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법적인 방법으로
오랜만에 글을 쓰기 때문에 어그로를 위해 조금 자극적인 제목을 달아보았다. 타이밍을 약간 놓쳤지만 한국에서 한바탕 마약 이슈가 뜨거웠기에 관련 글을 써보려고 하는데 나는 내가 경험해 봤거나 최소한 어느 정도 아는 분야에만 글을 쓰려고 하기 때문에 한국의 연예인 마약 사건을 논하거나 미국의 마약 문제를 이야기하는 것은 내가 할 수 있는 것들이 아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나의 ‘대마 경험담(?)’에 대해 이야기해보려고 한다.
경험담을 이야기하기 전에 먼저 이 글을 읽는 분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는 이 글은 정보 글이 아니라 그냥 재미를 위한 글이라는 것이다. 나는 아무런 의학적 지식도 없고 내 의학적 경험이 다른 사람에게도 동일할 것이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이 아니다. 또, 미국에서는 합법적인 방법이 이 글을 읽는 한국분들에게는 중범죄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미리 말하고 싶다. 마지막으로 확인해야 할 것은 나는 사실 ‘대마 (Marijuana)’를 피우는 것이 아니라 CBD와 THC 성분을 이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나는 20여 년 전 목을 다쳤었다. 어린 나이에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관리도 안 하고 치료도 게을리했으나 나의 젊은 몸이 어떻게든 자연 치유되었고 큰 문제가 없었다. 그 이후 직업적으로 듀얼 모니터를 주말 빼고 하루 평균 최소 8시간씩 (대부분 12시간 이상) 15년 이상은 쳐다보고 있다. 그러다 보니 거북목을 넘어 목뼈는 일직선이 되었고 목의 통증은 단순히 목 통증뿐만이 아니라 두통과 소화 장애까지 엄청난 삶의 질의 저하를 가져왔다. 당연히 정형외과 전문의를 만났고 한국에서는 비싼 돈을 주고 물리치료 도수치료도 받았었다. 미국에서는 더 비싼 돈 (수백만 원)을 주고 Chiropratic 치료를 몇 달이나 받기도 했다. 그러나 스트레스가 더하면 증상은 악화되어만 갔고 마지막으로는 통증 관리를 위해 신경외과 전문의가 처방해 준 진통제, 신경안정제, 근육이완제를 하루 세 번이나 먹어야 했다. 수년간 진통제와 신경안정제, 근육이완제를 매일 먹다 보니 주치의와 많은 사람들이 걱정을 했고 나 역시 많은 걱정이 되었지만 약을 먹지 않으면 많은 날 일상생활이 거의 불가능했다. 의사에게 목뼈 교정을 받고 운동을 하고 하면 약을 안 먹어도 됐지만 비용이 어마어마했다. 인간답게 살려면 이 목 통증을 줄일 수 있는 다른 옵션을 찾아야만 했다.
대마의 두 가지 주요 성분은 CBD와 THC인데 (물론 다양한 CBD 타입과 THC 타입이 있다) CBD는 사람을 취하게 만드는 기능 (흔히 말하는 high 하게 만드는 것)이 없는 대마성분이다. 따라서 대마의 긍정적인 효능만 활용할 수 있기 때문에 많은 나라에서 의료적인 목적으로 활용되고 있으나 대부분의 것들이 정부에 의해 과도하게 통제되는 대한민국에서는 CBD도 대마로 분류되기 때문에 소지와 사용이 불법이다. THC는 사람을 취하게 만드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대한민국에서는 당연히 불법이나 다른 나라에서는 소지와 사용이 이미 합법이거나 함량 제한이나 타입을 제한해서 제한적로 합법화하는 추세이다. 물론 미국이나 한국이나 어둠의 경로로 대마를 구해 피울 수도 있지만 나는 기호용으로 사용할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이런 방법은 당연히 고려사항은 아니었다. 따라서 나는 현재 medical 목적으로 합법적으로 THC를 사용 중이고 edible 형태로 섭취하고 있다. 이것은 한국의 법을 기준으로는 대마를 하고 있는 것이다. 당연히 한국에서 대마 검사를 하면 양성 반응이 나올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럼 개인적으로 느끼는 대마의 통증 제어 효과에 대해 이야기해보려고 한다. 