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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들어야 하는 말

동시

by 보리

꼭 들어야 하는 말

이현영

인라인스케이트 타다가 넘어져

엄마랑 같이 간 미래정형외과


예전에 아빠랑 단둘이 사는 경수가

교통사고로 입원한 곳이지


수족관이 걸린 대기실에 앉아서

열대어 보며 엄마랑 얘기 나누는데

여기 앉아 경수는 뭘 했을까

기다리며 뭘 했을까


화장실은 누구랑 가고

밥 먹을 때마다 누가 도와줬을까

붕대 친친 감고 주사 맞을 때

‘괜찮아, 금방 나을 거야.’

꼭 들어야 하는 이런 말은 누가 해 줬을까


“거기를 왜 올라가? 너 때문에 못살아.”

꾸중하는 엄마 목소리가

오늘은 꼭 들어야 하는 말 같다






<제11회 푸른문학상 ‘새로운 작가상’ 동시 수상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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