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메타버스를 위한 상상력

1. 세계의 구축

by 금동이발톱

(1) 월드 만들기


기존의 게임(메타버스)에서의 월드 구성은 구분된 서버, 구분된 채널로 이뤄져 있다. 구분을 시키는 이유는 데이터 처리의 물리적 한계 때문이다. 많은 캐릭터가 동시 접속하고, 활동하고, 거래를 하면서 발생하는 데이터를 게임 회사의 서버 하나로 처리할 수 없기 때문이다.


새로운 메타버스에서는 전 세계의 사용자(모든 캐릭터)가 하나의 메타버스 공간에서 경계 없이 소통할 수 있어야 한다. 즉 하나의 서버, 하나의 채널에서 경계 없이 모든 캐릭터의 이동이 가능해야 한다.


기존의 게임에서는 나의 캐릭터를 있는 그대로 다른 서버와 채널로 옮길 수 없다. 물론 다른 서버나 채널로 이동이 가능하지만, 새로운 캐릭터를 생성해서 참여해야 한다. A 채널에서의 캐릭터가 온전하게 B 채널로 이동할 수 없다는 말이다. 이동을 위해서는 A에서 얻은 모든 경력과 경험, 재화를 버려야 한다. 다시 태어나야만 한다.


하지만 현실에서의 우리는 어떠한가. 우리가 마음만 먹으면(경제적 여유가 있다면) 얼마든지 다른 나라에 갈 수 있다. 이론적으로는 전 세계의 모든 사람들이 한 대륙이나 나라에 모일 수 있다. 장애(시간적, 물리적, 경제적)는 있지만 경계는 없는 것이다.


새로운 메타버스에서는 반드시 이를 구현해야 한다. 수많은 캐릭터가 하나의 대륙(지도)에서 활동할 수 있어야 하고, 한 캐릭터의 활동은 다른 모든 캐릭터에게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어야 한다.


네트워크 용량의 한계와 서버의 물리적 한계 때문에 이는 불가능해 보이지만 실제로 얼마든지 구현이 가능하다.


비용이라는 마법을 사용하면 간단하게 해결이 가능하다.


전 인류가 BTS의 콘서트를 보기 위해 미국의 콘서트장에 모이지 않는 이유가 무엇인가? 모이지 못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왜 전 인류는 전 지구 곳곳에 흩어져 살고 있는가?


비용 때문이다. 이동을 위해서는 시간이라는 비용, 탈 것을 이용하는데 필요한 비용, 이동하면서 내가 포기해야 할 기회비용이 필요하다.


즉 전 인류는 시간이 많이 걸려서 못 모이고, 돈이 없어서 못 모이고, 다른 일을 처리해야 하기 때문에 모이지 못하는 것이다.


새로운 메타버스를 설계할 때도 마찬가지 이 비용이라는 마법을 사용하면 된다. 하나의 서버, 하나의 채널에 모여있는 수억 명의 캐릭터들은 실제로는 분할된 구역에 모여서 생활한다.


그 분할된 구역은 캐릭터 천 명 정도가 들어가면 원활하게 작동하는 맵의 개념과 같다. 이 맵에서 인근의 다른 맵으로 옮겨가기 위해서는 포탈이라는 장치를 이용하게 되고 그 장치 이용에는 비용이 발생한다.


멀리 옮겨가기 위해서는 비용도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게 되고, 그 비용을 벌어들이기 위해서는 맵에서 재화를 생산해야 하기 때문에 재미와 취미로 맵을 옮겨 다니며 여행을 하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주변에 세계여행을 하는 사람이 많지 않듯이, 새로운 메타버스에서도 맵과 맵을 수시로 이동하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따라서 한 맵에 수 만 명이 모이는 일은 발생하지 않을 것이다. 하나의 맵은 개념적으로 하나의 서버가 관장하고 있다고 보면, 하나의 서버가 관장하는 트래픽 용량은 과중하지 않을 것이다.


새로운 메타버스 시스템을 파괴하기 위해 하나의 조직이 돈을 모아서 수많은 캐릭터들에게 여행 비용을 나눠준다고 가정해 보자.


수많은 캐릭터들은 서버를 다운시키기 위해 지정된 하나의 맵으로 몰려들 것이다. 그 맵에 몰려들어 물건을 주고받는 등의 거래를 계속해서 진행하면 서버가 감당하지 못해 다운되고, 이는 새로운 메타버스의 신뢰에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한다.


그 맵에 있는 캐릭터의 활동이 정지되고, 나머지 맵의 캐릭터들은 제대로 활동을 한다면 이는 시스템 전체의 경제체계에 심각한 불평등을 야기하기 때문에 아주 큰 문제가 된다. 전체 서버가 다운돼도 문제가 발생하고, 일부의 서버가 다운되어도 문제가 발생한다.


이런 일은 이론적으로만 가능할 뿐 실제로는 불가능하지만, (집단 이주는 생각보다 아주 많은 비용을 발생시킨다. 실제 인간 역사에서도 민족의 대이동은 단시간에 이뤄지지 않았다. 아무리 정치 군사적 압력이 거세더라도 사람들은 자신의 거주지를 떠나지 않는 경우가 많다. 한 곳에서 안정적으로 생활하면서 얻는 이득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크다.) 얼마든지 사전에 막을 수 있다.


역시 비용이라는 마법을 통해서다.


하나의 맵에 적정 인구수를 1000명이라고 가정한다면, 1000명이 넘어가는 순간부터 이 맵을 나가려는 사람의 이동 비용을 줄여주고, 이 맵으로 들어오려는 사람의 이동 비용을 늘려주도록 설계하면 간단하게 해결이 가능하다.


대도시에 거주하기 위해서는 많은 비용을 치러야 하는 것과 같은 이치다. 이렇게 맵의 이동 비용을 설계하면, 많은 사람들이 모이는 인기 있는 맵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많은 비용을 치러야 하기 때문에 서버를 다운시키기 위한 나쁜 의도를 사전에 차단할 수 있다.


기본 이동 비용이 10달러라는 가정하에, 2000명이 넘어가는 시점부터는 맵에 들어오기 위해서 100달러를 지불해야 하고, 맵에서 빠져나가면 오히려 90달러를 지급받는다고 생각해 보자.


그렇다면 나쁜 의도를 가지고 맵에 몰려드는 사람의 수보다 맵을 빠져나가려는 사람의 수가 많아질 것이기 때문에 맵은 자연스럽게 정해진 인구수를 유지할 수 있게 된다. 이는 비용이라는 마법을 통해 나쁜 의도를 가진 세력의 응집성을 약화시키는 전략이기도 하다.


게다가 2500명이 넘어가면서 서버에 과부하가 진행되면 입장 비용은 천문학적으로 높아질 것이기 때문에 그 비용을 감당할 수 있는 나쁜 세력은 없다고 볼 수 있겠다. 또한 그 정도로 많은 재화를 가진 세력이 있다면, 새로운 메타버스의 붕괴를 바라지 않을 것이다.


지구의 종말을 바라는 사람은 내일 시험을 앞둔 수험생과 가난으로 인생의 나락을 경험하고 있는 자들이다. 가진 자들은 오히려 세계의 안정적 유지를 희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