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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남지인 Sep 07. 2022

(취직 = 주식) 취직 후 성공은 100% 운빨이다.

아이러니한 대학과 직장생활

우리가 초등학교에 입학해 대학에 가지까지에는 그다지 많은 변수가 존재하지 않는다.


보다 공부를 잘하는 사람이 더 좋은 대학을 가게 될 것이며, 또 이보다 더 공부를 잘하는 사람이 의대를 들어갈 것이다.


그런데 취직은 정말 오묘하다. 공부 잘하는 사람이 좋은 직장을 들어가는 것은 나름 확률적으로 높은 것이지만 그 사람이 성공하는것은 100% 운에 달렸기 때문이다.


한번 내 얘기를 들어보자.



필자가 대학교 4학년때는 가장 인기 있는 과가 전자과, 화학과, 기계과였다. 이 학과들은 전화기 라고 꼽혔다.


그리고 일반적으로 전자과 학생들은 삼성전자를 들어가고 싶어했고, 화학과 학생들은 LG화학 및 LG생활건강, 아모레퍼시픽 그리고 기계과학생들은 현대중공업, 현대자동차 등을 목표로 했다.


친구중에 공부를 매우 잘하는 친구가 있었다 이 친구는 뛰어난 실력이 있었기에 현대자동차 R&D에 한번에 붙을 수 있었고 큰 문제 없이 회사에서 승진을 했다.


또 다른 친구는 기계과였으나 과에서 특출날 정도로 뛰어난 실력을 보유하지는 못했다. 그리고 원래부터 자동차에 대한 관심이 별로 없었기 때문에 현대자동차 대신 삼성전자를 지원했고 합격해 현재까지 다니고 있다.


그런데 이제 입장이 크게 바뀌었다. 현재 전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반도체다. 물론 2022년 기준 반도체 수요가 줄어들어 성과가 많이 악화되기는 했으나, 작년까지 삼성전자의 연봉 및 보너스는 정말 압도적인 수준이었다. 


이와는 반대로 현대자동차는 지난 몇 년 동안 연봉인상이 크지 않았다. 분명 대학교 성적은 현대자동차에 들어간 친구가 특출났으나 지금은 상황이 크게 변한 것이다.


우리가 대학교 4학년때 일자리를 구하면서 얼마나 그 기업의 미래를 상상하겠는가. 주식투자를 할때처럼 기업의 미래를 생각하기 보다, 나를 뽑아주는 기업에 들어가기를 간절히 원할 뿐이다.


이 같은 아이러니한 상황은 언론사에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이제 50~60대를 지나고 있는 부장님들이, 간혹 언론사는 너무 연봉을 적게 준다고 불평하곤 한다. 그런데 알고보면 이들도 다 사정이 있다.


2003년까지 일간지 신문기자의 초봉 월급은 70~80만원 수준이었다고 한다. 이에 반해 삼성전자는 30~40만원 수준이었다고 한다.


즉 이때는 뛰어난 사람이 기자가 되는 것이 당연한 시절이었다.


그런데 2002년 한국이 성공적으로 월드컵을 개최하면서 전세계적으로 삼성, LG브랜드가 퍼졌다. 이에 따라 국내 전자기업들의 수출물량은 천정부지로 치솟기 시작했고 이는 언론사와의 연봉을 역전시키는 결과를 낳게 됐다.


즉 2000년대 초반 뛰어난 스펙을 보유하고 있었던 사람들은 현재 보다 적은 연봉으로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지금 내가 조금 불합리한 처사를 받는다고 할 지라도, 너무 불평만 하지말자.


전세계는 그 어느때보다 혼돈으로 치닫고 있으며 내 일자리가 더 좋아질 수도, 더 나빠질 수도 있는 세상이 도래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지금 전세계 주식 시장은 혼돈이나 다름없다.


즉 내 일자리에 대한 미래는 혼돈이나 다름 없으며, 주식과도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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