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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전상욱 Feb 13. 2024

느리게 가는 편지

편지

느리게 가는 편지


德和 전상욱


지지난해 오백칠십여섯돌 한글날

원당샘공원의 문화체험장에 참가했었다

지역 주민과 함께하는 갖가지 체험부스와

놀이마당이 펼쳐졌는데

느린 우체통이 눈에 띄었다

나도 예쁜 그림엽서 한 장 받아서

그동안 아내에게 못다 한 마음 몇 자 적어

우체통에 밀어 넣었다


그리고는

까맣게 잊고 지내던 어느 날

묵은지 같은 손엽서가 집에 배달되었다

그러고 보니 어느덧

한 해가 게 눈 감추듯 지나간 모양인데

그 뒤가 더 재미있다


아내가 조용히 내 손편지를 읽고

오래 묵혀서 신맛 단맛 짠맛이 난다며

가족 사진첩 지퍼 열고 제일 앞에 끼워넣고

심심할 때면 가끔 열어보면서

웃음 짓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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