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알면 부드러운 것
나는 오래 입은 옷을 좋아한다.
오래 입어 닳고 낡은 마감을 보면,
그만큼 아껴 온 맘이 들어,
머리를 집어넣을 때 기분이 편안하고,
자켓안에 받쳐 입으면 드러나는 부분이
내가 좀 자연스러운 사람이라고 말해준다.
초등학교부터 따라온 이 파란 후디는
여기저길 다닌 좋은나쁜 기억이 올마다 맺혀,
이젠 어디에도 잘 어울리는 것 같다.
입고 낡은 소매부분을
입에 가져가 대곤 하는데,
그럴수록 더 부드러워질테니까,
입을수록 더 입에 가져가곤 해.
어릴 적 덮고 잔 누빔 이불 모서리 같다.
목수의 손에 익은 톱자루 같다.
충분하지 못하게 설 알면 어렵게 뽐내는데,
오래 알면 쉽고 부드럽게 설명하는 것,
그것처럼 난 오래돼 부드러운게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