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헬레나 Jun 09. 2022

혼자 있는 시간이 좋아

고등학생 때에는 수업을 다 듣고 학원에 가기 전 김밥천국에 가서 혼자 밥 먹는 것조차 못했다. 혼자 밥 먹기가 싫어서 편의점에서 삼각 주먹김밥을 사서 가는 길에 먹으며 배를 채우기도 했고 대학교에 들어와서도 그랬다. 어느 순간에서야 가끔 어쩔 수 없이 밥 먹는 시간이 생기고 나서 그 이후로는 그 시간이 나에겐 익숙해지기 시작했고 이제는 오히려 가끔씩 내가 혼자 있는 시간을 만들기 시작했다. 


묻고 대답하고 그런 시간이 아닌 온전히 나에게만 집중할 수 있는 시간, 혹은 지친 나 자신을 치유할 수 있는 유일한 시간이 되었다. 


어릴 때에는 괜히 혼자 밥을 먹으면 주변 사람들이 나를 외롭게 보지는 않을까 불쌍해 보이지는 않을까 생각이 들었는데 이제야 깨닫게 된 사실은, 사람들은 사실 나에게 관심이 그렇게 많지 않다는 것. 회사생활을 하면서 점심에는 직장 동료들과 같이 먹는 시간이 있지만 업무가 끝나고 중간에 나와서 저녁을 먹을 때든 주말에든 혼자 먹는 생활이 오히려 더 편해졌다. 그 북적북적한 사람들 사이에서 혼자 내 시간은 멈춘듯한 느낌이 들기도 하고 이야기를 하며 1시간을 보내는 시간보다는 내가 필요한 것들을 핸드폰으로 찾아보고 쓰는 것이 더 자유로웠다. 


나는 일주일의 7일 중 2일을 쉴 때면 하루는 친구들을 만나서 커피도 마시고 놀러 간다면 나머지 하루는 온전히 나를 위한 시간을 무조건적으로 만든다. 일을 하며 하루하루 쌓였던 업무로 바빴던 나의 생활 밸런스를 맞추기 위해 온전히 나를 위해 발전할 수 있는 나만의 시간을 만들기 위해서. 그게 무엇이 되든 상관은 없다. 


글을 써도 괜찮고, 특별하게 도자기 공예를 한다거나 그림을 그려도 좋다. 어떠한 날은 그냥 집에서 TV만 6시간 8시간 보고 그냥 보내도 괜찮다. 그 시간으로 내 마음이나 기분들이 충족이 되기만 한다면 말이다. 하루에 일어나서 나의 몸상태와 기분이 항상 다르듯 그 시간에 맞춰서 내 시간을 사용하면 된다. 어떠한 날은 어딘가를 나가서 시간을 보내고 싶다면 서점에 들어가서 2시간 동안 책을 읽고 나오고 다른 날은 몸이 찌뿌둥하여 무언가를 많이 하고 싶으면 아침부터 운동으로 시작할 수도 있다. 


현대사회는 바쁘게 흘러가는 시간들과 업무로 나를 돌볼 시간이 많이 없다. 그리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어떻게 나를 돌보고 치유해야 하는지 방법을 아직도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 그저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하고 싶은 대 로 그 하루를 보내면 된다. 남들이 나를 어떻게 보든 내가 남들에게 어떻게 비치든 상관은 없다. 나의 삶에 있어서 라이프 밸런스는 맞춰야 하며 그것을 할 수 있는 사람은 오직 나이기 때문이다. 이제는 나는 혼자 있는 이 시간이 너무 좋다. 시간이 빨리 흘러가든 느리게 흘러가든 온전히 나에게만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니 말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예의가 바른 사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