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과음을 하고 늘어지게 낮잠을 자고 있던 오후 잠시 잠에서 깨어 휴대폰을 들여다 보았다. 브런치에서 평소와 다른 알림이 와 있었다.
[[brunch] 작가님께 새로운 제안이 도착하였습니다! ]
자아탐색일지에 협업 제안을 열어 두었는데 누군가 관심이라도 가진 것일까. 메일의 내용은 이러했다.
[안녕하세요. 이상하게 작가님 글에 끌려 나의 삶을 반추하고 있는 독자입니다.
어쩌다보니 기구한 삶을 살게되었고 브런치에 작가로 글을 써볼까도 생각했지만 글쓰는 재주가 부족하여 이렇게 부탁을 드려볼까 합니다. 괜찮으시다면 저와 대화후 제 삶에 관한 내용을 글로 써보실 생각은 없으신지요?
이 제안에 관심이 가신다면 작가님이 편한 방법으로 인터뷰할 의향이 있습니다. 메일, 채팅, 카톡, 전화, 대면대화 등 방법은 어떤것이리도 좋습니다. 위의 이메일 주소로 답변 기다리겠습니다.]
내 브런치는 주로 나의 정신과 상담 내용이나 내 삶에서 나에게 많은 영향을 미쳤던 사건들을 마주하고 심리적 기제들을 분석하는 내용들을 담고 있다. 그 과정에서 브런치에 피 같은 감정들을 토해내는 일이 많았다. 그 중 어떤 글이 독자님의 마음을 건드린 것 같았다. 그가 살았다는 기구한 인생이 궁금해졌다.
어떤 방식으로 이 제안을 받아들일지 고민했다.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고 싶었다. 글도 쓰고 싶었다. 내 브런치가 심리에 관한 이야기들을 다루고 있는 만큼 다른 사람들의 삶과 심리가 궁금했다. 내가 받고 있는 심리 상담과 따로 진행하고 있는 정신분석학에 관한 공부들에도 도움이 되는 방식이 존재할 것 같았다.
고민 끝에 이런 답장을 보냈다.
[안녕하세요 이렇게 만나게 되어서 정말 반갑습니다!
제안 내용 잘 들었습니다. 제안해주셔서 감사합니다 ㅎㅎ
저의 브런치의 주제가 사연과 심리 분석/탐구인 만큼 매거진을 하나 새로 만들어서 독자분들의 사연을 기고하고 제가 할 수 있는데까지 심리 지식을 덧붙여 에세이를 작성해 보는 방식은 어떨까 하는데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만약 가능하시다면 인터뷰는 오픈채팅 방식으로 진행하면 어떨까 싶습니다!
A님의 이야기가 궁금합니다 ㅎㅎ]
만약 나의 브런치에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가 담길 수 있다면, 그리고 내가 나와 사람들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면...
그런 이유로 이 매거진을 시작한다.
독자분들의 많은 참여를 부탁드립니다.
주로 자신의 고민, 삶의 사연들에 관련해서 여러분의 소중한 사연들을 바탕으로 주워들은 심리 지식들을 간단히 덧붙여 그 내용을 브런치에 발행해보고자 합니다.
인터뷰 신청은 이메일로 받습니다. 인터뷰는 익명보장을 위해 주로 오픈채팅으로 진행할 예정입니다. 이메일을 보내시면 오픈채팅 링크를 보내 드립니다.
저도 그렇게 바르게 살고자 하는 사람은 아니어서 사람을 함부로 판단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따라서 어떤 내용이라도 괜찮습니다.
저의 브런치가 어떤 사람들에게 숨통을 트는 창구가 되길 바랍니다.
이런 기회를 주신 A님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제 글이 누군가의 마음을 움직이고 그 사람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경험은 정말 특별한 경험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