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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내가 가진 것을 세상이 원하게 하라》

회사에서 보내는 시간도 내 인생이다

by 미리


'두 번째 독서'로 다시 읽은 여덟 번째 책은 최인아 작가님의 <내가 가진 것을 세상이 원하게 하라>라는 책이다. 처음에는 제목에 이끌려서 읽었고, 훗날에는 '일의 의미'에 관해 고민할 때 다시 꺼내 보았다. 근래에는 왠지 모르게 이 책이 계속 눈에 밟혀서 이참에 다시 읽어 보았다.


이 책의 저자는 삼성그룹 최초의 여성 부사장, 카피라이터, 최인아 책방 대표 등 다양한 타이틀을 갖고 있다. 작가로서는 현시점을 부단히 살아가는 직장인들을 위해 일과 삶에 관해 조언한다.



무조건 세상에 맞추지 말고,
내가 가진 것을 세상이 원하게 하라. 그리고, 애쓰고 애쓴 건 사라지지 않는다. 모두 내 안에 남아 있다.'



왜 일하는지, 일의 의미는 무엇인지, 어떤 태도로 일 하면 좋을지, 그리고 어떻게 나를 브랜딩 해서 앞으로의 삶을 계획할지 ··· 이에 관해 한 번이라도 고민해 본 사람이라면, 이 책은 여러모로 많은 힌트를 준다. 그리고, 가볍게 읽다가도 고민의 깊이가 깊어지게 만들어 주는 책이기도 하다.






1부. 나를 위해 일하고 결과로써 기여하라


나는 일에서 무엇을 얻고 있나?

우리는 왜 일을 하는 걸까? 물론 먹고살기 위해서는, 생계를 해결하려면 돈을 벌어야 한다. 하지만, 일만 하다 가는 게 우리의 인생은 아니다. 일을 한다는 것은 생계를 해결하는 방식뿐 아니라, 인생의 시간을 보내는 방식이기도 하다. 우리는 일한 대가로 돈을 받지만, 돈만 받는다면 손해다.


우리가 일에서 맛보고 누리며 가져가야 할 것은 돈 이외에도 많다. 기술, 지식, 재미, 의미, 성취, 보람, 갈등, 동료애, 극복, 팀워크···. 일이 늘 즐거울 수는 없다. 그럼에도 일에서 느끼는 기쁨과 즐거움이 무엇인지를 알아차린다면, 일을 놓고 고민할 때, 이를 테면 퇴사나 이직에 대한 생각이 깊어질 때, 중요한 선택의 기준을 갖게 된다.


자신을 움직이는 주요 동력이 무엇인지 아는 것, 일을 할 때 언제 신나고 언제 힘이 빠지는지, 언제 좋은 성과를 내는지 아는 것. '자각'하는 만큼 흔들리지 않고, 중심을 지킬 수 있다. 일을 하는 동안에도 우리의 소중한 인생은 계속되고 있으며, 우리는 모두 자기 인생의 리더니깐!



문제는 회사가 아니다

자신이 어떤 사람이고, 정말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어떤 인생을 살고 싶은지에 대한 고민을 우리는 직장인이 되어서야 비로소 고민한다. 방황이란 앞으로를 위해 꼭 필요한 귀중한 시간이지만 단기적으로는 비생산적으로 보인다. 우리가 탐색만 하도록 내버려 두지도 않는다.


고민을 한다는 건 고여 있지 않고, 나아가고자 함이므로 나무랄 일은 아니다. 문제는 이런 고민이 일하는 내내 주기적으로 찾아온다는 거다. 여기서 해법을 구할 때 '질문이 올바른가'를 생각해야 한다. '회사를 계속 다닐까, 그만둘까?'는 핵심이 아니다. '이직이냐, 창업이냐'도 부차적이다.


