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곳에도 빛이 있었다

(제 5회 문학 아시아 2025 국제 문학상 동상)

by 연명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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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자흐스탄에서 열린 '제5회 문학 아시아 2025 문학상'공모전에서 시 부문 동상을 탔다.

이번 문학상은 이슬람 철학자 알 파라비(Al-Farabi)를 기리기 위해 카자흐스탄에서 제정된 국제 문학상으로, 전 세계 문학인들이 참여하는 권위 있는 문학 행사다. 지난 12월 주최측에서 정확한 영문이름을 보내 달라는 메일을 받고 말은 하지 않았지만 기대는 되었다. 이 모든일에 함께해 주신 하나님께 감사하다. 삶의 어떤 순간들이 멈추선 곳이 시가 되고, 이렇게 귀한 상으로 다시 와주어서 감사하다. "그곳에도 빛이 있었다" 시를 꼭 안아주며 누군가를 돌보는 시를 쓰기 위해 길을 나선다.



그곳에도 빛이 있었다


연명지


바타드에 사는 이푸가오족들에게는

살펴야 할 틈이 많다

물기 많은 계단이 노랗게 피어 흔들린다.

환한 돌계단을 빠르게 걷는 아이들의 자유는

날쌘 걸음걸이다.


숲속의 신은 동물의 맑은 간을 좋아하지

간의 빛깔에 따라 행운이 도착한다는

뭄바키들의 비밀스런 표정들

이 세상은 어떤 몸의 뜨겁고 쓰린 속일까

벚꽃들은 분홍의 혈구들 같고

노을은 어떤 애환을 되새기는 장기 같다.


이푸가오족들은 일 년 안위를

동물의 몸속에서 찾는다.

그 속에도 빛이 있다.

야생과 포악 속에도 연하디 연한

색깔로 숨 쉬고 있다.


모든 속들은 바깥에게 배웠을까

모든 바깥은 속을 닮았을까


살아서는 보지 못할 색이 쑥스러운 듯

그해 노을을 미리 보는 일

파란 풀밭과 불타는 들을 미리 보는 일

일 년 내내 꺼지지 않는

이푸가오족들의 예언들이 뛰어다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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