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오고 떠나는 것들

창작연극 [낭만은 신기루]

by Ou



제주도의 어느 풍경 좋은 해변가,

그곳에 낭만이라는 이름의 게스트 하우스가 있다.


여유를 찾아서, 사랑을 찾아서, 잠시 쉬어 가기 위해, 무언가로부터 도망치기 위해 발걸음이 오가는 곳.

숙소를 관리하는 사장 근명씨와 직원인 제인씨는 오늘 건물이 무너질 정도로 위태로운 손님들을 맞이한다.



관람 회차 캐스팅 :


정이브 - 이성은 / 케빈 정 - 강지한 /


독고근명 - 한상훈 / 김제인 - 김소연 /


안노혜 - 김채원 /


차인우 - 최 혁 / 권태우 - 이준호







작품에 대한 감상평은 개인간의 차이가 있을 테니 짧게 줄이려고 한다.


아는 얼굴들이라 마냥 귀여워 보이면 어쩌나 하는 우려와 달리, 배우들의 연기는 훌륭했다. 텍스트만 떼어 놓고 곱씹어 보자면 참 어떻게 잘 살리려나 싶었던 대사들도 능숙하게, 능글맞게 소화해내는 모습을 보니 저 어린 배우들이 참 대견한 느낌이 들었다. 특히나 게스트하우스 사장님이 보여주는 은근히 묘한 리듬감과 대사 처리가 작품 몰입에 큰 도움을 주었던 것 같다.


하룻밤 숙소에 찾아오고 떠나는 손님들이 그렇듯,

감정은 어느 순간 차오르고 어느 순간 사라진다.

기억 또한 어느 순간 찾아 왔다가 어느 순간 흩어진다.

파도는 어느 순간 다가왔다가 어느 순간 멀어진다.


그것 만이 진짜라고 여겼던 모든 것들이 한줌 신기루가 되어 모습을 감춘다. 파도처럼.


오고 가는 것들. 그런 것이 이 작품의 메인 아이디어가 아니었나 느꼈다.

어쩌면, 오랜 세월, 차마 놓지 못하고 있던 것을 비로소 놓아주게 되는 과정을 담고 싶었던 것 같다.


떄로는 멀리 멀리 날아가도록 자유롭게 풀어 놓았을 때, 비로소 둥지를 찾아 정착하기도 하는 법이니까.


그래서인지 시퀀스의 배치가 굉장히 리듬감이 있다. 감정의 고조와 저조가 극명히 대비되는 것, 과감한 조명의 트랜지션, 소품 배치를 이용하여 공간을 변화시키는 요소들이 '방금까지와는 다른 지금' 의 코드를 끊임없이 재생성하며 흥미진진한 관람의 경험을 선사한다.


또한 신조어들, 인터넷 용어들, 또는 젊은이들이 쓸 법한 이런 저런 은어들이 생각보다 자주 사용되었는데,

그런 대사의 흐름들이 해당 아이디어를 살리기 위한 연출의 연장선이었던 것 같기도 하다.

고조와 저조의 대비를 더욱 부각시키는 것.

아니면 그냥 각본 작가님의 스타일이었는지 확실치 않지만.






무대는 광진구에 위치한 소극장 블라인드 아트홀.

연극을 보려 가며 묘한 기분이 들었던 것은,

해당 장소가 필자의 첫 단편영화 연출작의 배경이 된 로케이션 이었다는 점이다.

그래서인지 감상에 무대와 소품, 공간연출들이 더 눈여겨 보였던 것 같다.


뭣도 모를 때, 이런 걸 해보자 저렇게 해보자, 무대를 올리자 연출을 해보자 하면서 동기들과 즐거운 상상을 하던 기억이 떠올랐다. 그리고 지금, 베테랑이 되어 가는 동기들과 동문 후배들이 이렇게 현실로 꿈을 이루어 내고 있는 모습을 보니 감회가 새로웠다.


신입생때 서투르게 방황했던 작은 소극장 무대.

몇년이 지나 사람을 품는 게스트 하우스가 지어지더니, 끝내 광활한 해변으로 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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