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8.16 , 바닐라라떼
2025.08.16 Av. los conquistadores 536 스타벅스에서
개발협력, International Development
개발협력의 길에 발을 들인 지도 어느덧 10년이 되어간다.
2016년을 기점으로 국제개발이라는 경력 기반이 형성되었고, 그 후 지금까지 나는 이 길을 걷고 있다.
사람들은 흔히 개발협력을 멋진 일이라 말한다.
교육, 보건, 장비 등 다양한 분야에서 지원을 제공하며, 더 나은 삶과 기본적인 서비스에 접근할 수 있도록 돕는 일. 듣기만 해도 가치 있고 의미 있어 보인다.
하지만 현장에서 마주하는 현실은 그리 단순하지 않다.
때로는 밑 빠진 독에 물을 붓는 기분이다.
왜 개도국은 여전히 같은 자리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걸까.
왜 중소득국으로 성장하지 못하는 걸까.
정치와 정부기관의 문제는 여전하다.
조금만 국민을 생각한다면 상황은 훨씬 나아질 텐데, 대부분은 자기 자리 유지와 개인의 이익에 몰두한다. 교육과 보건 예산은 늘 뒷전이다.
결국 공교육과 공공의료의 질은 낮을 수밖에 없고, 중산층 이상은 사립학교와 사설 병원으로 향한다.
매번 학교, 보건소, 병원을 새로 짓고 보수한다고 해서 … 매번 직원들 역량교육을 진행하면서..
근본이 달라질까.
이런 순간마다 깊은 현타가 몰려온다.
더 큰 회의감은 개발협력의 본질이 인도주의적 사고라기보다는, 기관의 성과와 브랜드 가치를 지키려는 비즈니스적 마인드에 치우쳐 있다는 점이다.
현실적인 대응이나 현장의 목소리보다 조직의 보고서와 이미지 관리가 우선되는 모습을 보면, 나는 또다시 회의감에 사로잡힌다.
최근에는 미국의 대규모 지원이 끊기면서 국제원조의 현실을 더 뼈저리게 느낀다. 트럼프 행정부 이후 사라진 막대한 자금은, 한편으로는 그동안 얼마나 무지막지하게 돈이 쓰였는지 되돌아보게 했다.
그리고 솔직히 말해, 트럼프 전 대통령의 결정을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다.
국제개발 협력을 축소하거나 중단하는 조치는 많은 비판을 받았지만, 자국민의 이익과 보호를 우선시하는 것은 지도자로서 당연한 책임이기도 하다.
결국 국제원조란 순수한 인도주의만으로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각국의 정치적·경제적 이해관계 속에서 결정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여전히 이 길 위에 서 있다.
완벽히 바뀌지 않더라도, 작은 변화를 만드는 순간들이 있기 때문이다.
학교에 새 교실이 생기고, 병원에 장비가 들어오고, 수혜잘들에게 물품이든 장비를 지급하면서
한 가정이 희망이 생기는 순간—그 작은 장면들이 모여 내 마음을 다시 움직인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생각한다.
“이 길은 여전히, 걸을 만하다.” 하지만…
이 불안정한 직업 속에 한편으로 또 생각한다.
“앞으로 나는 무엇을 하며 살아가야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