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는 웃고 누구는 찡그린다
호윤 우인순
똑같은 공간에서
누구는
눈부신 웃음 하얗게 웃고
누구는 잔뜩 찌푸린 하늘 되어
비 펑펑 내리고
누구는 버스 기다리며 투덜거리고,
누구는 외제 승용차 타고
행복의 노래하며 춤추고
누구는 미래 위해
도화지에 예쁜 그림 그린다.
똑같은 강물 보면서
누구는 그리운 어머니를 떠올리고
누구는 돈뭉텅이 바라보며 좋아라 손뼉 치고
누구는 임 그리며 눈물 흘리고
누구는, 자신의 내면을 투명하게 떠올리며
부끄러워한다.
똑같은 시간 안에서
누구는 개미처럼 일하고,
누구는 한잔술에 신세타령만 하고
누구는 행복한 미소로 감사드리고
누구는 다른 이의 슬픔
따스하게 안아 고운 미소로 바꾸며
희망찬 초록빛 새 아침의 길을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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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살다 보면 똑같은 공간 안에서 만나는 사람이 있다
같은 시간 같은 공간에서
각자 얻는 것과 잃은 것들이 다 다를 것이다
나는 살면서 시간이 아까웠다
24시간 밖에 안 되는 시간 안에서
48시간으로 살려면 줄여야 할 것들이 많았다
노는 것, 쓰는 것, 자는 것, 줄여
졸면서도 공부하고 일하고 움직이던 기억들
새우잠 자며 독서실에서 친구들과 공부하다
책상에 엎드려 자던 기억들
수업 끝나고 여고생들이 우르르륵 달려가
튀김집에 모여 튀김을 서로 먼저 먹으려
호호 불며 먹은 날
입천장이 홀딱 벗어져 아파했던 시간들
호호 불며 아이스크림 먹던 시간
행복했다
같은 학교 다니고, 같은 교실에 공부했던
동창생들인데
지금은 다 다른 곳에서 다른 인생을 살고 있다
그것이 또한 인생 아닌가
늘 날이 눈부신 햇살이 드리우는 것은 아니다
때론 모진 비바람도 불고, 찬서리 내리고
눈 펑펑 쏟아지지만 늘 그럴 수는 없다
이따금씩 눈부신 해도 웃어주고
봄날이 와서 따사로운 바람이 불어와 속삭인다
우리는 똑같은 공간에 있어도
삶의 존재 이유는 다양한 관점에서 논의되고. 단 하나의 정답은 없으며, 사람마다, 그리고 철학이나 종교에 따라 다른 답을 제시하기도 한다
행복을 추구하거나, 니체처럼 고통을 불가피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삶의 모든 것을 사랑하는 '아모르파티'를 통해 삶을 능동적으로 헤쳐나가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도 있다
요즘 고교생들에게 물으면 왜 대학을 가는지
불분명한 학생들이 많다
똑같은 공간 안에서 공부를 해도
그저 부모가 가라니까, 무슨 과를 가야 하는지도
뚜렷한 주관이 있었으면 좋은데
경쟁이 약한 곳에 넣어 합격하고 볼일이라 한다
또 안타까운 일은 감사를 모른다는 것이다
집에서 최고의 대접을 받아 그저 본인은 최고이기에
당연한 일이다 아! 어쩌나
똑같은 공간에서 공부를 해도
천사와 악마가 태어나고
감사와 불평의 아이들이 나온다
나는 아들을 아주 강하게 키우고 싶었다
물론 우리는 은수저집은 아니고 흙수저 집이니까
진흙탕에 빠져도 스스로 걸어 나왔으면 하고
그래서 어떤 때는 무섭게 야단도 치고
어떤 때는 사랑을 듬뿍 주기도 했다
나는 아들이 똑똑하고 영악한 아이가 되기보다는
현명하고 좋은 사람이 되기를 바랐다
나하나 이득을 얻기 위해 친구를 밟고 일어서거나
남에게 피해를 끼치며 승리하기를 바라본 적이 없다
그리고 나는 기독교인이기에
하나님이 보시기에 아름다운 아들이기를 기도했다
다행히도 아들의 소망도 같아서 기뻤다
그 대신 아들은 자기주장이 확실했다
그리고 자기 인생관이 확실하여 스스로 공부하고
낭만도 즐기고 밝게 자라서 나는 늘 감사한다
같은 집 같은 학교에 있어도
사람은 다 각자의 능력과 개성과 노력
그리고는 신의 축복, 나는 그걸 알파 라고 한다
그것 또한 무시를 못하므로
인생은 다 다르게 나타난다
나는 어떠했는가
물론 열심히는 살았지만 부모님 사랑 그늘에
의지하여 스스로 독립할 생각을
늦게 하지 않았나 생각이 든다
성인이 된다는 것은 스스로 인생을 책임지고
독립하는 일이다 고생도 하고 쓰러져 보아야
다시 일어나 성공할 수가 있다
요즘은 부모들이 너무 아이가 할 일까지 다 해주고
금전으로 보좌를 많이 해주어 자립이 늦을 수도 있다
아들이 꼭 일류학교를 가고 일류기업에 취업을
하거나 검사 판사 의사가 되어야 행복하고
성공했다고 보는 시대는 끝나지않았을까
지금은 AI 시대이다 자신이 즐겁고 행복한 일을
하며 살면 되지않을까
그것도 스스로 선택해야 하는 일이다
우리 아들이 고등학교 입학하자
나는 친구하고 아들들 알바를 시킨 적이 있다
서로 집을 바꾸어 알바를 시켰다
스스로 돈을 벌어보는 거다
그리고 현금 출납장과 용돈 예산서를 받은 적이 있다
이달에 용돈 계획서와 모자라는 금액은 어떻게
채울 계획인가이다
그리고 전달은 용돈을 잘 썼는지 평가서이다
그 결과 아이들이 모자라는 것은 알바를 한 것이다
물론 대학을 가야 하는데 무슨 소리냐고
외치는 부모도 있었다
나의 시절엔 내시간이 전부 일류학교
가는데 보냈다 다시 떠올려보아도
나를 찾기는 힘든 시간이였다
입시 위주 교육정책 때문에
하지만 시대가 달라졌고
우리는 공부만 잘하는 아들보다는
좋은 사람이 되는 교육방식을 선택했다
처음엔 알바를 시켜주었으나
그걸 끝내자 아이들 스스로 알바를 찾아서 했다
나의 아들은 스스로 신림 사거리 순대집에서도
알바를 했고. 버거킹에서도
모자라는 돈을 채우기 위해 했다
그런 일들이 후에 살면서 많은 도움이 되었다고 했다
물론 그렇게 한 친구들 열명이
대학은 어땠을까 지금은 어찌 살까 궁금해질 것이다
지금 그 친구들은 연구소에 근무하고
군에 장교로 있고, 일본에서 자립하여 대학을 나와
일본 회사에 근무하고 있다
한 친구는 대학을 못 가고 외국으로 나가 그곳에서
알바를 하며 대학을 나와 유럽에서
호텔요리사로 일하고 있다
어디서 있든지 한점 부끄럼 없는 삶
소신껏 일하고 성실히 살며
감사하고 행복하면 되는 것이다
무슨 일을 하든지
아이들이 성인이 된 것이다
똑같은 공간에서 있다가 각자의 길을 찾아 떠나
고생도 하고 울어도 보고 스스로 자립했다고나 할까
아마도 그 아이들은 살면서 튼튼한 자기 울타리로
흔들리지 않고 살지 않을까
지금도 생각하면 참 대견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