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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니 Sep 16. 2023

나는 왜 재난을 준비하나?

6편

이번 편에서는 재난을 준비하면서 왜 총기를 소지하고 훈련하는지에 대해 이야기해보려고 한다.



상황 #1

와이프가 몸이 안 좋아서 대충 저녁을 때워야 했는데 아이들이 그냥 맥도널드에 가자고 했다. 우리 동네 맥도널드 매장은 보통 한산한 편인데 대부분 드라이브 쓰루를 이용하기 때문인 것 같다. 아무튼 그날은 매장에 나와 우리 아이들 밖에 없었는데 한 남자가 밖에서부터 서성거리다가 안으로 들어와서 아무것도 시키지 않고 계속 앉아 있었다. 나는 주문을 하고 기다리는 줄 알았는데 곧이어 경찰차 두대가 왔고 경찰이 남자랑 이야기한 후 안으로 들어와서 매장 매니저와 이야기를 했다. 얼핏 들으니 부인이 안에서 일하고 있는데 무슨 이유인지 와서 아내를 찾고 방해를 하는 것이었다. 나는 바로 탈출 경로를 확인했고 남자는 출입구 앞에 앉아 있었다. 물론 경찰관 한 명이 매장 내에서 매니저와 이야기 중이었고 밖에 다른 다른 경찰들이 있었기에 아마도 남자의 신원조회나 기본적인 무장여부에 대한 조사는 이미 끝났을 것이라고 가정할 수 있었지만 완전히 안전한 상황이라고 생각되지 않았다. 무슨 이유에서인지는 모르지만 부부간의 갈등과 이를 신고한 아내 또는 아내의 직장 동료, 그리고 출동한 경찰관이 있는 이 모든 상황은 어떤 불안정한 상태의 남자를 굉장히 극심한 스트레스 상황으로 몰아넣을 수 있을 것이다. 이런 경우 만약에 그 남자가 총을 소지하고 있다면 나는 무엇을 할 수 있었을까? 나는 EDC를 소지한 상태였기에 내 pocket knife를 가지고 있었고 GHB도 가지고 갔었기 때문에 상당히 뾰족하고 강력한 tactical pen도 소지하고 있었지만 총을 가지고 있지 않았다. 실제로 나는 내 GHB의 지퍼를 열고 어떤 상황이 발생 시 내가 가지고 있는 최대의 무력을 확보하려고 했지만 만일 그 남자고 총을 소지하고 있었다면 어쩌면 아무 의미가 없는 것일 수도 있었다. 이때 사용할 수 있는 개념이 equalizer로서의 총기 소유이다. 최소한 상대방 수준의 무력이 확보되어야만이 나와 내 가족을 지킬 수 있는 것이다. 다행히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았고 매장 내에 있던 무장한 경찰관이 유사시에도 그 남자를 제압할 수도 있었겠지만 아니었을 가능성도 존재하는 것이다. 그 남자는 경찰에 의해 자리를 떠났다. 한국이었으면 별것 아니었을 상황이었지만 미국에서도 naive하게 생각할지는 각자의 판단일 것이다.



상황 #2

몇 주전에 살인범이 우리 카운티 (한국으로 치면 군 정도?) 감옥에서 탈옥했다. 브라질에서도 살인을 한 전과가 있고 미국에 불법으로 입국해 자신의 여자 친구를 잔인하게 살해한 자이다. 엄청난 인력을 동원했지만 몇 주 동안 잡지 못했고 그동안 이자는 차를 훔쳐서 활동 범위를 넓혔고 결국 어느 집에 칩입해 총기까지 탈취하게 되었다. 매일매일 다른 도로들이 통제되고 학교가 문을 닫고 주야로 수색활동이 이루어졌지만 쉽사리 체포하지 못했고 다행히 이번주에 체포되었다.

여기서 배울 수 있는 것 (lesson learned)

미국의 공권력은 생각보다 취약하고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는 범위가 적다. 일단 경찰 인력이 턱없이 부족하고 또 땅이 넓고 인구밀도가 작기 때문에 한국처럼 치안을 확실하게 통제하는 것은 평상시에도 이처럼 거의 불가능한 수준이다. 유사시에 law enforcement의 보호를 받을 것이라는 것은 멍청한 생각이다.

미국에는 이러한 극악무도한 범죄자들이 차고 넘친다. 기본적인 위험 수준을 한국 수준으로 생각하면 안 된다. 일단 총기로 무장이 가능하고 또 이곳에 연고가 없는 사람도 많기 때문에 유사시에는 약탈, 방화, 범죄가 만연하게 될 것이고 그 수준은 한국처럼 통제 가능한 수준이 아닐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훈련이 없는 총기소지는 아무 의미가 없다. 실제로 이 탈옥범이 가정집에 침입하여 총기를 탈취할 때 집주인이 이자에게 9mm 권총 여러 발을 발사했으나 단 한 발도 맞추지 못했다. 여러 상황을 가정하여 충분한 훈련을 하지 않는다면 공포탄과 같은 위협의 의미 이상은 가지지 못하고 실제 위협을 멈추게 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 반격으로 인해 더 큰 위협을 불러올 것이다.


미국에서 재난을 준비해야 한다면 좋든 싫든 반드시 총기를 소지할 수밖에 없다. 무장의 수준은 각자마다 다를 수 있지만 내가 생각하는 수준은 ulimately AR-15이 될 것이다. 현실적으로 많은 문제가 있기 때문에 아직 AR을 소지하고 있지는 않지만 늘 고민하는 부분이다.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내가 소유하고 있는 총기들에 익숙해지기 위해 최소한의 훈련을 하고 있다. 5 야드의 거리에서는 내가 원하는 목적은 달성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7야드에서도 어느 정도 자신감이 있다. 그러나 문제는 이동하는 타겟에 이에 더해 엄청난 스트레스 상황 등 외부적인 상황이 더해졌을 때 예를 들어 장전된 6발 이내에서 누군가의 위협을 멈출 수 있느냐이다. 실제로 반복된 훈련이 아니면 엄청나게 어려운 일이기 때문에 꾸준한 감각과 또 스킬을 향상하기 위한 훈련이 필요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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