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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대표 Jul 05. 2021

KPOP과 세계관, 마블을 꿈꾸다

1. KPOP에 세계관이 이식된 과정

‘세계관’, 소설과 영화에서 가상의 세계 및 극의 배경으로 활용하기 위해 설정해 놓은 배경을 뜻한다. 요즘엔 소설을 넘어 영화, 드라마 등에 활용되며 무궁무진한 콘텐츠로 확장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스타워즈, 반지의 제왕, 마블 시리즈 등이 세계관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확장하여 큰 성공을 거둔 문화 콘텐츠이다. 근데 이런 세계관이 요즘엔 KPOP에서 가장 활발하게 사용되고 있다. 해적, 우주적 존재, 여신, 최근엔 AI와 4차 산업혁명, 메타버스까지..! KPOP은 마치 블랙홀처럼 다양한 컨셉을 흡수하며 세계관을 확장해가고 있다. 도대체 어떠한 이유로 세계관이 KPOP이라는 음악 장르와 만나게 된 걸까? 



BTS와 EXO의 성공

세계관의 등장은 KPOP 내부와 외부에서 이유를 찾을 수 있다. 내부적으로는 BTS와 EXO의 세계관이 성공적인 전략으로 통한 점이다. EXO는 데뷔 초부터 초능력을 통한 초월적인 존재라는 세계관을 펼쳐나갔다. EXO 멤버들은 EXO PLANET이라는 행성에서 온 외계인이라는 베이스 위에 쌍둥이, 월식과 일식, 초능력 등 매력적인 컨셉이 더해져서 한 편의 영화 같은 세계관이 완성되었다. BTS는 ‘화양연화’, ‘LOVEYOURSELF’ 시리즈를 통해 방황하는 청년과 인간의 감정을 다뤘다. 이 스토리는 전세계적인 공감을 불러 일으켰고 BTS를 빠른 시간 안에 세계에서 가장 핫한 보이 그룹으로 만들어주었다. 

EXO와 X-EXO의 대립을 다룬 EXO의 'OBESESSION'

EXO의 세계관은 콘서트와 멤버들의 솔로 앨범을 통해 이어진다. 그리고 뮤직비디오에 다양한 연결 장치와 이스터에그를 숨겨 놓으며, 팬들에게 새로운 콘텐츠를 제공한다. BTS는 자신들의 세계관을 바탕으로 음악 넘어 다른 장르까지 확장하고 있다. 게임, 캐릭터 사업, 최근엔 드라마까지 확장하며, BTS 세계관의 지평을 넓히고 있다. EXO는 재미와 스토리 측면으로, BTS는 공감과 위로의 측면으로 세계관을 발전시켰다. EXO의 세계관이 범우주적인 스토리텔링에 기반을 둔 엔터테인먼트 측면이 강하다면, BTS의 세계관은 자아의 성장과 충돌에 초점을 둔 현실세계의 스토리텔링으로, 공감과 위로의 측면이 강하다. EXO의 세계관은 재밌고 BTS의 세계관은 공감이 간다. 

BTS의 캐릭터 사업, 타이니탄

두 그룹의 세계관은 KPOP에 팬들의 2차, 3차 콘텐츠라는 새로운 영역을 활성화시켰다. 팬들은 세계관을 바탕으로 앞으로의 내용을 예측하는 콘텐츠를 만들거나, 기존 MV, VCR 등을 분석하며 해석 영상을 제작하기도 한다. 이는 세계관과 MV라는 소스 하나가 얼마나 무궁무진한 콘텐츠로 발전할 수 있는지 보여줄 수 있는 사례이다. 세계관이 점차 복잡해지고 구체화되다 보니, 이를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사례도 많이 나오고 있다. 이 세계관을 바탕으로 한 다양한 굿즈, IP 사업도 점차 활기를 띄고 있다. 이처럼 BTS와 EXO의 KPOP 시장 내부적인 성공은 이후 나타날 아이돌 4세대에게 엄청난 영향을 끼치게 된다.


KPOP, 마블을 꿈꾸다

세계관의 등장, 외부적 요인으로는 마블 세계관의 엄청난 성공이다. 마블은 자사의 IP를 통해 영화를 만들고, 그 세계관 안에 캐릭터와 스토리를 유기적으로 연결시키며 엄청난 성공을 거뒀다. 그리고 이 외부적 요인에 가장 큰 자극을 받은 사람이 이수만 SM 대표 프로듀서이다. 이수만 프로듀서 입장에선 자신의 SM 엔터테인먼트가 마블이 되지 말라는 법도 없다. 이미 샤이니, EXO, 레드벨벳, NCT 등 매력적인 그룹들을 보유하고 있고, 마블의 어벤져스처럼 팀업으로 멤버들을 구성해서 새로운 그룹을 만들 수도 있다. 마치 슈퍼엠처럼 말이다. 이 부분에 대해선 추후 더 자세히 다룰 것이긴 하지만, SM의 최근 행보를 보면 완전히 마블을 벤치마킹 한다는 걸 알 수 있다. 

영감님..당신은 도대체...

최근 SM 소속 가수들의 MV를 보면, 각자 그룹 간의 세계관을 연결하려는 시도가 보인다. 그리고 보아, 동방신기처럼 세계관이 없던 그룹에게도 새로운 세계관을 이식하려는 모습이 보인다. 이수만 프로듀서는 이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 인텔과 네이버, 카이스트 등 기술, IT 업체와 공격적입 협약을 맺고 있다. 그 결과물이 최근에 나온 ‘SM Culture Universe’이며, 현재 에스파를 시작으로 이 세계관을 공격적으로 확장해 나가고 있다. 


지금은 SM 뿐이지만, 곧 하이브(煎 빅히트), JYP, YG 모두 이러한 흐름에 편승하리라 본다. 전 세계적으로 KPOP이 흥하는 시기이기에, 세계관을 활용해 콘텐츠화에 성공만 시킨다면, 지금의 마블처럼 무한대로 확장 가능한 콘텐츠가 될 것이다. 


다음 편에선 BTS와 EXO 이후 4세대 아이돌들이 이 세계관을 어떻게 다루는지, 그리고 무엇이 다른지 알아보려고 한다. 그리고 이대표 기준, 주목해야 할 세계관을 2개 정도 소개해드리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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