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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대표 Feb 24. 2021

왜 할까..킹덤..?

킹덤은 좋은데 엠넷은 싫은 이유

킹덤이 첫 방영을 앞두고 있다. 비투비, 아이콘, SF9, 스트레이키즈, 에이티즈, 더보이즈가 출연을 확정지었고 KPOP의 전설, 동방신기가 프로그램의 MC로 선정되었다. 라인업에 한 번 놀라고 엠넷과 사이가 안 좋았던 SM, YG의 대표 그룹이 방송에 출연한다는 거에 두 번 놀랐다. 엠넷이기에 가능한 KPOP 대축제인 킹덤은 이미 방영 전부터 KPOP 덕들의 가슴에 불을 지피고 있다. 코로나 19로 인해 콘서트도 못가며 트위터와 유튜브 등을 떠돌아다니고 있는 KPOP 덕들에겐, 프로듀스 시리즈 이후 모처럼 덕질을 불태울 수 있는 기회가 생긴 것이다. 출연 그룹들의 팬덤은 벌써부터 최애가 소화해줬으면 하는 컨셉과 곡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고 멜론, 유튜브, 기사 등엔 각 팬덤들의 댓글과 콘텐츠로 무장한 영업글이 한창이다. 


대중의 반응도 나쁘지 않다. 킹덤의 전작인 로드투킹덤이 KPOP 덕들 사이에서만 흥했다면, 그 전전작인 퀸덤은 팬덤과 대중 모두를 잡은 방송이었다. 멜론 차트 상위권 진입과 더불어 퀸덤으로 인해 (여자)아이들, 오마이걸은 커리어하이를 달리고 있다. 로드투킹덤이 말 그대로 킹덤으로 가는 길이었으니, 퀸덤의 정식 후속작은 킹덤으로 생각할 수도 있겠다. 엠넷 또한 MC로 동방신기를 섭외하고 MAMA에 킹덤을 위한 예고편 형식의 무대를 할애할 정도로, 꽤 긴 시간 동안 엄청난 노력과 애정을 쏟고 있다. 무엇보다도 출연진이 화려하다. ‘사랑을 했다’의 아이콘, ‘MOVIE’, ‘그리워하다’의 비투비 등 메가히트곡을 가진 가수들이 나오니 대중들의 입덕 장벽도 한층 낮아졌다. 이처럼 킹덤은 방영 전부터 KPOP 돌판을 널뛰기하듯 들어올리고 있다. 여러모로 긍정적인 이슈가 흘러 나오는 킹덤이지만, 걱정되는 점도 몇 가지 있다.  

정말 엠넷은..어떻게 이런 그림을 뽑을 생각을 한걸까..


가장 큰 걱정은 프로그램을 주관하는 방송사가 엠넷이라는 점이다. 방송 내적으로 보자면 엠넷은 이전부터 악마의 편집과 억지 관계성에 집착한 나머지, 정작 음악과 무대에는 소홀한 경향을 보여줬었다. 특히 전작인 ‘로드투킹덤’과 ’퀸덤’에서는 방송 분량 때우기용 게임과 억지 관계성 형성을 보여주는 등의 지루한 편집법을 선보였다. 시청자들이 원하는 건 아티스트들이 무대를 준비하는 과정과 그 후의 이야기 같은 음악적인 측면인데, 정작 그러한 내용은 너무나 짧게 지나가버렸다. 또한, 악마의 편집으로 각기 다른 무대의 리액션을 짜깁기하거나, 출연진의 멘트를 돌려쓰는 등, 10년 전 슈스케에서나 볼 법한 편집법을 아직까지도 쓰고 있다. 이제 시청자들도 내성이 생겨서 해당 편집법이 자극적이지도, 재미 있지도 않은 걸 모르나 보다.


방송 외적으로는 엠넷의 현 상황과 대중들의 인식이 문제다. 엠넷은 프로듀스 시리즈 조작 사태, 코로나 19로 인해 어느때보다도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 프로듀스 시리즈 폐지 후 명예회복을 위해 런칭한 ‘I-LAND’, ‘TO BE WORLD KLASS’도 큰 성과를 거두지 못했고, 일반인과 10대로 시선을 돌린 포커스, 더보이스, 캡틴 또한 큰 화제를 거두진 못했다. 엠넷의 자랑이던 KCON도 제대로 진행할 수 없게 되자, 엠넷은 자존심을 내려놓을 수 밖에 없었다. 요 몇 년 동안 재미를 보던 자체제작, 프로듀싱, 연예기획 사업에서 손을 잠시 떼고 예전의 플랫폼 역할로 회귀했다. 엠카운트다운, 댄싱9처럼 무대와 방송을 제공해주는 그런 역할 말이다. 


엠넷은 킹덤을 위해 자신들의 체면을 많이 내려놓았다. YG와 SM 등 기존에 사이가 안 좋던 기획사들에게 손을 내밀고 현재 대세인 빅히트와는 더욱 더 많은 프로젝트를 진행하려고 한다. 당장 2~3년 전만 해도 워너원, 아이즈원의 성공으로 프로듀싱에 대한 콧대가 높아서, 대형 기획사들하고 자존심 싸움 하던 때 하고는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 그렇다고 엠넷의 갑질이 변한 건 아니다.몬스타엑스의 킹덤 출연 거부 때문인지 몰라도, 스타쉽 소속 정세운, 크레비티의 출연이 제한되는 걸 보면, 참 답답하고 이해가 안 간다. 

동방신기가 킹덤 MC라니..정말로 킹덤이 되어버렸잖아...


그럼에도 킹덤의 성공은 업계에 꼭 필요한 단계이다. 콘서트가 불가능해진 지금 시기에, 고퀄리티 무대를 보여준다는 것만으로도 KPOP엔 큰 플러스가 될 것이다. 그리고 트로트 열풍에 밀린 아이돌 산업을 부흥시키기 위해선, 엠넷이란 거대 플랫폼이 필요하다. 엠넷은 불신하지만, 그들이 가진 영향력은 부정할 수가 없다. 그리고 당장 모든 방송사와 채널을 뒤져봐도 엠넷만큼 KPOP 산업에 대한 높은 이해도를 가진 곳이 없다. 출연 그룹들에게 ‘양날의 검’이겠지만, 그렇다고 안 잡아 보기엔 너무나 매력적이긴 하다.


어찌됐건 킹덤은 이제 방영을 앞두고 있다. 좋은 무대가 가득한 방송, 아무도 다치지 않는 방송이 되길 바라며, 출연하는 아이돌과 팬덤 모두 행복할 수 있는 방송이면 좋겠다. 그리고 엠넷은 킹덤을 통해 부활할 수 있게 될지 정말 궁금하다. 개인적으로 해당 부분도 집중해서 보면 더욱 재미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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