올바른 질문은 '이곳에서 내가 원하는 일을, 내가 원하는 방식으로 할 수 있는가?'이다. 이에 대한 생각을 먼저 정리해야 한다. 상황이나 환경이 문제라고 생각할 게 아니라, 자신의 중심을 먼저 들여다봐야 한다. 자기만의 관점과 시선이 생기는 건, 고민을 하는 사람에게만 주어지는 선물이다.



우리 각자는 저마다 하나의 브랜드다

우리가 구입하는 제품이나 서비스만 브랜드가 아니라 우리 자신도 하나의 브랜드다. 그렇다면 브랜딩이란 무엇일까? 브랜딩이란 실체를 바탕으로 그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을 만드는 작업이다. 자신이 곧 브랜드라는 관점을 갖게 되면, 내가 어떤 브랜드가 될지, 그를 위해 어떤 노력과 준비가 필요한지, 나를 객관적으로 인식하게 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실체를 바탕으로' 인식을 만드는 작업이다. 내가 만들어낼 가치, 즉 실체에 대한 고민이 먼저다. 또한, 자신을 하나의 브랜드로 만들고 인정받는 건 장기 작업이다. 중간과 평균은 위험하다. 쉽게 대체될 수 없는 나만의 가치를 만들어가면서 롱런할 수 있는 브랜딩이 필요하다.


기업뿐 아니라 개인들도 사는 내내 부단히 혁신해야 한다. 자신만의 고유한 개성으로, 실체를 바탕으로 자기 세계를 브랜딩 하라!



태도가 경쟁력이다

목표나 꿈이 마음먹은 대로 실현된다면 좋겠지만, 우리는 수많은 굴곡을 만나고 어떤 일은 될지 안 될지조차 알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많은 사람들이 그래서 도중에 포기하고, 그래서 '그릿'이 중요하다. 일하고 살아가는 삶이 늘 꽃길이 아니기에 '태도'가 매우 중요하게 작용한다.


한평생 살아가면서 우리가 통제할 수 있는 것은 세상사에 어떻게 반응하는 가가 전부일지도 모른다. '태도'가 바로 이런 반응들의 총칭이다.


조직이 마음에 들지 않거나 바꿀 힘이 없다면 어떻게 하느냐? 이에 대한 답은 '조직과 상관없이 자신의 인생에 충실하라'라고 할 수 있다. 손흥민 선수는 손흥민 자신을 위해 뛴다. 상황이 어떻든 매 경기마다 최선을 다한다. 직장인도 다를 게 없다. 일은 자신을 위해 하는 것이다. 조직과 상관없이 자신의 평판, 역량, 경험 등을 향상하기 위해 말이다. 우리 각자는 존엄한 존재로서 환경을 바꿀 힘은 없어도 그에 어떻게 대응할지 자유를 갖고 있다. 그게 바로 일의 태도이자, 인생의 태도다.







2부. 애쓰고 애쓴 시간은 내 안에 남는다


시시때때로 스스로에게 물어보자

주체적으로 산다는 건 자신을 중요하게 여기며 존중하는 것이다. 세상이 가는 대로 말하는 대로 따르는 게 아니라 나는 무엇을 하고 싶고 무엇을 중요하게 여기는 사람인지, 왜 하필 그걸 원하는지 스스로 묻고 알아차려서 그걸 중심에 두는 것이다.


어떤 것을 바꾸거나 개선할 때의 시작은 자각이다. 객관적인 자기 인식과 통하는 개념이 바로 자기 자신에게 묻고 확인하는 것이다. '나는 지금 어떤가, 제대로 하고 있는가라는 자문자답. 자기 자신을 존중한다면, 스스로에게 질문해 보자.



앞으로도 계속 이렇게 살 것인가

아침마다 무거운 몸을 일으켜 출근해 멀건 일과를 보내는 중에도 시간은 흐른다. 순간순간 시간은 줄어들고 있다. 어느 정도 인생을 살았을 때 그때부터 결정은 유리한가 불리한가 외에 자신이 납득할 수 있는 결정이어야 한다. 앞으로도 계속 이렇게 살 거야?라는 질문에 답을 찾을 때까지 시간과 노력을 들이면 단단한 생각을 만나게 된다.



