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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주 Feb 15. 2022

잘나가는 여자들에겐 커뮤니티가 필요하다

여자들에게 커뮤니티는 어떤 의미일까? 보통 여자들의 커뮤니티는 출산과 동시에 본격적인 가도를 걷는다. 발 빠른 여자들의 경우는 이미 임신 전부터 네이버 카페나 산부인과 사이트를 통해 커뮤니티를 찾게 되고 커뮤니티를 형성해 나가는 등 커뮤니티를 적극 활용하기 시작한다. 


여자들의 커뮤니티는 정보로 시작한다. 전혀 미지의 세계인 임신이라는 세계를 접하게 되면 궁금한 것이 그렇게도 많아진다. 나 역시 첫 아이를 임신하기 전에 네이버 최대 맘 카페에 가입을 했고 임신한 후에는 적극적으로 그곳에서 정보를 검색하고 또 궁금한 질문 외 병원 정보까지 맘 카페에서 출산에 대한 모든 것을 섭렵했다. 


출산 이후에는 아이 발달에 관련한 정보와 아이와 비슷한 연령대의 엄마들을 찾으며 공감대를 형성하려 애쓴 기억이 난다. 이렇게 온라인상에서 커뮤니티를 형성하는 것 외에도 산부인과나 흔히 말하는 조리원 동기 모임을 통해서는 오프라인 커뮤니티를 형성하며 무리를 만들어 나가기 시작한다. 오죽하면 조리원에 조리를 하러 가는 목적보다 조동이라고 하는 조리원 동기를 만들기 위해 조리원을 선택하는 사람도 적지 않으니 말이다. 물론 아이셋 출산 때마다 조리원을 다녀왔지만 조동 한 명 없는 나 같은 엄마도 있다. 내 경우에는 크게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고 무리에 끼는 것보다는 혼자 내 영역을 영위하는 것이 편한 사람이기에 조리원에서는 조리만 했다. 



그렇게 온오프라인을 통해 여러 루트로 여자들은 커뮤니티를 만들어 나가고 그 커뮤니티 안에서 자기만의 영역을 확보한다. 물론 정보만 쏙 얻어내는 사람도 있고 (나는 지역 카페에서 필요한 정보만 검색하고 궁금한 것만 질문을 올리는 편이다) 정보 이전에 관계에 대한 열망이 있는 여자들은 직접적으로 액션을 취하며 커뮤니티를 형성하기도 한다. 나 역시 정보만 알아내는 수단으로 지역 카페를 활용하다 작년부터 커뮤니티에 대한 생각이 바뀌면서 그곳의 생태를 알고 싶은 마음에 다이어트방에 들어가는 노력을 가했다. 작년 10월부터 시작된 다이어트방 커뮤니티는 지금껏 이어지며 최애 구성원들로 다이어트뿐 아니라 여자 생활 전반에 걸친 부분들을 공유하고 우리만의 공감과 위로로 공동체를 단단히 세워나가는 중이다. 


여자들의 커뮤니티는 정보 그 이상의 끈끈함이 형성된다. 여자에게 있어 관계라는 건 살아 숨 쉬는 피부와도 같은 영역이기 때문이다. 여자들의 커뮤니티는 곧 말이다. 그리고 말로 만들어진 관계이다. 그 말속에는 공감이 있고 동질감이 어린다. 그것이 여자들의 커뮤니티를 끈끈하게 만들어 주는 핵심이다.


여자들은 역량 있는 커뮤니티를 통해서 자신을 발견하고 성장하기도 한다. 단순 수다모임이나 브런치 모임은 일상 가벼운 스트레스를 터는 정도이겠지만 의식 있는 여자들로 인해 형성된 고급 커뮤니티도 제법 만들어지고 있다. 사실 여자에게는 두 가지가 다 필요한 영역이다. 이상만을 추구하기에 여자들은 감성이 충족되어야 하고 온갖 집안일과 육아에 찌들어진 심신을 달래줄 음식과 수다는 필수이기 때문이다. 더불어 나를 성장시키고 내 아이를 잘 키우기 위해서 적극적으로 배움의 길도 마다하지 않고 뛰어들기도 한다. 


나 역시 아이를 잘 키우고 아이에 대한 배움을 얻고자 우연찮게 경험한 부모 교육이 마중물이 되어 그 이후 새로운 부캐를 얻게 되었다. 아이를 알고자 함은 결국 엄마인 자신을 아는 길로 통하게 되어 있고 그 과정을 함께하는 동지들은 더할 나위 없이 친밀감을 형성하며 우리만의 이야기를 만들어 내는 길을 함께 한다.



모든 사람은 반드시 장점이 있기 마련이니 자신에게 어떤 장점이 있는지 모르겠다면 커뮤니티 활동을 해보라


사람은 사람 사이에 있을 때 자신을 알 기회를 얻는다. 특히나 여자들은 나 외 다른 여자들에 대한 관심이 지대하다. 질투를 하기도 하지만 그 질투를 기반 삼아 자신을 키워가는 동력을 얻게도 된다. 질투가 난다는 건 그걸 원하기 때문이다. 질투로 끝날 것이 아닌 그 질투의 내용을 내 것으로 만들면 나 역시 질투의 대상이 되어 또 다른 이의 성장을 도울 수도 있게 되는 것이다. 


