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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약사의 와인 이야기 - 9

Pét - nat에 대하여

by 블루머쉬룸

레스토랑이나 와인바의 와인 리스트에서 Pét - nat이라는 카테고리를 보신 적이 있나요? 생소하게 들리죠?

그런 탓일까요. 저는 어떤 레스토랑의 리스트에 Pet Not이라고 적혀있는 것을 본 적도 있어요. 아마 그곳은 반려동물이 들어갈 수 없는 곳인가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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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ét - nat은 Pétillant naturel이라는 프랑스어의 줄임말이에요. ‘자연적인 기포’라는 의미입니다.

그런데 도대체 어떤 기포를 자연적이라고 부를까요? 이에 알기 위해서는 우선 기포를 가진 와인, 즉 스파클링 와인을 만드는 방법에 대해 알 필요가 있겠습니다. ​


와인이 만들어지는 원리는 기본적으로 효모가 당을 알코올과 이산화탄소로 바꾸는 과정이에요. 스파클링 와인은 효모가 만드는 이산화탄소의 양을 극대화하는 것인데요. 그러기 위해 2차 발효라는 과정을 거쳐요. 한 번 발효된 와인에 당과 효모를 추가적으로 넣어주는 겁니다. 기본적인 원리는 이러하고 실제 스파클링 와인을 만드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는데요.





대표적인 세 가지 방법을 알려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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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 Tank method 입니다. 말 그대로 커다란 탱크에서 2차 발효를 시키는 방법이에요. 대량 생산에 용이해서 가성비 좋은 스파클링 와인을 만들 수 있는 방법이에요. 다만 이렇게 만든 와인은 향과 맛에 큰 깊이는 없다는 단점이 있어요. 이 방법으로 만든 대표적인 와인으로는 이탈리아의 Prosecco가 있어요.

두 번째, La méthode traditionnelle 이에요. 프랑스에서는 Dom Perignon 수도사가 개발한 방법이라고 주장하고 영국에서는 영국의 과학자 Christopher Merrett이 개발했다고 반박합니다. ​이것은 와인 병 안에서 2차 발효를 시키는 방법이에요. 발효와 숙성 중에 병을 조금씩 회전시켜줘야 하고 다소 긴 숙성기간이 필요하기에 이 방법으로 만든 와인은 값이 비쌉니다. 그러나 숙성에서 오는 구수한 빵 같은 매력적인 향과 풍부한 기포를 가진 좋은 와인이 만들어지죠. 이 방법으로 만든 대표적인 와인으로는 Champagne이 있어요.

세 번째, La méthode ancestrale 이에요. 이 방법은 인위적인 2차 발효 과정이 없습니다. 발효가 일어나고 있는 와인을 병에 넣고 밀봉해요. 그러면 병 안에서 계속 발효가 진행되며 탄산을 가진 스파클링 와인이 됩니다.

이 방법으로 만드는 스파클링 와인이 바로 Pét - nat이에요. 이렇게 만들어진 Pét - nat은 추가로 효모와 당을 넣지 않은 관계로 상술한 두 가지 방법들에 비해 기포가 좀 적어요. 그에 더해 인위적으로 2차 발효를 제어하지 않기에 병마다 와인의 발효 상태가 다를 수가 있어요. 하지만 잘 만들어진 Pét - nat은 Champagne과 비슷한 토스트 향과 상큼 새콤한 과실맛을 가진 사랑스러운 와인이 됩니다.



이제 와인리스트에서 Pét - nat을 발견하시면 한 번 마셔보세요! 실력 있는 생산자가 만든, 잘 보관된 Pét - nat이라면 그 생동감에 반하실 거라 믿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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