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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니 Mar 21. 2024

재외동포의 한국 방문

미국 동부에서 코로나 이후 처음으로

코로나 이후 처음으로 한국을 방문 중에 있다. 코로나가 끝난 지 꽤 됐지만 시간과 경제적 부담 때문에 방문하지 못하다가 꼭 방문해야 할 일이 있어 어찌어찌 2주 약간 넘는 일정으로 한국에 방문하게 되었다. 시간과 경제적 비용 문제도 있었지만 굳이 한국을 방문할 필요성이나 방문하고 싶었던 마음도 없었던 것이 사실이다. 향수병이 걸릴 정도로 좋은 기억만 있는 곳이라면 애초에 떠나지도 않았을 것이었다.


나는 스스로 한국인이라 생각하지만 법률상으로는 외국인으로 입국해야 한다. 내가 나고 자란 나라이지만 입국을 허가받고 방문을 할 수 있는데 한국과 미국은 비자 면제 협정이 있기 때문에 미국 시민은 간단히 K-ETA (Korea Electronic Travel Authorization)만 발급받아서 대한민국에 입국이 가능하다. 다행히 올해 10월까지인가 한국 여행을 독려하기 위해 미국인의 경우 K-ETA가 면제되고 있어서 이번 방문에서는 생략이 가능했다. 당연히 입국할 때는 원칙적으로 외국인 전용 심사대를 통과해야 한다. 다만 원래 대한민국 국민이었던 경우 존중의 차원에서 내국인 입국 삼사대로 입국이 가능할 수 있도록 법이 바뀌었다고 하는데 확인은 하지 못했고 별로 사람이 없어서 그냥 외국인 입국 심사대로 입국했다.


이번 방문 시 운전을 해야 했는데 당연히 한국 운전면허가 없기 때문에 미국 AAA에 가서 1년짜리 국제면허 (정확히는 IDP; international driving permit)을 발급받아 왔다. 렌트를 하지는 않았고 한국의 가족차를 운전했는데 아마도 IDP와 여권으로 렌트가 가능하리라 생각한다. 일정 중 일부는 호텔에서 투숙했는데 미국에서 호텔을 예약하고 왔기 때문에 호텔에 체크인 시 여권을 요구받았다. 외국인의 경우 여권 사본을 가지고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오랜만에 방문한 김에 한국의 수준 높은 의료 서비스를 맘껏 이용했다. (모두 비보험으로 제값을 치르고 이용했기 때문에 검은 머리 외국인으로 세금도 안 내고 혜택만 받았다는 비난은 사절) 진료 접수 시에 비보험이라고 알려 드리고 진료를 받았다. - 혹시 몰라서 다른 나라 국적을 취득한 경우라고 알려 드리기도 했음 - 항상 간호사 분이 비용에 대해 고지하고 확인 후 진료를 진행했고 접수 시 주민등록번호, 주소, 전화번호를 요구받았다. 크게 의미가 있는지는 모르겠으나 한국에 머무는 동안 쓰는 주소와 전화번호를 이용했고 문제는 없었다. 약국에서도 비보험이라고 미리 말씀드렸고 똑같이 비용이 많이 나올 거라는 이야기를 듣고 약을 받았다. 한국에서 약 50만 원 정도 의료비로 사용했는데 달러로 환산하면 현재 환율로 $377 정도 되는 것 같다. 그런데 이 $377이 무려 5개 다른 진료과 (치과 포함)에 처방약까지 포함하는 것이다. 미국에서 내가 이비인후과 전문의를 만나면 약 $330 정도 비용이 청구되었던 것 같다. (의료보험 적용 후) 한국에서 비보험으로 진료를 받아도 미국의 1/5 정도까지 내 경우에는 저렴한 것 같다. 거기에 의료의 수준도 높고 시간도 엄청 절약했기 때문에 비용은 한국에서는 많이 들은 거겠지만 내 경우에는 비용을 많이 아낄 수 있었다.


오랜만에 한국 방문이기 때문에 여러 사람을 만나서 밥도 먹고 쇼핑도 했다. 해외 카드가 대부분은 문제없이 결제가 되지만 한 회전 초밥집에서는 결제가 되지 않았던 경우도 있었다. (수년 전 마지막 방문 때도 문제는 없었다) 다만 어떤 경우는 미리 해외 카드라고 알려주어야 하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온라인 쇼핑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본다. 여러 번 시도했지만 정신건강에 매주 좋지 않아 결국 한국에 있는 가족의 카드로 결제를 해야만 했다.


교통의 경우 자차를 이용하지 않는 경우 대부분 카카오 택시를 이용했다. 카카오 택시 앱은 미국에서 미리 설치하고 와야만 미국 계정으로 사용이 가능하다고 해서 미리 설치하고 왔고 잘 작동하였다. (마지막 방문 시에는 카카오 택시가 없어 택시를 기다리다 못 잡고 지하철 한 정거장을 걸어간 적도 있음) 다만 주소들이 영어로 검색이 되어 조금 불편함 점이 있었다. 기사님들이 자꾸 티머니 결제하는 곳에 터치를 하시는 바람에 나중에는 해외카드라고 미리 알려 드리고 있다. 지하철의 경우 반드시 원화가 있어야 보증금을 내고 교통카드를 발급받는 것으로 알고 있다. 원화를 하나도 바꾸지 않아서 와이프가 누군가에게 받은 천 원짜리 한 장만 달랑 가지고 왔다. 그렇다고 지하철 때문에 돈을 바꾸기도 그래서 그냥 가족의 교통카드 기능이 되는 신용카드를 빌려 지하철을 이용했다. 나와 같은 경우가 아니라면 그래도 단돈 얼마라도 원화를 바꿔오길 추천드린다. 한국에서는 거의 현금 없이 생활이 가능하지만…


휴대전화의 경우는 다행히 한국의 가족이 미리 SIM 카드를 구해주어 한국에 체류하는 동안 사용 중인데 문제는 내 명의가 아니기 때문에 인증용으로 사용할 수 없다는 것이다. 배달의 민족으로 배달을 시키려고 했는데 내 명의 휴대폰이 없어서 결국은 포기해야만 했다. 우버이츠는 미국 카드가 될 걸로 생각하고 설치했는데 한국에서는 몇 년 전 서비스를 종료했다더라. 덕분에 한국의 맛있는 배달 음식을 한 번도 이용하지 못하고 미국으로 귀국할 것 같다.


하루에 시작은 꼭 모닝커피를 마셔야 해서 카페들에 자주 들렀고 또 내가 좋아하는 스타벅스에도 들렀는데 미국에서 마시기 시작한 아몬드 우유 라테가 한국의 어떤 카페에도 없는 것을 알게 되었다. 우유를 먹으면 속이 좋지 않는데 어쩔 수 없이 일반 우유 라테를 마시고 있다.



이제 거의 일정을 마치고 돌아갈 때 가져갈 선물만 살 일만 남았다. 오늘도 시간이 좀 있어 카페에 들러 카푸치노 한잔을 마시며 이 글을 쓰고 있는데 역시 주변 분위기가 다르다. 커피도 맛있고 카페도 예쁘지만 사람들이 많아 빨리 마시고 일어나야 할 것만 같은 느낌. 이제 진짜 일어나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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