사람은 사람과 있을 때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하기 마련이다. 그것이 나의 곧 장점이다. 사람들과 섞인 자리에서 내가 무엇을 하는지 살펴보자. 나는 사람과 섞인 공간에서 주로 말을 하는 것이다. 그리고 말을 이끌어 낸다. 혹여나 섞이지 못하는 사람이 있다면 말을 하도록 유도하기도 한다. 왜냐면 이것이 곧 나의 재능이자 장점이기 때문이다. 


내가 이 장점을 처음부터 알았던 건 아니다. 혼자 있을 때 전혀 알지 못했던 장점을 사람이 모이는 커뮤니티를 통해 어색한 순간을 견디지 못하고 그 어색함과 민망함을 피해보려 시작한 것이 말이다. 무리 속에 있을 때 아무런 말 없이 어색해도 아무렇지 않은 사람도 분명 있다. 하지만 난 그것이 세상 불편하기 때문에 그 자리를 떠날 거 아닌 이상 입을 계속 조잘조잘거리는 것이다. 그것이 어느새 나의 장점으로 자리 잡아 이제는 특기의 경지까지 오르게 되었다. 어느 자리에서나 말을 시작하고 말을 이끌어 내므로 내가 있는 공간의 분위기를 편하게 만드는 역량을 키워냈으니 커뮤니티 덕이라고 할만하다. 


우리가 나누는 이야기들이 돈이 되는 시대다


커뮤니티에는 이야기가 빠질 수 없다. 커뮤니티는 곧 이야기이다. 그곳에서 많은 이야기들이 쏟아지고 재탄생되어 지며 또 새로운 이야기들의 물꼬를 튼다. 내 이야기가 곧 너의 이야기이고 그렇게 우리의 이야기를 만들어 내며 우리가 하는 말들에 힘이 실린다. 그렇게 힘이 실린 이야기는 성장이 되기도 하고 성공이 되기도 하며 이야기의 영역은 더욱 확대된다.


운영하고 있는 부모 커뮤니티 '모나리자'를 통해서도 우리는 많은 이야기들을 만들어 낸다. 그곳에서 자신만의 이야기를 만들고 또 다른 이의 이야기를 이끌어 내고 마침내 우리의 이야기로 승화시키며 커뮤니티의 진정한 연대를 이루어 나간다. 




여자들은 여자로 살다 아내와 엄마가 되면서부터는 내 인생이 아닌 다른 이의 인생을 위해 거드는 존재로 전략해 버린다. 관계가 중요한 여자들에게 결혼이나 출산 이후 형성되는 관계에 대한 책임은 이상하리만치 여자들 스스로 짊어 버리려 한다. 관계 안에서의 애씀은 곧 여자 자신을 돌아볼 수 없게 만들고 책임져야 할 것들만 여자를 둘러싸며 관계가 틀어져도, 문제가 생겨도 그 문제를 여자들의 몫으로 남겨 이상한 죄책감을  스스로 지게 만들어 버린다. 관계 이전에 여자들은 반드시 여자 자신으로서 자립을 해야만 한다. 우리가 관계 안에서 얻어낸 그 효과들을 여자 개인으로서 녹여내어 장점으로 전환시키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한다. 남자가 되었든 여자가 되었던 자신으로 살지 못하면 인생의 길은 반드시 잃게 되어 있다. 인생이란 여정이 자신을 찾아가는 과정이라는 말아 결코 그냥 있는 말이 아니다. 


여자들이 결혼과 출산 이후 자존감이 떨어진다는 말이 왜 생겨날까 한 번쯤 생각해볼 만하다. 자신으로 살아내는 시간이 없기 때문이다. 이름 석자 내걸고 내 이야기를 하는 곳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내 이름 석자 걸고 내 이야기를 펼칠 수 있는 커뮤니티가 당신은 있는가? 없다면 당장 어느 커뮤니티라도 뛰어들어 자신의 이름을 당당히 외치길 바란다. 


커뮤니티 안에서 형성된 연대는 힘이 세다. 그 힘이 곧 개인의 힘이고 단체의 힘이 되어 모든 이의 삶을 삶답게 살아내게 한다. 삶은 혼자 가는 길이지만 결국은 개인의 모든 삶이 연결된다. 그 연결의 중심을 걷고 있는 여자인 당신의 삶을 응원한다.



<잘 나가는 여자로 살 수 있는 5가지 방법>
1. 소통하라는 것
2. 관심사가 비슷한 사람끼리 모이기
3. 생각만 하지 말고 실제로 행동하기
4. 아이를 위한 인생을 살지 말라
5. 평생 배우라







*모나리자 북클럽에서 선정한 도서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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