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이 바뀌기 전, 그 사이의 날씨는 유난히 변덕스럽습니다.
따뜻하다가도 금세 차갑고, 맑았다가도 어느새 흐려지지요.
마치 우리의 오래된 생각과 마음들이 새로운 계절을 맞이하기 전, 크고 작은 변화를 겪는 모습과 닮아 있는 듯합니다.
그 시절, 평소와 다른 내 기운을 눈치챈 친구 S가 조심스레 말을 건넸습니다.
“괜찮아, 무슨 일이야? 말해봐.”
그 말은 나를 평가하거나 판단하려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그저 나라는 사람에 대한 순수한 호기심과 따뜻한 관심이 담겨 있었지요.
그 마음이 고스란히 저에게 전해졌고, 닫혀 있던 제 마음이 살며시 열리는 걸 느꼈습니다. 모든 이야기를 다 털어놓을 수는 없었지만, 그 순간만으로도 더할 나위 없는 위로가 되었습니다.
S는 특별한 조언이나 답을 주지 않았습니다.
그저 곁에 있어주며 이야기를 들어주고, 고개를 끄덕이며 미소를 지어주었을 뿐인데, 이상하게도 그것만으로 충분했습니다.
마치 마음속에 갇혀 있던 고민의 새들이 자유롭게 날아가 버린 듯,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습니다.
우리는 자주 연락하지는 않았지만, 일상 속에서 서로의 삶을 응원하고 마음을 보탰습니다.
그러다 보니 내 안에 이런 마음이 자라났습니다.
“나도 S에게 더 좋은 친구가 되고 싶다.”
그 순간, 깨달았습니다.
‘아, 내가 외로웠구나.’
너무 늦게 알아버린 내 마음이 조금 미안했습니다.
사실 나에게도 순수한 관심, 따뜻한 이해, 그리고 진심 어린 사랑이 필요했던 것이지요.
어느 날, 한 유튜버가 했던 말이 떠올랐습니다.
“진정한 사랑은 다른 사람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다. 그리고 세상을 사랑한다는 건 있는 그대로의 세상을 바라보며 사람들과 웃고 즐기는 것이다.”
다른 사람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듯,
나 자신을 있는 그대로 사랑하고 이해하며 소통해야 한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내가 나를 받아들일 수 있을 때 비로소 다른 사람도 받아들일 수 있고, 세상 또한 아름답게 바라볼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랑은 결국 세상과 사람을 연결하는 힘이며, 나와 다른 사람을 이어주는 다리가 되는 것이니까요.
헤르만 헤세도 이렇게 말했습니다.
“누군가를 미워한다는 것은, 사실 그 사람의 모습 속에 비친 나의 일부분을 미워하는 것이다.”
그 구절을 오래 바라보며 나는 생각했습니다.
다른 사람을 있는 그대로 사랑하자.
그리고 나 자신도 있는 그대로 사랑하자.
그저 순수한 관심과 호기심으로 마음을 열고,
내 앞에 선 사람을 따뜻하게 바라보자.
내가 살아가는 세상이 행복하려면, 먼저 나부터 행복해져야 합니다.
작은 이해와 소통으로 상대방을 품을 수는 있지만, 그 사람의 행복까지 내가 대신 책임져줄 수는 없습니다.
아무리 내가 사랑을 다해 전한다 해도, 마음을 닫아버린 사람은 그 사랑을 튕겨낼 수도 있습니다.
결국 행복은 누군가가 주어도 잘 받아들일 때
비로소 완성되는 것이지요.
사랑과 행복은 결국, 스스로가 열어야 하는 문입니다.
누군가가 그 문 앞에 따뜻한 꽃다발을 두고 갔다 해도, 내가 열지 않으면 방 안으로 향기는 들어오지 못하지요.
결국 우리의 삶을 가장 기쁘고 행복하게 만드는 것도, 우리의 몫입니다.
사랑을 주고, 사랑을 받고, 그 안에서 나답게 살아가는 것. 그것은 우리가 누릴 수 있는 많은 복중에 하나인 거 같습니다.
큰 사랑이 아니더라도, 사람에게는 작은 이해와 소통은 꼭 필요합니다. 하지만 중요한 건,
그것이 진심에서 비롯된 것이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진실된 사람에게 건네는 진실한 사랑이야 말로 우리의 삶을 따뜻하고 행복하게 밝혀주는 소중한 것이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