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돼 부드러운 것

오래 알면 부드러운 것

by 싱글빈

나는 오래 입은 옷을 좋아한다.

오래 입어 닳고 낡은 마감을 보면,

그만큼 아껴 온 맘이 들어,

머리를 집어넣을 때 기분이 편안하고,

자켓안에 받쳐 입으면 드러나는 부분이

내가 좀 자연스러운 사람이라고 말해준다.


초등학교부터 따라온 이 파란 후디는

여기저길 다닌 좋은나쁜 기억이 올마다 맺혀,

이젠 어디에도 잘 어울리는 것 같다.


입고 낡은 소매부분을

입에 가져가 대곤 하는데,

그럴수록 더 부드러워질테니까,

입을수록 더 입에 가져가곤 해.


어릴 적 덮고 잔 누빔 이불 모서리 같다.

목수의 손에 익은 톱자루 같다.


충분하지 못하게 설 알면 어렵게 뽐내는데,

오래 알면 쉽고 부드럽게 설명하는 것,

그것처럼 난 오래돼 부드러운게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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