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 설계사의 하루

감기에 걸린 부모님을 보며

by 행윤

오늘 아침, 엄마가 감기에 걸리셨다.


별일 아닌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기침이 오래가고

목소리도 잠기고, 식사도 잘 못 하셨다.

그러고 보니 아버지도 며칠 전부터 몸이 으슬으슬하다고 하셨다.


늘 건강하시던 분들이라

그저 며칠 지나면 나으시겠지 생각했는데

아프신 걸 보니까

왠지 마음이 철렁했다.


‘건강하실 때 준비하셔야 해요.’


고객들에게는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꺼내는 말.

하지만 엄마 아빠 앞에서는

그 말이 쉽게 나오지 않는다.

설계사이기 전에 자식이니까.

괜히 기분 상하실까 봐,

괜히 ‘나이 들었다’는 소리를 꺼내는 것 같아서.



하지만 오늘은 마음이 달랐다.


감기라는 작은 병에도

이렇게 약해지는 모습을 보니까

생각보다 건강이라는 게

쉽게 무너질 수 있는 거구나 싶었다.



엄마는 그러셨다.


“나는 옛날에 암보험 하나 들긴 했는데, 오래돼서 뭐가 어떻게 되는지도 모르겠더라.”

“그냥… 그거면 되지 않겠니?”


그 말이

왠지 모르게 마음에 걸렸다.


오늘 하루 종일

머릿속에 같은 문장이 맴돌았다.


‘지금 아니면, 언제 말씀드릴 수 있을까.’


나는 매일 사람들에게 말한다.

보험은,

병을 막아주진 못하지만

그 순간의 무너짐을

조금은 덜 아프게 해주는 장치라고.


그러니까 오늘은,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그 말을 꺼내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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