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 글쓰기의 어려움

여행 분야 크리에이터

by 세온

40대 후반에 남편의 중환자실 퇴원 후 시작한 여행이 20년쯤 지난 후인 22년 브런치 작가가 되었습니다. 브런치는 이제 4년 차 들어가네요.

2015년 각자 다니던 직장에서 동시에 퇴직을 했고, 퇴직 전에는 주말에만 다니던 여행을 평일에 자유롭게 다니게 되었지요.

남편은 여행과 사진이 취미입니다. 여행에서 산행으로 옮겨지고 산행기가 자주 등장하게 되었는데, 요즘 들어 내가 무릎이 아프거나, 팔을 다치는 등 산행이 어려워지자 걷기길 여행으로 바뀌게 되었습니다.

블로그를 먼저 시작했고, 블로그는 지금도 부담 없이 글을 쓸 수 있어서 일기처럼 사소한 일상부터 단순한 기록을 위한 글까지 편안하게 쓰고 있는 중입니다.

산행기나 여행기도 블로그에서 글을 써서 브런치로 옮기는 편이었어요. 그런데 옮기는 과정에서 사진 처리가 까다로워 미루게 되고, 그러다가 시간이 지나면 글을 올리지 않고 지나가 버리기 일쑤였지요.

은퇴 후 하고 싶은 일을 많이 만들다 보니까 내가 시간을 요리하면서 살아야 하는데, 시간이 나를 끌고 다니는 느낌이 들어 한동안 생활에 과부하가 걸렸고, 아예 까다롭게 여겨지던 브런치 글쓰기를 외면해 버려 경고 비슷한 <글 발행 안내>라는 알림이 여러 번 오기도 했습니다.

사실 브런치에 더 이상 글을 쓰고 싶지 않았습니다. 브런치를 통해 작가가 되고 싶다는 생각도 70대가 되니까 사라져 버렸거든요. 어느 날 쓰다가 만 저장글에서 꺼내 온 것입니다.


<56년생이 2026년을 맞았다. 만 70세. 한국 나이로 칠순이 넘은 일흔 하나.

작년에는 그래도 만으로 60대야 하고 지냈는데, 올해 이상하게 힘이 빠진다. 신체적인 힘 빠짐은 작년부터 있긴 했다.>


70을 넘고 보니 작가가 되기 위한 애씀에 의욕이 떨어졌다고 할까요. 브런치를 이탈하지 않은 이유는 단지 다른 작가들의 글을 읽을 수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이전글 '25년 겨울을 보내며'에서 이렇게 마무리했었지요.


<브런치를 처음 도전할 때만 해도 수필로 등단하거나 책을 내고 싶은 욕심이 있었다. 응모도 몇 번 해보고 나름 열심히 글을 써보기도 했다. 지금은 그 욕심을 조심스럽게 내려놓았다. 그리고 편안해진 마음으로 한결 여유 있게 나의 글을 써 나갈 생각이다.>


작년 1월 왼손잡이가 왼팔 골절을 당한 후 철심 박는 수술을 하고 일 년이 지난 후 올 3월 10일 철심 제거 수술을 하고 드디어 오늘 실밥 뽑고 마무리했습니다.

그동안 산행? 거의 못했지요. 많이 좋아지고 나서는 걷기길 여행, 요즘은 꽃여행을 즐기고 있습니다.

블로그에 올린 글을 브런치로 옮기는 것은 못하였구요.


글을 쓰라고 자리를 마련해 줬는데, 모든 브런치 작가가 다 책을 내는 것도 아닌데, 책을 내는 작가가 될 생각이 없다고 이 자리를 외면하는 것은 참 염치가 없는 일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다시 브런치의 문을 열어봅니다.

글도 잘 쓰지 않는 브런치 작가의 방에, 라이킷을 하고 팔로우를 누르는 분들에게 미안하고, 이제껏 저를 팔로우해 주신 분들께도 미안했던 것이 계기가 되었습니다.

여행크리에이터로 내세운 글쓰기는 조금 어려울 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제 글의 분야가 여행, 산행기인 만큼 분야를 바꿔달라고는 하지 않겠습니다.

새로 글쓰기를 시작해 보려 합니다. <일상>, <여행기>, <꽃> 이 세 가지를 중점으로 쓰겠습니다. <독서>는 가끔 서평단에 뽑히면 올리기도 했는데, 이번에 올리지 못한 글 소급해서 올리겠습니다.

이 글은 제 글을 찾는 여러분들께 제 마음을 보여드리는 것이기도 하지만 제 스스로 다짐하는 글이기도 합니다.

제 나이 올해 만 70입니다. 더 젊으신 분들은 꼭 열심히 노력하셔서 원하는 작가가 되시기를 기원합니다.

저는 여유를 택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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