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어느 저 스펙자의 직장생활 성공기 - 4회

3不 : 일과 관계없는 것으로 쓸데없이 적을 만들지 말라.

by yesse

[가까이하기엔 너무 먼 종교]

종교. 이 또한 타협이 불가능하다. 내가 기독교인인데 상대방이 기독교를 비방한다면 서로 타협이 되겠는가. 아마 대거리를 하고 싸우거나 맞서기 어려운 상사라면 마음속으로 울분을 삭이면서 ‘저 사람 앞에서는 절대 속 깊은 얘기는 하지 않겠다’고 결심할 것이다. 마음의 벽이 생기는 것이다. 어쩌면 종교는 정치 보다 마음속에 상처가 더 클 수도 있다. 자기가 믿는 절대자에 대한 신념을 쉽게 바꿀 수 있겠는가. 반대로 종교를 가진 분이 안 가진 분에게 분위기 파악 못하고 선교를 시도하고, 종교 얘기를 수시로 꺼내는 일이다. 이 또한 종교가 없는 분들의 입장에서 보면 거대한 벽을 느끼게 한다. 물론 종교를 가진 분의 입장에서는 자기가 믿는 절대신앙을 모르고 사는 분을 보면 ‘이 좋은 걸 모르다니 답답’하다고 느낄 수 있다. 그러나 종교를 안 가진 분들도 자기 나름의 철학과 세계관이 있다는 사실을 인정해 주기 바란다. 그 철학이 매우 지적이고 체계적인 철학이든지 개똥철학이든지 그것은 중요한 것이 아니다.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고 사회규범 내에서 살아가는데 도움이 되는 철학이라면 존중받아야 마땅하다.

한 번은 이런 일이 있었다. 팀이 구성된 지 얼마 되지 않아서, 팀원 서로에 대하여 속속들이 모를 때였다. 점심식사 시간이었는데 최대한 그때 기억을 살려 상황을 재구성해 보겠다.

“이 과장 주말에 뭐 했어?”

“교회에서 1박 2일 수련회 갔다 왔어요”

“어디로?”

“강촌이요”

“거기 경치 죽이는 곳인데, 좋았겠는데”

“경치도 좋았지만, 역시 신앙생활이 인생에 도움이 많이 되죠”

여기 까지는 괜찮았다.

“요즘 세상을 보면 역시 믿음은 있어야 될 것 같아요. 기도도 하고, 마음의 위안도 받고, ……,”

점심 분위기가 약간 묘 해진다. 김 과장은 갑자기 구내식당 벽에 걸려 있는 TV에 집중하기 시작하고, 이 대리는 휴대폰을 만지작 거린다. ‘나는 괜히 물어봤네’ 살짝 후회하면서 먹는데 만 집중했다. 이날 이후 아무도 이 과장에게 종교 비슷한 얘기도, 주말에 뭐 했냐는 얘기도 꺼내지 않았다. ‘사내에서 나의 종교를 남에게 알리지 말라’

사내에서 종교적 대화는 지양하자. 논쟁은 더더욱 불필요하다. 이런 대화는 마음의 벽만 높인다. 부득이하게 종교 또는 종교 유사한 얘기를 해야 할 때는 먼저 상대 종교를 확인하는 습관이 오해를 줄인다. 가능하면 회사에선 일 얘기만 하자. 물론 현실적으로 일 얘기만 하긴 쉽지 않다. 그래서 더더욱 일과 직접적 관련이 없는 주제로 상처 남기지 않도록 서로 조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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