나는 나를 충분히 사랑했나

사랑하는 누군가가 아플 때, 대신 아프고 싶다는 것도 마음일 뿐 온전히 스스로의 몸으로 아파야 한다. 가족들도, 연인도 어느 순간엔 손을 놓는 날이 온다. 우리는 죽을 때까지 자기 자신으로 살다 가는 것이다. 우리는 다 개별자고, 단독자다.


나는 나를 충분히 사랑했던가? 내가 원하는 것을 하면서 살았나? 삶의 끝자락에 질문에 답해야 하는 순간이 우리에게도 찾아온다. 우리는 죽을 때까지 자기 자신과 살다 간다. 죽는 그 순간까지 함께하는 존재가 자기 자신이다. 타인의 기준에만 맞추려고 하지 말고 자신의 뜻과 욕망도 준중하며 살라는 의미다. 우리는 다 '자기 인생'을 사는 것이며, 자기 계발 역시 좀 더 잘 살아보자고 하는 것이니깐.







최인아 작가님은 오랜 기간 회사 생활을 하셨다. 일을 빼놓고는 자아실현을 이야기할 수 없다고 생각하실 정도로, 일의 이유와 의미를 중요시하셨다. 고민을 멈추지 않은 결과, 스스로는 '주도적인 생산자로서의 삶'을 살아가야 하는 사람임을 알아차리셨다. 그리고, 일의 본질을 자신만의 언어로 정의하게 됐다. '생각의 힘으로 크리에이티브한 해법을 찾아내는 것', 본질을 정의하고 나니 다른 일도 얼마든 지 시도할 수 있음을 깨달으셨다. 그렇게, 최인아 책방이 열렸다.



1년도 더 전에 이 책을 처음 읽었을 때는 크게 감이 오지 않았었다. 조직에서 해보고 싶은 일이 있는 데, 기회가 계속 오지 않아 조직을 원망했던 시기가 있었다. '일의 의미란 애초에 없다'라고 결론 내렸던 때였다. 이 책을 총 3번 읽었는 데, 두 번째 읽었을 때는 조금 다르게 읽혔다. 책을 읽은 후 일을 하면서 무의식적으로 책 내용이 일상을 파고들었다. '나는 언제 일의 보람을 느끼는지, 언제 기쁨을 느끼는지'를 생각해 보게 되었다.


'아이디어 제안해서 채택되어 구현이 된 결과물을 볼 때', '공모전에 참가하고, 그 결과를 기다릴 때', '외국인 손님과 외국어로 소통할 때', '좋아하는 직장 동료와 점심시간에 함께 시간을 보낼 때', 나는 이때 재미와 일의 보람을 느끼는 사람이다.



일의 의미와 본질을 나의 언어로 한 줄로 명확하게 표현하지는 못하지만, 그만큼 나의 고민이 여전히 계속되고 있음을 의미하니 앞으로도 답을 찾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일의 의미도 중요하지만, '앞으로 계속 이렇게 살 것인가', 그리고 '세상에 어떻게 쓰이고 싶은가' 대한 답도 찾아보아야 한다.



지금의 직장은 이러한 인생에서 중요한 질문들에 답을 찾기에 괜찮은 환경이라 생각한다. 일을 하며 돈을 모으고, 이 같은 고민을 해볼 수 있을 정도의 적당한 스트레스를 준다. 대기업에서 일하면서 분명 내 안에 많은 것들이 쌓여가고 있다고 느낀다. 퇴사를 하고, 어떤 일을 해보고 싶은 지는 스스로 확신이 생길 때까지, 결정적인 중요한 순간을 놓치지는 않는 범위 내에서 계속해보려 한다.


이 책은 '일과 삶에 대한 인사이트'가 가득하다. 일의 의미를 찾고, 새로운 길을 모색하는 모든 직장인들에게 길잡이가 되어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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