지금까지 많은 향정신성 의약물을 사용해야만 했는데 - 진통 목적 및 나의 anxiety와 panic attack issue로 인해 - 대마 물질은 자연 물질이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중독성이 적고 부작용도 적다고 알고 있다. 물론 내가 통증이 있을 때만 소량 사용하고 있기 때문일 수도 있는데 지금까지 조금의 중독성이나 의존성도 느끼지 못했다. 소량 사용하게 되면 먼저 약간의 이완작용을 느낄 수 있고 근육이완제를 사용했을 때 같은 몸이 나른해짐을 느끼게 된다. 다만 근육이완제는 개인적으로 가끔 엄청 졸리고 어지러워서 움직일 수가 없는 부작용을 겪었는데 대마 성분은 그런 부분이 조금 더 자연스럽다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내 두통의 원인이 목의 근육이 수축되면서 머리의 근육을 당겨 생기는 두통이기 때문에 이 부분은 내 통증을 조절하는데 분명히 도움이 된다. 아편 성분의 마약성 진통제 같이 거의 통증을 잊을 만큼은 아니지만 - 미국에서는 종종 통증 조절용으로 사용됨 - 그래도 많은 도움이 되고 또 대마 성분은 근육이완제와는 달리 엄청 drowsy 해지지 않기 때문에 일상생활이 가능한 장점이 있다. 그러나, 당연히 잘못 사용하거나 과도하게 사용하면 그냥 대마초를 피우는 것과 당연히 동일한 부작용을 얻게 된다. 어떠면 중독이나 의존이 될 수도 있다. 잘 알려진 부작용으로는 구역질, 어지러움증, 입마름이 생기는 것과 심장 박동의 증가와 panic attack을 불러오는 것이다. 나도 부작용을 전부 경험해 봤고 이 부분은 얼마큼 대마 성분을 사용하느냐 (보통은 mg 기준으로)와 그날의 컨디션에 좌우되기 때문에 굉장히 조심해야 하는 부분이다. 잘못하면 통증보다 더 큰 고통을 경험할 수도 있는 것이다. 개인적인 경험으로는 술에 만취한 상태와 비슷한데 여기에 panic이 더해지는 것이라고 할 수 있겠다.
통증 조절 외에 recreational 목적으로 사용할 경우 어떠한지는 이 글을 읽는 분들이 대부분 한국인이므로 자세하게 쓰지는 않겠으나 술을 마시는 것에 비교할 수 있을 정도라곤 할 수 있을 것 같다. 적정량을 섭취하게 되면 relaxation과 feelings of euphoria를 느끼게 된다. 또, 내 경우 보통 식욕이 늘어나는 편이다. 더 나아가면 약간 취한 듯 발음이 꼬이거나 사고가 늦어질 수도 있다. 지속시간도 술 취한 것과 비슷한 정도이다. 다만 진짜 취할 정도로 사용하게 되면 만취 상태와 약간은 다른 high 상태가 되고 나아가서는 정상활동이 불가능해지는 stoned - 상태가 되는데 이것은 종종 인식의 변화 (시간이 느리게 가거나 점프하는 것)를 일으키기 때문에 매우 불쾌하게 된다. 이 상태가 되면 주변 사람들이 당신이 취해있다는 것을 분명히 인지할 수 있을 것이다. 사실 술을 마시는 것과 비슷하다고 할 수 있고 대마를 피우거나 한다고 해도 종종 한국 사람들이 상상하는 것만큼 드라마틱한 효과를 얻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한국에서 불법을 저지르는 위험을 감수할 만큼의 가치가 없다는 것을 분명히 하고 싶다.
이글이 브런치의 검열에 걸려 지워질지 매우 궁금하다. 나름은 대마의 의료적 활용에 대해 써보는 글인데 한국에서 내 의도대로 받아들여질지 모르겠다. 개인적으로는 암으로 고통받고 특히 식욕이 없으신 친구 아버지를 생각하며 그분이 대마를 사용하면 얼마나 좋을까 여러 번 생각했다. 마약성 진통제보다 더 인간답게 통증을 제어할 수 있고 또 특히 그분의 식욕을 증진시켜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슬람 다음으로 보수적인 한국에서 그러한 일이 일어날 일은 만무하기 때문에 안타까운 생각이 들었다. 검색해 보니 대마 성분 약이 있긴 하지만 엄청 비싸기 때문에 가족들을 위해 CBD 오일을 해외에서 사 오려다가 죄를 짓게 되는 엄마나 자녀들이 많다고 들었다. 검사 정권에서 이러한 문제를 고려할 가능성이 만무하겠지만 그래도 의료용 대마에 대한 사람과 정부의 인식이 바뀌었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