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도 늦지 않았다!

by 디지털 수공업

고3 인턴과의 마지막 인터뷰

예전에 우리 회사에 고3 인턴이 왔던 적이 있다. 나와는 15살 넘게 차이나는 친구였는데, 그 친구를 보며 처음으로 ‘아, 내가 정말 나이를 먹고 있구나’ 하고 실감했다. 평소엔 잘 느끼지 못했던 시간의 흐름이, 그 친구를 통해 야속하게 다가왔다.


인턴 기간이 끝나갈 무렵, 결국 그 친구는 정규직 전환이 되지 못했다. 나는 그 친구의 마지막 출근 날, 왜 함께하지 못하게 되었는지를 설명해줘야 했다. 사실상 결정권자는 아니었기에 전달자에 가까운 입장이었지만, 그 친구의 미래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에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늘 그래왔다. 인턴이 떠날 때면 마지막 인터뷰는 내 몫이었다. 매번 느끼는 감정이지만, ‘내가 저 친구보다 잘난 게 뭐라고 여기 남아 있고, 저 친구는 나가야만 할까?’ 하는 마음이 든다. 사람마다 각자의 재능이 있는 법인데, 내가 그걸 평가하는 자리에 있다는 게 늘 부담스러웠다.


그런데 이번 고3 학생과의 마지막 인터뷰는 그 부담이 조금 덜했다. 아직 너무 어린 나이였기 때문이다. 여기가 아니어도 더 좋은 기회가 많을 것이고, 앞으로도 얼마든지 실패하고 도전할 수 있는 시간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내가 고3이던 시절이 떠올라서였을지도 모른다.

그때의 나는 대학이 인생의 전부라고 믿었고, 사회가 정해준 안정된 길만을 좇았다. 그 친구가 가진 시간, 그리고 그 시간으로 인해 누릴 수 있는 도전의 기회들이 부러웠다.

‘내가 다시 20살로 돌아갈 수만 있다면 정말 더 과감하게, 더 재미있게 살아볼 텐데.’ 그런 아쉬움이 밀려들었다.


역지사지

그 고3 인턴이 우리 회사에 다니던 시기, 다른 한편에는 은퇴 후 새로 입사한 선배님도 계셨다. 정년퇴직을 마친 뒤, 사업개발과 영업 업무를 맡으셨는데, 자녀뻘 되는 직원들과 어울리며 새로운 커리어를 이어가는 모습이 인상 깊었다.

나이와 상관없이 꿈을 향해 나아가는 그분의 태도에 경외심이 들었다.


나는 고3 인턴을 부러워했지만, 반대로 그 은퇴자분도 우리를 보며 비슷한 생각을 하지 않으셨을까?

물론 이미 지나간 시간에 미련을 두는 것만큼 어리석은 일도 없지만,

그러한 생각들이 내 관점을 조금씩 바꾸기 시작했다.


나는 아직도 많은 기회를 가지고 있다는 것.

그리고 고3 인턴을 보며 느낀 감정은, 사실 내가 가진 것에 감사하지 못하고 남의 것을 부러워했던 마음이었음을 깨달았다.


아직 기회는 많다

도전과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아야 한다는 마음은 결국 나를 창업이라는 길로 이끌었다.

요즘처럼 창업하기 좋은 시기도 드물다.

세상은 늘 어렵다고들 하지만, 안 어려웠던 때가 과연 있었을까?

그 어려움 속에서도 기회를 포착하고, 자신의 꿈을 이루는 사람은 언제나 존재한다.


그렇게 나는 결국 회사를 떠났다.

남을 위한 인생이 아닌, 나를 위한 삶을 살기 위해.

아직 남아 있는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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