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참 이상해
전부 하나같이 대통령 되려고 태어난 사람들 같다.
반들반들 돌아가는 눈동자
일 년 내내 선거 궁리만 하네
대통령 되는 게 인생 꿈이 되어버린 사람들
판사, 검사, 변호사도 대통령
대학교수, 총장도 대통령
시장, 군수, 도지사, 장관, 사장, 회장 등도 대통령이다.
모두가 경쟁하니 모두가 경쟁자다.
그들에게
이 세상 모든 것들은
저 꼭대기 대통령 되기 위한 계단, 사다리, 징검다리일 뿐
국민을 위한다?
세상을 이롭게 한다?
그 말 진정일까 믿어도 되나?
이 순간 우리는 그들의 도구일까 수단일까?
너와 난 갈 길이 달라
아무도 서로 궁금해하지 않아
동물원 사자에게 내가 구경꾼인가, 아니면 사자가 구경꾼인가?
내가 구경하면 내가 구경꾼이고, 그가 구경하면 그가 구경꾼이다.
처음 갔을 땐 내가 그를 구경했다. 반짝반짝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이제 가면 사자가 나를 구경한다. 찌들어 왔다고.
대통령이 되면 뭐가 좋을까?
가만있어도
맛있는 거 입으로 들어오고
가만있어도
저절로 배설되는 걸까?
말 한마디로 천하가 움직이나?
대통령의 본질은 무엇일까?
5년 임기 아침저녁 TV 뉴스로 좀 나오고
떵떵거리고 힘 좀 쓰다가
밑에 얘들 부정부패 눈감거나 모르고 지내다가
임기 조금 지나 서초동 부름 받고
구치소 잠깐 들렀다가
결국 감옥살이로 결말나는 막장 드라마의 주인공
'국민 여러분' 어쩌고 저쩌고 연설 몇 번하고
왕 노릇 좀 하다가
오버해서 욕먹고 손가락질당하는
그렇고 그런 자리, 그런 직업, 그런 병
그건 바로 환자잖아
사람들은 역사도 안 배우고
확률도 모르고 논리도 없고 판단도 못하나 봐
다들 기억 상실증 환자들인가 봐
뻔한 낭떠러지 결과에도 끝없이 이어지는 대통령 대통령 줄 그리고 따르는 졸개들
큰 욕심에 큰 색안경
선거판 그물에 북적대는 크고 작은 물고기들의 북새통
아수라장
남들 다 불타 죽는데 자기만 아니라 우기며 덤벼드는 불나방 떼
대통령병 중환자와 나방의 차이는 뭘까?
날개가 있고 없고일까?
과욕일까 색안경일까?
날개 있는 나방은 날다가 불타 죽고
날개 없는 인간은 날려다 추락하는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