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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낙하

by 탄주

1. 중력가속도

높은 곳에서 떨어뜨린 물체는 낙하하면서 속도가 점점 빨라집니다. 이렇게 물체의 속도가 점점 빨라지는 운동을 가속도 운동이라고 하지요. 이는 그 물체에 작용하는 모든 힘의 합력(알짜 힘)이 0이 아닐 때 하는 운동입니다. 알짜 힘이 운동 방향이면 속도가 빨라지고 운동 반대 방향이면 느려지며 직각 방향이면 운동 방향이 바뀝니다.

10초 만에 속도가 0에서 20m/s로 증가했다면 이 물체의 가속도는 1초에 2m/s씩 증가했으므로 가속도는 2m/s ÷ 10s = 2㎨입니다.

손에 들고 있던 물체를 낙하시키면 물체를 받치던 손이 힘이 없어졌으므로 지구의 중력만이 작용하고 물체는 점점 빠르게 낙하하는데 이때 생기는 가속도가 중력 가속도입니다. 공기가 없는 곳에서 중력 가속도는 약 10㎨입니다. 이는 매 초당 속력이 10씩 증가한다는 뜻이고 5초 후에는 속력이 50m/s가 된다는 것입니다. 이때 낙하 거리는 속도에 시간을 곱해서 50m/s × 5s = 250m라고 하면 안 됩니다. 속력이 제일 빠를 때가 50이므로 그 사이 평균인 25를 곱해서 125m가 정답입니다.

그러면 높이가 500m인 건물에서 자유 낙하하면 몇 초만에 떨어질까요? t 초만에 떨어진다면 t초 후 속력은 10t가 되고 평균 속력은 5t 이므로 거리는 5 t² = 500에서 t = 10초가 됩니다. 따라서 자유낙하에서 시간(t)과 낙하 거리(S) 공식은 S =5 t²입니다. 이 공식은 공기의 마찰이 없을 것을 가정한 것이므로 실제와는 차이가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물체가 무겁거나 낙하거리가 짧을수록 잘 맞습니다. 중력 가속도를 약 10이라고 했지만 정확하게는 9.8입니다.


2. 중력 가속도는 물체의 무게와 무관하다.

고대 철학자인 아리스토텔레스는 무거울수록 빨리 떨어진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갈릴레이의 생각은 달랐죠. 무게에 관계없이 같은 속도로 낙하한다는 학설을 설명하기 위해 다음과 같은 사고 실험(思考實驗)을 제시했습니다.

“지금 10이라는 속력으로 낙하하는 무거운 돌과 5라는 속력으로 낙하하는 가벼운 돌이 있다고 하자. 이제 두 돌을 묶어 낙하시키면 돌이 더 무거워졌으므로 15라는 속력으로 떨어져야 한다. 그러나 빠른 돌에 붙은 느린 돌은 빠른 돌이 빠르게 가는 것을 저지할 것이므로 7.5의 속력이 되어야 한다. 이 두 해석이 모두 가능하면서 서로 모순인 것은 무거울수록 빨리 떨어진다는 가정이 잘못된 것이다.”

갈릴레오는 1589년경 그가 피사 대학에서 강의하던 시절 이탈리아 피사에 있는 ‘피사의 사탑’에서 무게가 다른 두 개의 쇠공을 피사의 사탑 꼭대기에서 동시에 떨어뜨려 두 물체가 동시에 지면에 도달하는 것을 여러 사람에게 보여주었다고 합니다.

또 아폴로 15호 우주비행사 데이비드 스콧은 공기 저항 없는 달에서 깃털과 망치를 동시에 떨어뜨려 동일하게 낙하하는 것을 영상으로 세상에 보여주었다고 합니다.

지구의 중력에 의해서 가속되는 것이 자유낙하인데 그 중력은 만유인력의 법칙에 의해서 물체의 질량에 비례합니다. 한편, 가속도는 뉴톤의 운동 제2법칙인 가속도의 법칙에 의해 질량에 반비례합니다. 중력을 구하기 위해서 물체의 질량을 곱하고 가속도를 구하기 위해서 질량으로 나누면 결국 질량은 소거되므로 질량에 관계없이 중력 가속도는 같은 값으로 계산되는 것이 오늘날 이론적 설명이 되겠습니다.


3. 공기 속에서 자유낙하

그러면 굵은 빗방울이 가는 빗방울보다 빠르게 떨어지는 것은 어떻게 설명할까요? 이는 공기의 저항 때문입니다. 자유낙하하는 물체는 공기의 저항 때문에 속력이 무한이 증가하지 않지요. 공기의 저항은 물체의 속력이 증가하면 급격히 커지지만 중력은 속력과 무관합니다.

따라서 낙하 초기에는 공기의 저항이 작아서 가속도가 10에 가깝지만 속력이 커지면서 공기의 저항이 증가면 가속도는 점점 작아지지요. 마침내 공기의 저항이 물체의 중력과 같아지면 더 이상 속도가 증가하지 않고 일정한 속력으로 낙하하게 되는데 이를 ‘종단속도’라고 합니다. 우리가 자유 낙하하는 물체를 볼 때는 대개 이 물체의 종단속도를 보게 됩니다.

종단 속도는 물체가 무거울수록 커집니다. 왜냐면 무거운 물체의 가속도를 없애려면 더 큰 속력이 필요하기 때문이지요. 물체의 무게는 질량에 비례하므로 그 무게를 상쇄시키려면 물체의 낙하 속력이 더 커야 합니다.

이것이 굵은 빗방울이 가는 빗방울보다 빠르게 떨어지는 이유입니다.

공기의 저항이 없다면 빗방울의 속도는 지금보다 4배나 5배로 빠르게 떨어져 비 오는 날에 빗방울에 맞아 죽는 사람도 생길 수 있습니다. 특히 우박이라도 떨어지는 날이면 하늘에서 기관총을 쏘는 것과 같을 것입니다. 다행히 공기의 저항으로 낙하하는 물체가 어느 속력 이상으로 커지는 것을 막아줍니다.


4. 스카이 다이버

종단속도에 영향을 비치는 요인으로는 물체의 무게뿐만이 아니라 크기와 모양도 있습니다. 스카이 다이버가 비행기에서 뛰어내리면 중력에 의해 가속되다가 종단 속도에 이르게 되는데 그 크기는 팔과 다리는 벌리고 있으면 180km/s 정도지만 팔과 다리를 오므리고 있으면 300km/s까지 이른다고 합니다.

시간차를 두고 뛰어내린 스카이 다이버들이 한 곳에 모여 묘기를 부릴 수 있는 것도 자세를 달리해서 종단 속도를 조절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만약 공기 저항이 없다면 늦게 떨어진 사람은 먼저 떨어진 사람을 영원히 따라잡을 수 없습니다.

지면에 닿기 전에 낙하산을 펼치면 공기의 저항이 커져 종단 속도는 급격히 줄어 30km/s 정도여서 무사히 지면에 안착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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