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보리 Feb 12. 2024

동시에 동시해 - 이준식 동시들

텅 빈 교실


아무도 떠들지 않는다.


아무도 싸우지 않는다.


아무도 혼나지 않는다.


아무도 배우지 않는다.


아무도 이래라저래라 않는다.


 


 


 


층간 소음


네, 1학년 2반입니다.


교실에서 뭐 합니까?

왜 이리 시끄러워요?


아, 아이들이

딱지 친다고 그럽니다.


그래도

너무 한 거 아닙니까!


얘들아, 우리 교실 밑에

교장 선생님이 있단다.


그럼, 더 세게 쳐요

교장 선생님도 올라와서 한판 치게.


 


 


 


현대문구 아저씨


경욱아, 팽이 이제 그만 사라.

엊그제도 사 갔잖아!

수민아, 지우개 사러 왔나.

저번에 산 분홍색 지우개는 우짜고?

현수야, 학교에 과자 들고 가도 되나.

마치고 나서 사 먹어라.

민규야, 너 살 거 없제.

구경 그만하고 빨리 교실에 가라.

어, 저 친구는 전학 왔나 보네.

니 이름이 뭐꼬?


 


 


1980년 경남 진주에서 태어나 진주교대를 졸업했습니다. 2010년 『어린이와 문학』에 동시로 등단해 작품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울산에서 초등학교 교사로 일하며 아이들과 함께 공부하고 있습니다.


첫 동시집 『나한테 밑줄 한번 쳐 줄래』가 출간되었다.

매거진의 이전글 동시에 동시해 - 남호섭 동시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