하고, 헌신적이라고 이야기한다.
"사실 말씀이라는 게 성경적으로 '씨앗'이라 볼 수가 있지. 이 씨앗, 육체적으로 누구한테 있어? 남자한테 있잖아. 하나님도 사실 남자 좋아하는 거야"
60%가 여성인 집단에서 주요 간부는 커녕 일선 강사들 사이에서도 여성을 찾아볼 수 없는 걸 보면, 극단적인 차별의식이 느껴져 서글퍼지기까지 한다. 교주 이만희 역시 대놓고 성차별 의식을 드러낼 때가 있다. 구성원의 60%가 어떻게 이런 취급을 받을까 싶지만, 애초에 한국사회라 해서 무엇이 다르겠는가.
신천지에는 우선 전도 대상이 있다. 시간이 많고 경제적 여유가 있는 사람이 우선 포섭 대상이다. 부자에게는 강사들이 찾아가서 수업을 해주기도 한다. 신천지는 특히 여성에게 '경제적 여유'를 더 중요한 기준으로 제시한다.
신천지는 전도하기에 적합한 사람을 내부적으로 '합당한 자(합자)'라고 부른다. 반대로 전도 제외 대상도 있다. 일명 '적합하지 않은 자(비합자)'다. 낙태를 경험한 사람, 우울증 등 정신 문제를 앓고 있거나 앓았던 사람, 장애인과 성소수자는 포섭 대상에서 제외된다. 신천지는 전도 대상의 장애여부나 성적 지향 여부를 데이터 베이스에 기록하여 다시는 이 사람에 대한 전도가 진행될 수 없도록 한다. 신천지는 최종적으로 '인맞은 14만 4천 명'이 모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인맞은'은 바꿔 말해 '도장 찍힌' 정도의 의미로 '교리 공부를 마친 사람' 정도로 통용된다.
결론적으로 신천지는 이들 14만 4천 명이 천국에서 '제사장'으로 군림하며 영원한 육체 영생을 누린다고 한다. 만에 하나, '천국'에서도 극소수 14만 4천 명이 제사장으로 섬김을 받는다면, 그것은 결코 평등세상도, 이상 세계도 아닐 것이다. 심지어 그 자리에 장애인, 성소수자와 같은 이 세상을 함께 살아가는 동료 시민들이 배제된다면, 많은 사람들은 그곳에서 신에 맞서야 할 것이다. 당신들이나 '천국 제사장'하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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