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화) 강원도 감자가 최고인 줄 알았네
나는 서울에서 살다가 왔다. 서울에서도 물가가 전혀 싸지 않은 강남에서 왔다. 그래서 미국 물가가 비싸봤자 라는 마음이 있었다.
그런데 예상이 빗나갔다.
여기서의 생활은 항상 그렇다. 생각처럼 되는 일이 거의 없다. 마트는 무지 많고, 무지 크고, 가격 또한 사악하다. 영양에도 나쁘지 않으면서 저렴한 식품을 을 고르고 고르다 보니 그중 하나가 바로 감자였다. 한국에서 많이 본 한 손에 들어오는 노란 감자, 그리고 길쭉한 보라색 감자가 있다.
가격은 보라색 감자가 조금 저렴한 편이나, 왠지 노란색 감자에 마음이 가는 건 어쩔 수 없다.
된장찌개에 넣을 때도 감자볶음을 해 먹을 때도 "그래, 감자구나, 감자는 우리나라 강원도 감자가 최고지"
라는 생각을 무의식적으로 계속했다.
어느 날 냉장고에서 감자 재고를 많이 발견한 날
"뭘 해 먹지..."
"쪄서 먹어볼까?" "강원도 감자는 쪄서 먹으면 찰기가 지고, 너무 맛있는데..."
"미국 감자라니, 맛이 별로 일 것 같아..."
마음속의 대화가 대충 오고 간 뒤,
"쪄보자"
한국과 비슷한 방식으로 쪘다. 밥을 짓는 밥솥에도 몇 개 올려보고, 따로 냄비에 물을 담아 소금을 조금 넣은 뒤 찌기 시작했다.
적당 시간이 지난 후,
"우선 내가 한 번 먹어보자, "
"뜨거우니까 후후...."
맙소사!
"강원도 감자가 제일 맛있는 거 아니었어?"
맛이 좋았다. 아주 맛있었다.
조금 과장을 하면, 강원도 감자보다 맛이 더 좋은 것 같기도 했다.
실제로 그럴지도 모르지만, 나는 강원도 감자를 포기할 수는 없으니, 이 정도 칭찬만 하고 싶다.
나이 들면 어쩔 수 없다. 고집이 무지 세진다.
잠깐 생각했다.
나는 어쩌면 40 평생 한국이라는 땅에서만 줄 곧 살았는데, 매일 유연한 사고를 하자고 다짐하지만,
마음한구석에 있는 고정관념이라는 생각들이 뿌리를 내고, 깊게 깊게 자리 잡고 똬리를 틀고 있는 것이다.
물론, 나쁘지 않다.
물론, 당연하다.
물론, 자연스럽다.
입은 미국감자를 먹으며, 메이드인 코리아 나의 머리는 뭐든 팍팍 내어주는 나의 땅에 그리워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